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토르 백작의 집무실에, 그들은 모여있었다.
집무실 한켠의 벽난로는 따뜻하게 타오르고 있었고, 방의 주인은 높은 의자에 앉아 손깍지를 끼고는 등을 젖혀서는 자신의 앞에 늘어선 이들을 내려다보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건방지군.' 아시르, 검은 숲의 사냥꾼은 눈앞의 인간을 보고는 그리 생각했다. 그는 오만한 이를 좋아하지 않았다. 그 또한 오만한 성격인 것은 매한가지였지만, 적어도 자신은 엘프였다. 허나 그는 동시에 이런 오만한, 특히나 권력을 실제로 가진 인간 앞에서 건방을 떠는 것은 그닥 좋지 못한 결과를 불러오는 것을 알고있었다. 그렇기에 그는 그 최대한의 반항심을 내보이는 것으로, 팔짱을 끼고는 백작이 입을 열 때까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것을 택했다.
'좇같네.' 이건 겔하임의 생각이었다. 귀한 출신도, 특별한 재능도 딱히 없이 그저 용병으로 수년을 살아온 그의 입장에서 이런 상황은 질색이었다. 권력자와의 만남. 명예욕이나 출세욕이 그닥 없는 그의 입장에서는 귀찮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평소라면, 조용히 구석에서 눈치만 봤겠지만, 오늘은 상황이 조금 달랐다. 그는 양 옆에선 동료들을 바라봤다. 오만한 표정ㅡ본인은 감추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지만, 그를 보는 백작의 심정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ㅡ을 짓는 귀쟁이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투구에 얼굴도 가려진 드워프 하나.
'개씨발.' 다시금 속으로 중얼거리며, 그는 백작의 콧수염이 더욱 씰룩거리기 전에 말문을 열었다.
"친애하는 카스토르 백작님... 저희에게 보수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다고 들어서 왔습니다만..."
말 끝을 흐리고는, 그는 백작의 눈치를 살폈다. 신전에 들러본 적도 없는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그는 백작이 보수를 깍겠다는 이야기는 생각도 하지 않기를 바랬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백작의 첫 마디는 그의 방금 생겨난 쥐똥만한 신앙심을 박살냈다.
"일을 끝마쳤다더군.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고 하던데..."
예, 씨발. 그렇고 말고요. 속으로 온갖 잡다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겔하임은 고개를 숙였다. 분명 광산에 틀어박힌 코볼트를 쫓아내면서 몇가지 의도치 않은 사고가 있기는 했다. 그러나 그건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누가 저 씨발 놈의 난쟁이가 단독으로 도끼를 들고 광산으로 돌격할 줄 알았겠는가?
"네... 약간의 그... 사소한... 아시잖습니까. 종종 이런 일에서 발생하는 일들이지요. 어쩔 수 없는..."
어떻게 하면 최대한 덜 무례하게, 의뢰비를 깍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말라는 의견을 전달할지를 생각하며 그는 최대한 교양 있어보이는 단어를 선택했다. 귀족들이 보기엔 여전히 천한 놈의 어휘였겠지만, 어쨌든 노력이라도 해봐야 했으니까.
"보수를 줄이겠다는 말은 아니겠지 인간?"
에미 뒤진 귀쟁이 새끼. 저 기다란 귀를 찣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며, 겔하임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짚었다.
아시르는 이 모든 상황이 불만스러웠다. 자신과 이 떨거지들은 의뢰를 받았고, 그를 수행했다. 그렇다면 그에 합당한 보수가 떨어지는 것이 당연. 그 외의 것들은 자신이 신경 쓸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눈앞의 인간은 마치 문제가 생긴 것이 자신들의 잘못인것 마냥 콧수염을 쓰다듬고 있었다.
'송충이 같군.' 그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며, 그는 보수를 깍을 생각은 죽어도 없다는 듯이 팔짱을 더 강하게 끼고는, 콧수염을 노려봤다.
"허."
짧은 백작의 한 마디에, 겔하임은 자신들이 좇됐음을 직감했다. 사실, 자주 있는 일이었다. 귀쟁이들과 난쟁이놈들은 사고치는데 선수였으니까. 그리고 보통 그런 일들은, 자신 같은 인간들이 수습하러 뛰어다녀야 했다.
언젠가 이 두 개자식들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그는 입을 열었다.
"음... 백작님의 뜻은 알겠습니다. 확실히 저희가 '완벽하게' 일을 해내지는 못했죠. 하지만 아시다싶이, 누가 해도 그랬을 껍니다. 그러니까 이건 어떨까요? 원래 주기로 하신 금액보다 금화 3닢을 적게ㅡ"
겔하임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갑작스레 백작의 책상에 박힌 도끼 탓이었다. 누가 그걸 박아넣었는지는 볼 필요도 없었다.
"교섭은 없다. 제 값을 내라."
예로부터 난쟁이들은 고집불통으로 유명했다. 그리고 유명세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었다. 적어도, 이 투구를 뒤집어 쓴 난쟁이는 그 유명세에 걸맞는 고집쟁이였다. 성질이 고약한 것은 덤으로 말이다.
갑작스런 흉행에, 영주의 콧수염이 파르르 떨렸다. 무엇을 생각한 것일까, 험악한 분위기로 그것을 바라보던 드워프는 자신 또한 수염을 떨기 시작했다. 그의 기행에 모두가 시선을 집중하자, 그는 만족스러운 톤으로 입을 열었다.
"나는 오소른, 진가르의 아들이자 호투의 기사다."
맙소사. 만족스레 자기 소개를 마치고는 수염을 매만지는 그를 보고는 겔하임은 오늘 두번째로 자신의 얼굴을 짚었다. 드워프들에게 콧수염을 떠는 행위는 상대의 이름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몸짓임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3주 후, 갇혀있던 독방에서 처형대로 옮겨지면서였다.
이런 느낌으로 판타지 던월 마렵다.
와우 재밌다
"백작을 유혹하겠습니다"
무슨 문화교류가 얼마 안 된 종족끼리면 몰라도 오랫동안 살 부비고 살아온 이종족들끼리의 문화충돌은 너무 어색한데
애초에 종족 자체가 다 저 모양이면 교류하고 살지도 못했고
듣고보니 틀린 말은 아니네. 걍 아무 생각 없이 꼴려서 대충 쓴거라 뭐...
문화충돌이 아니라 그냥 저새끼들이 좆같은 새끼들인 거 아니꽈? - dc App
문피아 베스트 소설 순위권에 올라올 것 같은 내용이다
칭찬이야 욕이야 ㅋㅋㅋㅋ
이건 욕같은데 야발 ㅋㅋㅋㅋ
문피아 베스트면 돈 많이 벌지 않나? 욕은 아닐걸
새벽인데 안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