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하면서 남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 '실력'이란건 상당히 단순함
1. 룰을 잘 알고 있음
2. 캐릭터 시트를 짤 수 있음
3. 캐릭터 백그라운드를 설득력있게 쓸 수 있음
4. 캐릭터 역할 수행을 잘함
러프하게 말하면 이거 네 개정도임. 마스터라면 저기에 몇개 더 가져다 붙여야하는데 여기엔 마스터 거의 없으니까 생략함
근데 저 1번과 2번은 전부 '짬'만 쌓여도 기본은 할 줄 알게 됨. 모든 룰을 알지는 못하더라도 캐릭터 하나 잡고 주사위 굴리다보면 최소한 자기 캐릭터의 룰은 어떻고, 자기 캐릭터 시트에 적힌 숫자는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몸으로 익히게 됨. 그리고 좀 더 하다보면 본인 캐릭터 말고 다른 사람들 캐릭터 보면서 다른 캐릭터의 룰은 어떤건지 체득하게 됨. 내 캐릭터는 파이터지만 옆자리 사람 클레릭의 주문 슬롯이 몇레벨에 몇개가 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는 말임
3번은 평소에 글을 좀 써본 사람은 쉽지만, 아예 활자와 거리를 둔 사람들에겐 버거울 수도 있는 일임. 하지만 이건 '자캐 소설 쓰기'가 아니라, GM이 만들어 둔 캠페인 시나리오에 '설득력 있게' 녹아들 수 있는 게임 캐릭터를 작성하는 거임. 혼자 써도 되지만, 힘들면 다른 사람이 도와줄 수도 있는거야. 바드 단델라이온을 만들어놓고 백스를 못짜서 끙끙거리면, 옆자리 게롤띠가 '님 제 캐릭터 백그라운드에 님 바드 스토리 엮어보죠' 식으로 같이 만들어나갈 수 있는거지.
4번은 확실히 실력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음. 스포트라이트가 왔을때 어버버하는 사람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분명 나뉘니까. 하지만, '제 캐릭터는 아니라고 말해요'라고 수줍게 말하는 플레이어가 '아니! 나 게롤띠는 그럴 수 없소!' 라고 자신있게 외치는 플레이어보다 저급한 플레이어인가?
절대 그렇지 않아. 아무리 게임판 위에서 뛰노는 가상의 PC라도 결국 플레이어의 꼭두각시일 뿐이야. 자신있게 RP하는 게롤띠가 던전 하나 끝낸 다음 '제가 빌드 잘해서 이번 던전 잘 뚫었으니까 이번 보상은 게롤띠한테 몰아줘야죠' 따위의 와틀딱 레이드 뛰는 씹소리를 할 수도 있는게 이 TR판인걸. 그리고 전자처럼 버벅거리는 플레이어가 메타적으로 '여기서 게롤띠가 상대를 유혹해보는건 어떨까요? 그럼 굳이 피 안보고 넘어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같은 선언을 할 수 있다면 이 플레이어는 RP를 못할 뿐 결국 '게임'은 잘 하는 플레이어가 되는거지.
즉, TR판의 실력이란건 굉장히 어중간한 개념이라는거지.
룰? 진짜 좆뉴비라도 앉혀놓고 몇번 읽힌 다음에 주사위 굴리게 하면 최소 3세션 안에 평범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음
캐릭터 시트? 처음에 같이 짜주고 게임하면서 주사위 몇 번 굴리면 알아서 각종 수치를 습득하게 됨
백스짜기? 좀 못써도 같이 짜주면 됨. 1인플 같은 이레귤러는 제외하고 TRPG는 기본적으로 협동이 전제되는 게임임.
캐릭터 역할 수행? RP 버벅거려도 됨. 같이 하는 사람만 배려할 수 있으면 그건 좋은 플레이어임. 과몰입해서 플레이 외적인 메타발언을 절대적으로 거부하거나 선언 번복을 금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결국 이건 '게임'일 뿐이라는걸 명심해야 함. 그런 메타발언 배척하는건 귀뮤나 역극에서 쓰는 기법임.
아 물론 '빌런'은 존재함. TR판에서 '못한다'고 빌런 낙인을 찍는 일은 일어나선 안된다고 생각함. 그 '실력'이라는 것도 우스운 개념인데 누가 누굴 못한다고 낙인찍어. 테이블 내에서 즐거웠으면 아무리 등신같이 해도 그건 '좋은 플레이'임
앞서 언급한 네 개의 기준으로 빌런을 평가해볼까
1. 룰 : '빌런'은 아무리 말을 해줘도 들어처먹지 않고 '그래서 제 캐릭터 액션이 뭐죠' 따위의 말을 주워담음. 룰 모를 수도 있음. 하지만 이 '빌런'들은 룰을 '익히려는 시도'를 거부함. 일단 '선언'을 한뒤 그 선언에 맞는 룰 적용을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맡기는 놈들이 빌런 타이틀을 다는거지.
2. 캐릭터 시트 : '플레이 날까지 안짬' 거기에 더해서 시트 짜는거 옆에서 도와줘도 폰만 보는 새끼들은 진짜로 TR판에 실존함. 즉 '캐릭터 시트를 GM이 손수 짜서 가져다 바쳐야' 비로소 테이블에 앉으려는 미친놈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놈들이 '빌런'임.
3. 백스 짜기 : 일단 짜기는 하는데, '굽히지를 않음'. 예를 들어, '바이킹스' 세션이라고 분명히 공지했음에도 꾸득꾸득 포트에 '라그나 더 블러드엣지' 프사를 달고 와서 넣어달라고 꾸득꾸득 우기는 미친 놈들이 '빌런'임.
4. RP : 잘하거나 못하거나는 빌런의 기준이 아님. '스포트라이트'가 온전히 자신에게 와야만 함을 지나치게 주장한다거나, 이야기 전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AFK 선언을 하거나, 다른 플레이어 캐릭터에게 지나친 간섭(사전 합의 없는 텍섹 시도 등)을 시도하는 놈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놈들이 '빌런' 타이틀을 다는거임.
솔직히 턀갤에 실력실력하는게 보여서 쓰는 글임. 그 '실력'이란건 진짜 보잘것없는 거임. 온라인게임으로 치면 '튜토리얼'만 대충 마치면 다 비슷비슷한 수준이라는거지. 눈에 보이는 레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그런게 있더라도 정말 하늘과 땅 차이가 날 만한 것도 아니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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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인데? 실력은 기본만 하면 됨
열심히 쓰느라 고생은 했는데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네가 아무 것도 모른다는걸 드러낸다. 공부 더 하고 와라.
이런애들이 젤 문제. 이런애들 정작 까봤자 그 파딱 정도임.
레게노 ㅋㅋㅋ 네 마음에 안드는걸 지적해야지 모른다고 하네 ㅋㅋㅋ 나 2013년부터 했는디 ㅋㅋ
이런 새끼들이 '나보다 시트 못짰으니까 하이라이트 제가 다 가져갑니다' 이딴소리나 하지
아 씨 게롤띠가 예시라 웃기네 또
2013년이 뭐 대단한거라고... 90년대부터 하면서도 여전히 허접에서 못 벗어나는 놈들도 있다. 너도 그렇게 안 되려거든 좀 향상심을 가져.
맘에 안드는 구석을 지적하면 되지 할말 없으니 인신공격하누 ㅋㅋ 너도 저기 빌런임?
1,2번 몇 번을 설명하고 세션을 몇 회를 진행해도 혼자서 할 줄 모르는 머저리새끼들 있음
원론적으로 이게 맞는말이긴 한데... 실제로는 같은 RP를 해도 그냥저냥 무난한 사람과 옆에서 볼때 "와 개쩐다" 스러운 RP를 하는 사람은 분명 나뉨. 그게 등급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수치화될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느껴지는 차이는 존재한다
사실 비단 RPG뿐만 아니라 모든 창작의 수준 논쟁에서 동일하게 발생하는 현상임 이건. 소설/연극/만화/영화 등 존재하는 모든 창작 포맷에서 "작품별 수준차이는 있다" vs "기본은 한다는 전제 하에 모든 작품은 평등하다" 두 의제가 치열하게 대립하는데... 원칙적으로 후자가 맞다고 하고싶어도 주관적으로 느껴지는건 전자가 정답이란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