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뻘글은 좀 더 깊이 있고 재미있는 플레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 다르게 말하면 큰 연습 없이 적당히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할 수 있는 마스터링 '실력' 키워보기가 되겠다. 마침 얼마 전에 아프리카 케냐 배경으로 CoC를 플레이한 키퍼의 플레이 후기(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133249)가 올라왔으니 이걸 예제로 삼아보겠음.
스크린 뒤를 활용하기
마스터 스크린 뒤든 PC의 스크린 뒤든 스크린 뒤는 플레이어가 볼 수 없는 영역이고, 거기에 마스터가 뭘 준비해놔도 플레이어들에게는 보이지 않음. 그러니까 앞으로의 진행상 필요해질 게 분명한 내용들을 포스트잇이나 메모장 같은 데 따로 적어놓고 룰북하고 같이 보면서 진행할 수 있고, 진행 도중에 특징적인 일이 생기면 체크해 놓았다가 활용하는 그런 식으로 좀 더 진행이 '매끄러워 보이게' 진행할 수 있음. 후기에도 "아 그리고 룰 찾아보는 시간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중점적으로 찾을 파트는 정해져 있으니 룰북하고 pdf 다 미리 펴놓는 것으로 해결."이라고 적혀 있지? 원래 이렇게 하면 편하다.
서플먼트 참고하기
서플먼트는 대개 룰북에는 그럴 이유가 없어서(대개 분량 문제 등으로) 안 나오지만 나름 플레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들을 부르는 말로, 비디오 게임의 DLC라고 생각하면 편함. 특히 소위 소스북(Sourcebook)이라 불리는 서플먼트들은 시나리오 같은 거보다는 플레이에 추가할 수 있는 새로운 메카닉적 요소들 등을 담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이런 책을 사서 실려 있는 내용들을 적용하면(물론 시나리오를 낼름 갖다 쓰는 것보다는 좀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좀 더 특정한 상황에서의 플레이를 흥미롭고 특색있게 진행할 수 있음. 갤럼들이 맨날 D&D 말 나오면 추가로 살 책으로 추천하는 XGE / 자나사나 국내에 아직 안 나온 크툴루 신화 대마도서(The Grand Grimoire of Cthulhu Mythos) 같은 게 딱 이런 소스북의 좋은 사례다.
그럼 이 후기에서는 어땠냐고? 키퍼가 후기에서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키퍼는 CoC의 지역 테마 서플먼트 중 하나인 케냐의 비밀(Secrets of Kenya)에 수록된 시나리오 중 하나를 진행했고, 아마 시나리오를 진행하는 도중에 저 책에 나온 요소들을 적절하게 활용했을 것임. 물론 비록 지금은 구판 서플먼트지만, 개인적으로는 1920년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CoC를 하고 싶다면 한 번 정도는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책임. 마침 니알랏토텝의 가면들 캠페인에서도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전개가 나오지? 뭐 캠페인만 딱 진행할 거라면 굳이 안 사도 괜찮긴 할 거야.
그 외의 서적도 참고하기(필요하다 싶으면)
서플먼트만으로 작중의 소재를 다루는데 한계가 느껴지거나 그러면 작중의 소재를 다루는 다른 책을 참고해서 뭐가 어떻게 돌아가나 더 알아보는 것도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방법임. 예를 들어 이 시나리오에서 사용된 시나리오에서는 표범단 내지는 표인이나 표인단... 하여간 뭐 그런 이름으로 번역 가능한 Leopard Men이라는 20세기 초반에 활동한 아프리카의 비밀 결사가 등장하는데... 원래 얘들은 표범을 집단의 상징으로 삼아 표범 가죽을 뒤집어 쓰고 표범의 발톱을 연상시키는 무기를 썼으며 사람 살을 베어낸 뒤 먹는 의식을 통해서 자신들이 강해질 수 있다고 믿던 뭐 그런 남성 중심의 집단이었음. 원래 그 시절에 - 사실 지금도 - 서아프리카 쪽에 비밀 결사가 좀 많다. 근데 그런 이야기는 케냐의 비밀 서플먼트에도 아주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거든...?
그래서 키퍼는 다른 책을 좀 더 참고했고, 후기에서 'Vicky L. M. Van Bockhaven의 The Leopard Men of the Eastern Congo (ca. 1890-1940): history and colonial representation'이라는 책이 언급됨. 뭐 이렇게 책까지 따로 찾아보는 건 내 기준으로도 노력을 많이 한 케이스에 속하는데, 굳이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서플먼트에 실린 내용만 가지고 진행하기에는 / PC들에게 설명하기에는 좀 부족하다 싶으면 구글 검색 같은 거라도 좀 해서 정보를 더 모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음.
3줄 요약
내가 하는 마스터링을 더 매끄럽고 괜찮아 보이게 하는 것은 연습 외에도 적절한 준비로도 가능함.
이런 준비는 스크린 뒤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한다거나, 책을 추가로 더 본다거나 하는 걸로 충분함.
다만 이렇게 준비하는 걸로도 안 되는 부분은 자꾸 진행을 하다 보면 점점 더 늘기를 바래야 함.
마스터링 직접 해보니까 머리가 복잡해져서 책 볼 시간이 없더라. 시간이 없는건 아닌데 볼 엄두가 안남
뭐 귀찮게 책보기 싫으면 구글 검색한 다음 나온 거만 정리해도 나름 괜찮을 수 있음.
준비 다 되었다 생각해도 막상 돌릴때 몇가지씩 놓치거나 이런경우 있드라고.. 확실히 메모장에 쓸 대사나 중요사건 포인트, 자료집이나 관심사같은 거적어두고 쓰긴하는데 또하다보면 깜빡하거나 안건드릴때 조금 아쉬워지곤함 - dc App
원래 다 그런 거 감안하고 하는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