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보고 드는 생각인데


그간 만났던 모-든 GM들의 GMPC는 딱 세 가지 였음.


1. 소설가

- 본인이 생각한 전개로 이끌고, 본인이 원하는 엔딩으로 인도하고, 마지막 보스의 (본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모든 기믹을 꺼낼 수 있는 공략 방식으로 파티를 인도하는 GMPC를 내보내곤 함. 보통 소설과 TRPG의 경계를 자꾸 넘나들어 플레이어의 눈총을 받곤 하는 레일로드형 마스터가 이쪽에 속함

- 이 경우의 GMPC 또한 두 부류인데, 하나는 PC들을 자기 소설 속 자캐의 '조연'으로 등장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앞서 언급한 '자신이 준비한 모든 것들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지'로 이끄는 기차의 '차장' 같은 GMPC임. 어느 쪽이든 PC의 선택 혹은 활약을 은연중에 제약시키는 역할을 함

- 이럴 때는 베테랑 플레이어가 각잡고 이야기해주면 본인이 소설을 쓰는것이 아니라 마스터링을 하는 중이라는 것을 깨닫고 한단계 성장함


2. 막다른 골목에 몰린 플레이어

- 자캐딸 조지게 치다가 모든 마스터에게서 밴을 당한 플레이어. 이정도 악명을 쌓으면 암암리에 돌고 있는 블랙리스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 때문에, 정상적인 방식으로 구회를 하지 못하고 불감증에 시달리다 '마스터'를 시작하게 되는 케이스

- PC들은 이 마스터의 GMPC(조지게 딸딸이를 쳐댄 자캐)의 행적을 뒤쫓는다거나(여러분이 만난 레드 드래곤의 망가진 소사체는 이 대륙 최강의 화염 마법사의 솜씨가 틀림없습니다. 문득 여러분은 바닥에 떨어진 수정구의 파편을 발견합니다. 아마 이 '최강'의 화염 마법사의 행적을 뒤쫓을 단서일지도 모릅니다.), PC의 레벨을 아득히 초월한 CR의 인카운터에 조져지다가 GMPC에게 구원받는 전개(그 순간, 검은 로브를 두른 다크 엘프가 순간이동해 나타납니다. 그 형체는 여러분에게 토해진 브레스를 한손으로 가볍게 막아낸 뒤...)를 답습하게 됨

- 이런거 몇번 당하면 멀쩡한 플레이어는 탈주하게 되고, 안 멀쩡한 플레이어는 캠페인 끝까지 꾸득꾸득 버틴 다음 다른 취미를 찾아 떠남

- 이 경우엔 누가 아무리 말해도 안고쳐지니 먼저 알고 피하는 것이 상책.


3. 외로워요

- 의외로 쉽게 볼 수 있는 플레이어인데, 보통 친구 없는 애들이 많이 선택하곤 하는 슬픈 선택지임.

- PC들끼리 꽁냥거리거나, PC들끼리 힘을 합쳐 고군분투하거나, PC들끼리 회포를 푸는 곳에 자기도 껴서 같이 RP하고 싶어하는 애들임. 사실 플레이어들은 다 같이 하하호호 떠들며 전략을 짜고 전술을 다듬으며 마스터의 인카운터를 깨부수는 포지션이잖아? 당연히 마스터 vs 플레이어들 구도가 펼쳐지는데, 이걸 못 견뎌하는거임. (진짜로 서로 적대시하는게 아니라, 게임상 구조가 그런건데 그것조차 못견디는거임)

- 외로워서 그러는 애들인데, 외로움을 달래려고 GMPC를 굳이 내보내서 같이 노는건 비정상적인 행위라는 걸 말해주고 싶음. 이럴땐 TRPG를 하는게 아니라 바깥 세상에서 친구를 만나는게 먼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