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룰을 할 때는 샌드박스고 뭐고 결국엔 마스터의 사전 계획에 필수적으로 따라가줘야 하는 영역이 존재함


예를 들어서 마스터가 그날 세션의 보스를 신전에서 싸우는 걸로 준비하고 신전 배틀맵이랑 그에 맞는 몹을 준비해놨으면


중간과정이야 어떻든 신전에서 보스랑 싸우게 되지.


강제성을 말하려는 게 아니라 그게 상호 윈윈게임이라고 말하는 거임. 어떻게 이야기를 꼬아서 다른 데서 다른 놈이랑 싸우게 되어봐야, 마스터가 쉬는 시간 10분 사이에 급하게 급조한 인카운터보다 며칠 공들여 준비한 인카운터가 더 재미있고 다채로울 가능성이 높은 거 아냐?


그러니까 플레이어들도 재미지게 싸우고 싶으면 마스터한테 맞춰주게 되고, 그러려면 아무래도 마스터의 의중을 먼저 파악하고 진행하는 식의 RP가 더 권장되게 되지

마스터는 반대로 몹이나 보스의 스킨만 바꾸거나 하는 식으로 안 보이게 레일을 까는 테크닉을 습득하게 되고,


결국 데이터 룰은 좋든 싫은 마스터 위주가 된다.



반대로 아가리로 시작해서 아가리로 끝나는 서사룰은 대단히 플레이어 중심적이지

데이터로 인한 데드웨이트가 없으니까 오늘 보스랑 신전에서 싸울까- 생각해뒀어도, 플레이어 하나가 가족을 인질로 잡고 보스를 끌어내서 길거리에서 암살을 시도한다는 계획을 짜냈으면

마스터가 오 씨발 좆쩌는데? ㅇㅋ 그걸로 합시다 하고 시나리오랑 액션을 전환하는 데 부담감이 없다는 거야


그러니까 던월이 서사를 받쳐준다는 말은 단순히 눈을 노려요 불알을 노려요 하는 차원을 넘어서, 플레이어들이 적극적으로 상황을 바꾸고 비틀려고 시도하는 데 걸려 있는 심리적인 제한을 해제해준다는 뜻이라고 생각해


그게 뭐 잘 됐건 잘 안됐건



다 아는 내용이라고?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