(중략)



우리 둘은 쉼없이 모래성을 쌓았다.


하늘이 빨개질수록 모래성은 단단해져갔고,

K는 왜 오늘따라 엄마가 자신을 늦게 부르러 오는지

이해할 수 없어 그저 우리를 쳐다봤다.

= K는 왜 내가 세션을 터트리지 않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난 날벌레들까지 노래를 부른다고 생각했어."

= "난 날벌레새끼가 rp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K는 왠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곧 노래가 끝나버릴 것이며

노래가 아닌 다른 무언가 또한 끝날 것이라고.

= K는 왠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씹창나기 일보 직전이었다.



노래가 절정에 다다른 순간,

갑작스럽게 소리가 끊어졌다.


"너야."


K는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으므로 즉시 이상성을 깨달았다.


"네가 입을 다물었어."


노래를 멈춰버린 나를

맞은편에서 그 아이가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내가 키퍼링을 멈췄다.


아이는 입술을 열어 내게 무언가를 말했으나,

멀리 떨어져 있는 K에겐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만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용히, 나를 보채는 듯했다.

= 그 아이는 /w gm으로 존나 나를 보채는 듯했다.


몇 초 간의 침묵이 지나고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노래를 불렀다.



두껍아 두껍아

새 집 줄게 헌 집 다오



K는 여기서, 잠깐 몸서리를 쳤다.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낯빛이 K에게 서렸다.


"이유는 몰라도."


K가 말했다.


"그게 그 아이가 원하던 노래 가사가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했어.

= 그 애가 원하든 rp가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


네가 후렴구를 불렀으니 다시 아이가 선창을 해야 하는데,

그다음 갑자기 침묵해버렸거든.

= 걔가 입을 닫았다.


그 아이가 침묵하자 제일 먼저 매미들이 조용해졌고

다음에 모기들이 조용해졌고

마지막으로 잠자리들이 조용해졌어."

그 애가 수동공격성을 100% 발휘하기 시작했다.



빨갛게 물든 하늘 아래서

우리의 놀이터는 적막했다.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오로지 너만 계속해서 순서가 잘못된 후렴구를 불렀지."

= "오로지 너만 계속해서 gmpc로 이야기를 끌고 나갔지."



빨갛게 물들었던 하늘은 문득 검은색으로 덧칠됐다.

벌레들을 대신해서 별빛이 숨을 쉬기 시작했으며

별빛이 비추지 못한 곳에선 이 도시 자체가 숨을 쉬었다.

= 세션이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


그리고 K는, 아마도

그 아이가 중얼거렸다고 생각되는 말을 또렷하게 엿들었다.


'나쁜 년.'


(중략)


다만 동창회가 파하여 헤어지기 직전에 K는 물었다.


"그 다음날에 나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너한테 물었어.

하지만 넌 그 아이에 대해 전혀 기억하고 있지 못했어.

정말로 전혀. 하나도.

꼭 그 아이를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것처럼 굴었지.

이후로 몇 번이나 물었지만 그때마다 반응은 똑같았고,

결국 나도 이상한 꿈을 꾼 것이겠거니 넘어갔어.

= 너는 그런 세션을 한 번도 굴려본 적 없는 것 처럼 굴었다.


그런데 오늘 얘기를 들어보니까 너는 기억하고 있구나.

= 근데 이제는 발뺌을 안 하는구나.


덕분에 내가 꿈을 꾼 게 아니란 것도 알게 됐고.

하나만 물어볼게."


K는 파리 유충알과 같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너는 대체 몇 살부터 그걸 기억하게 된 거니?"

"너는 대체 언제부터 텍섹을 하게 된 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