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됐든 플레이어들 간 소통에 있다고 봄.
플레이 내의 사건, 인카운터 해결도 플레이어 캐릭터들끼리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고, 플레이 외적으로도 플레이어들끼리도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야 플레이가 잘 흘러감.
이런 점에서 난 장님 PC도 그렇게 문제는 없다고 봄. 일단 플레이어 캐릭터로 가져온 이상, 데어데블처럼 시각을 제외한 복합적인 감각으로 세상을 감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거나, 맹인 검사 황정학처럼 시각을 청각으로 대체한 캐릭터일테니까. Blind Sight 누가 이야기했던데 뭐 그런 걸 쓰면 되겠지. 그리고 눈만 안보일 뿐이지 혀는 돌아가니 플레이 내적으로 소통도 불가능한 캐릭터가 아니잖아.
아예 장님이라 주변의 도움 없이는 전투도 일상생활도 불가능한 캐릭터면 그건 이미 PC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캐릭터니까 캐릭터 메이킹 단계에서 배제해야 하고.
어쨌든 이렇게 뭔가 장애를 가진 캐릭터가 있다면 GM은 전투를 하든 소셜 굴림을 하든 이러한 '장애'를 뭔가 특수한 상황을 만들 후크로 써먹을 수 있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그 장애를 사용해야 함. 그렇지 않으면 그 '장애'가 플레이 내에서 합당하게 기능을 하지 않는 것이니까. 시트에 올라와 있는 설정이 그냥 묻혀버리는 거잖아?
예를 들어 데어데블이 불편한 상황에서 자신의 시각장애를 이용해(본인이 장애인으로 여겨진 다는 점을 이용해) 스스로에게 동정적인 상황을 조성한다든가, 황정학이 자신을 몰래 기습하려는 견자를 보지도 않고(애초에 눈이 안보이니까) 꿀밤을 먹인다든가 식으로 말이야. 만일 장님 캐릭터가 비전투, 전투 가리지 않고 스포트라이트를 너무 많이 받는다 싶으면, 시각을 제외한 감각을 망가뜨리는 공격을 하는 적을 내보내서 결국 다른 PC들에게 의지하게 만들 수도 있음.
근데 벙어리 캐릭터는 딱히 그럴만한 것이 없음. '벙어리' 캐릭터는 애초부터 '소통'의 가능성을 애초에 배제한 캐릭터잖아 이건? 플레이 내적으로 @웃습니다. @고개를 젓습니다 이따위로 RP하는거면 거의 TRPG 태업 수준의 RP이고, 필담을 한다거나 텔레파시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다는 편의주의적 설정을 붙이면 이미 그 캐릭터는 '벙어리'라는 설정이 유명무실해지게 됨. 의사소통이 안되는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다는건 좀 이상한 캐릭터잖아?
GM으로서도 이 '벙어리' 캐릭터에게 어떻게 스포트라이트를 줘야 할지도 참 애매함. 장님 캐릭터가 세션 몇번 뛸동안 좀 좆발렸다 싶으면 주변에 Darkness를 뿌리는 몹을 존나게 내보내서 그 세션 동안 혼자 존나게 날뛸 기회를 줄 수도 있고, 자기의 외모만 보고 달려드는 구혼자들에게 질려버린 귀족 영애를 내보내서 그 캐릭터에게 빠지는 오글거리는 전개를 쥐어줄 수도 있음.
근데 '벙어리'한텐 뭐 어떻게 스포트라이트를 줘야 하는거야. '@고개를 젓습니다'나 '@다급하게 손을 휘젓습니다' 따위 반응을 할텐데 뭐 어떻게 반응해줘야 할지는 나도 모르겠음.
1줄 요약 : 소통이 잘 되는 캐릭터를 만들자
네 논리대로라면 동물PC도 다 헛짓거리냐
동물 PC를 만들었으면 동물을 PC로 굴릴만한 합당한 세계관이겠지. 동물도 무리없이 의사소통이 가능한 세계일테니까.
네 말대로 소통만 잘하면 된다. 그건 플레이어끼리의 소통이지.
플레이 내내 메타발언만 하자고?
'아 저는 그러면 말을 못하니까 제가 여기를 맡겠다는 복잡한 손동작을 할게요' 플레이 내내 이런 식으로 소통을 하자는거야?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손짓발짓을 하건 턱짓을 보내건 그걸 스무고개 할 필요 없이, 플레이어가 직접 어떤 의도의 제스쳐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캐릭터들끼리는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신호다. 이렇게 정해놓으면 되잖아.
ㅇㅇ 안될거 뭐 있니
안될건 없는데 말그대로 딱 할 수만 있다정도라 생각해. 그런 식으로 의사소통 하는 캐릭터랑 같이 하면 되게 재미없을거 같아
와 정말 재밌겠네. 남들은 몰입해서 대사하는데 혼자 그냥 메타발언만 하는거구나. 그럼 그게 벙어리일 이유가 없네. 플레이 내적으로 단 한마디도 안해도 걍 메타발언으로 '아 저는 말 안해도 님들 다 알아들을걸요' 이런 식으로 게임하면.
의사소통 안되는 캐릭터 만들어놓고 의사소통 안되어서 불편하니까 메타발언으로 때우는 캐릭터가 정말 좋은 캐릭터라는거야?
본인한테 스포트라이트 와도 아무 말 못하고 그냥 메타발언으로 넘겨버리는 플레이가 정말 좋은 플레이고?
그 특성 하나로 좋은 캐릭터가 어떻게 되니? 그 특성 하나가 캐릭터를 못 쓰게 만들진 않는단 말이다.
소셜한 상황을 전부 마비시키는 특성을 가진 캐릭터를 굴리면서 그 '마비' 상황을 메타발언으로 때우는게 필수적인 캐릭터가 '좋은'캐릭터라고?
메타 발언 할 수도 있지. 근데 다른 PC와의 교류를 '메타 발언'으로 해야만 하는 캐릭터를, 나는 완결성을 가진 캐릭터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요소를 첨가해서 캐릭터를 매력적을 만들 순 있겟지 근데 벙어리인 캐릭터면 아무리 매력적이였도 rp의 대표정인 표현 수단중 하나인 대화를 버리고 가잖아? 물론 매력적인 캐릭성이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순 있겠지. 근데 아무리 매력적이여도 그 대화를 버린것 하나만으로 대다수의 사람은 같이 하고 싶지 않아할껄?
좋은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그리고 네가 동굴 속에서 살아온 게 아니라면 너는 이미 그런 식으로 만들어진 매력적인 캐릭터를 여럿 매체에서 봤을 거다.
그 매력적인 벙어리인 캐릭터가 trpg에선 이야기가 다르지
예를 들어볼래? 게임에서 '벙어리' 캐릭터는 전부 플레이어의 몰입을 돕기 위해 일부러 목소리와 대사를 제거한 캐릭터니까 게임 캐릭터 들지 말고
생각나는거 GI JOE의 스네이크 아이즈라는 벙어리 검사가 생각나는데, 얜 영화 내내 무술 담당만 하고 극 전개에 '아무런' 도움도 안주는 캐릭터였음. 칼 휘둘러야만 하는 장면에서 칼 휘두르고 퇴장하고, 극 전개는 다른 배역이 진행시켰단 말이지?
'시각 이미지'가 동반되는 영화에서조차 벙어리 캐릭터는 병풍화 되는데 순수히 상상, RP, 조잡한 컴포넌트에 의지해야만 하는 TRPG에서 벙어리 캐릭터가 어떤 인상을 줄 수 있는지 난 가늠이 안도니다
드래곤프린스의 이모 생각나네
결국 걔도 옆에서 수화 통역해주는 애가 필요한거잖아
그럼 GM으로서는 그 벙어리 캐릭터한테 사건 일으키려면 그 수화 NPC 머갈통 치거나 실종시키는 전개 밖에 없는데, 거기서 이 벙어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다급한 손동작 이런 RP말고 없을텐데
그렇다고 그 수화 통역 NPC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진행시키면 이 벙어리 캐릭터 시트에 적힌 '장애'는 애초에 불필요한 설정이었네. 플레이 내에서 어떠한 기능도 하지 않는거잖아. 맹인 캐릭터한테 Darkness 뿌리면 그 '기능' 활용 200% 되는 것과 대비해서 말이야.
내가 했던 캐릭터의 경우를 한정지어서 이야기하면, 원래 첫 번째 시나리오가 끝나면 벙어리 문둥이가 아니라는 정체를 드러내는 식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려고 했었어. 과거에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어서 속죄하느라고 병신인 척하고 숨어살고 있었는데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 그 캠페인의 주요 목표가 드러나면서 그 목표에 얽힌 인물로서 은둔 생활을 끝낸다는 컨셉이었지. 그러면 동료들 입장에서 이 캐릭터는 그동안 알던 사람 그대로이면서도 외견상으로도 다르고(얼굴 까고 말 잘하니까), 인식상으로도 엄청난 죄인이었다는걸 알게 됐으니 전처럼 대하기 껄끄러울거 아냐? 그런 서사의 흐름을 의도한 캐릭터였어.
당시엔 내가 어려서 그런 복잡하고 섬세한 스토리 아크를 전개하려면 필요한 받아줄 플레이어와 마스터의 중요성을 몰랐지. 그래도 그때도 내가 그렇게 어리진 않아서 첫 세션을 하고 나니까 내가 기대했던 전개는 결코 나오지 않으리란 것 정도는 깨달을 수 있었다. 마스터, 플레이어, 마지막 한 명까지 죄다 쓰레기였거든.
그래서 미련 없이 관뒀고, 채 꽃이 피지도 못한 내 가엾은 캐릭터는 로그를 보지도 못한 내 극성 팬들에게 '머스터드젤리의 치명적인 약점'인 것으로 오인되어 그럴만한 연유도 없이 두고두고 언급되는구나.
이미 벙어리에 대한 글이 올라왔자나!
비추 3개는 겨자묵의 고닉, 겨자묵의 통피, 겨자묵의 집 ip라는 게 학계의 정설
멍들다 못해 뼈 부러졌겠다 그만 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