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 에서는 다른 RPG에 비하면 꽤나 현실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퀵스타터에 소개된 직업들만 해도 골동품 연구가, 교수, 기자, 딜레당트, 의사, 작가, 탐정, 형사 등 특성상 희귀할 수는 있어도, 어딘가엔 한명 쯤은 있을 법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래봐야 게임 캐릭터다. 실제 사람들이 쉽사리 해내지 못하는 일도 운과 실력을 통해 해낼수야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게임 속에서 벌어지는 일에 불과하다.


그러다보니 종종 이상한 일이 발생할 때도 있다. 어떤 세션에 두 명의 플레이어가 있다고 가정하자. 한 플레이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역사 연구에 몰두해온 교수(역사 기능 70) 탐사자를, 다른 플레이어는 올해 갓 입학한 신입생이자 그 교수의 제자인 학생(역사 기능 70)탐사자를 만들었다. 수호자나 플레이어들이 상호 보완적인 탐사자들을 만들 수 있도록 눈치나 언질을 줄 수 있지만 규칙 상에는 별 문제 없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있다. 어떻게 신입생의 역사 기능이 교수보다 높을 수 있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입학 전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다 천부적인 학습능력까지 갖추고 있었던 덕분에, 평범한 재능을 지닌 교수에 버금가는 식견을 지니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 어떠한 이유로든 가능하다. 이건 현실이 아닌 게임이니까. 게다가 기능 점수가 제아무리 높다해도 판정의 특성 상 실패할 때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COC를 오래 플레이하다 보면 1d100의 결과로 100이 나오는 일이 썩 드문 일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있었던 모양이다. COC 관련 정보를 검색하던 중에 어떤 네이버 블로그에서 일본에서 출판된 것으로 보이는 COC 룰북 번역글을 발견했는데, 거기에는 탐사자의 연령과 진학 여부에 따른 교육수준(EDU)을 계산하는 방법이 나와있었다. 적어도 구판에서는 EDU가 기능점수의 총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기 때문에 이 규칙을 적용할 경우 나이가 어린 탐사자는 자연히 패널티를 떠안게되기 마련이다. 캐릭터의 특성치와 기능치를 제한하는 이러한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답은 질문에 있는 것 같다.


구판에서 기능점수와 직결되는 EDU와 INT는 밸런스 붕괴를 야기할 가능성이 가장 큰 특성치였다. 룰치킨들은 이 두 특성치를 어떻게든 높이려고 안간힘을 쓰고 수호자들은 있으면 서플 및 컴패니언, 없으면 하우스 룰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막으려 애를 써야 했을 것이다. 세션마다 이와 같은 각개전투를 치뤄온 끝에 EDU점수를 연령에 귀속시키는 공식 룰마저 등장하고 만 것이 아닌가 싶다.


여객기에 비치된 안전장치나 구호품들은 그것이 생겨난 계기가 된 사고사례가 존재한다고 한다. RPG 규칙에도 같은 논리를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RPG이야기: 그런데 COC 퀵스타터에 나온 방식 외에 다른 캐메 방법은 뭘까? 몇가지 더 있다던데. 혹시 3d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