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해보면 뉴비스럽지 않게 잘 알아들음. 룰북도 진짜 생뉴비가 보면 이게 뭔씹소리야 하는데 뉴비라면서 룰북 혼자 술술 잘 읽고 와서 막 빌드에 대해서 이야기함. 그럴수도 있음. 좀 똘똘한 사람들은 생소한 지식들 쉽게 습득하고 쉽게 활용하니까.


그리고 시트도 막 혼자 잘 짬. 마스터도 막 칭찬하고 뉴비도 막 수줍게 손사래치면서 아직 멀었다고 겸손하게 감사를 표함


전투도 은근 잘 함. 언제 알았는지 다른 PC들 자원까지 보면서 자기가 이래저래하면 네가 여차저차하면 괜찮지 않냐며 전략 전술에도 조예를 보임


아 물론 '진짜 존나게' 잘하지는 않음. 스포트라이트가 오면 버벅거리고, 전투 중에 뇌절하고, 가끔 쓸데없는데 턀붕이 특유의 찐따스러운 고집을 보인다든가. 여튼 100점 만점에 80점짜리 플레이어라는 거임.


물론 80점짜리가 같이 못하는 플레이어라는 말은 아님. 나도 100점짜리 마스터/플레이어가 아닌데 뭘 사람을 그렇게 가혹하게 대하겠어.


문제는 이 80점이라는건 '뉴비'한테 기대할 수 있는 점수를 아득히 초과한 점수라는거야. 뉴비야 룰북 혼자 못읽고 시트 혼자 못짜서 GM이나 다른 플레이어들이 좀 도와줘야 하는 존재들이잖아? 근데 이 '뉴비'가 80점을 뽑아낸다는건 정말 대단한 일이라는거지.


그래서 이 '뉴비'는 특별한 대접을 받게 됨. 조금 잘못을 저질러도 '뉴비 버프'로 넘어간다든가 그런 것들이지. (숙련된 플레이어라면 무의식 중에 해내는 그런 종류의) 사소한 배려나 선언만 해도 피드백 시간에 큰 칭찬을 받게 되고 말이야.


근데 나중에 이 '뉴비'라는 작자를 건너건너 알고 있는 턀붕이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플의 '뉴비'가 누군지 알아보고 내게 귓을 넣는거야.


'쟤 뉴비 아닌데; 재작년에 시작했던 애인데;;'


그때부터 다 좆같아지기 시작하지. 한 50점을 기대하고 플레이를 했는데 80점을 뽑아내는 플레이어를 보며 플레이 내/외적으로 많이 칭찬하고 격려하고 그랬는데 그게 다 기만이었던거잖아. 고작 그런 싸구려 칭찬 들으려고, 자기한테 오는 어느 정도의 기대치를 충족 못할거라는 생각에 그따위 거짓말을 한거잖아?


난 걍 다 솔직해졌으면 좋겠어. 좀 잘하면 어떻고 좀 못하면 어때. 브론즈 티어면 롤 못하게 마우스 뺏음? 다이아 미만 핑찍기 금지 뭐 이런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 잘하건 못하건 이건 걍 취미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