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면, 한 우산 쓰고 집까지 바래다 줄 수 있었으니까.
내 왼쪽 어깨를 축축히 적시는 비. 차가우면서도 단단한 물방울의 감촉이 손에 느껴지고,
그래도 우산을 오른쪽으로 조금 더 기울이고, 그 때문인 척 어깨가 살짝 맞대어질 때마다 행복감을 느끼고...
둘 사이 있는 우산이 정말 고맙기도 했지만, 그만큼 안타깝기도 했다.
우산을 쥐고 있는 상태로는 서로 손을 잡을 수 없었으니까.
그 아이는 비 오는 걸 참 좋아했어. 빗소리가 좋다나. 나도 빗소리를 좋아했지.
그게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런 가벼운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아이가 살던 아파트까지는 순식간이었어.
들어가서 따뜻한 물로 씻고 자라고, 내일 보자고... 그렇게 말하면서, 물기에 젖은 몸을 끌어안아 주곤 했었지.
이슬처럼 물방울이 맺혀 있던 그 아이의 머리카락을 뺨에 비비며...
...외로워...
젠장 CST 하고 싶다.
P.S. 하지만 오늘 일기예보상으로는 9시 전에 비 그친다는 거 같으니까, 평범하게 야자 하고 바래다 주면 무리인 것.
비라는 단어에서 우산을, 우산에서 사랑을 떠올리던 나날. 눅눅한 궐련에 불을 붙였다. 어쩌다 우산에선 사랑이 사라졌고 비에선 우산이 사라졌을까. 물어봤자 아프기만 한 자문자답이었지만 멈출 수 있으면 진작 멈췄으리라. 종로. 바쁜 사내들로 가득한 길. 나는 그 길을 우산없이 걸었다. 그날이 떠올랐다.
기막히게 물방울이 맞았다. 불이 꺼졌다. 내 독백을 멈추라는 계시였다. 하지만 머릿속의 불이란것은 그렇게 꺼지지 않는다. 어느새 나는 2년전의 그날로 돌아가 있었다. 내 것이 아닌 콘돔, 내 것이 아닌 키스마크, 내 것이라 믿었던 여자가 우리의 침대위에 있었다.
ㄴ야 시발새끼야
술먹으면서 니글 보니까 눈물난다
ㄴ따로 글 올려 뭐 하는 지거리야
사랑해라
사랑해라
사랑해...라..
사랑해...
...라..
fishy//누가 보면 내가 NTR당한 거 같잖아!
힘들면 헤어졌을 때의 좆같음을 떠올려라
그러니까 힘들지 않으려면 좆같이 헤어져라
내가 그랬듯이
내가 그러고 있듯이
내가 그렇게 할 것처럼
죽여서 마음에 품어라
섹스!
웃기는 소리였다. 하지만 마주앉아 마시다보면 주정뱅이는 광인이 아니라 어릿광대임을 깨달을지니. 그 안의 통찰을, 예언을 보라. 가라, 가라, 생이란 떠도는 그림자일 뿐, 때가 되면 사라질 무대 위의 배우에 불과하니라. 그렇지만 나는 물을 수 밖에 없었다.
그 여인이 무대였다면 어떻게 해야합니까? 예언자는 말하리라 - '마시고 죽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