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턀갤럼들아, 나는 오랫동안 갤에 숨어 살았던 겁스의 요정이야. 다들 알다시피 겁스는 턀갤 공인 정신병자 전용 규칙인만큼 '가끔 재미로 까는 정도면 양호하지, 아무 관심도 없는것보다 낫잖아?' 생각하며 오열하는게 내 일상이었는데 오늘은 겁스에 관심을 갖는 뉴비가 나타났지 뭐야? 너무 기쁜 나머지 겁스 소개글을 써오고 말았어. 혹시 겁스 구경도 해본적 없는 뉴비가 또 있다면, 이걸 읽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나는 곧 뒤져도 여한이 없어요.
겁스(GURPS)는 Generic Univ.ersal RolePlaying-System의 약자야. 포괄적 범용 롤플레잉 시스템이라는 뜻이지. 이게 무슨 뜻이냐고?
흔히 겁스라고 하면 '짓테로 십자 받아내기 해서 다음턴에 무기엮기하고 추가공격으로 저 새끼의 눈깔을(-9) 찌르겠어요.' 같은 것만 떠올리겠지만 그냥 대충 '공격합니다. /r 3d6' 만 해도 되는 단순한 플레이까지 포괄적으로 지원한다는 뜻이야.
제 6시대에서 정의로운 테크노크라시의 앞잡이 강화된 미소녀 여고생 스트리트 사무라이-해커로 개조되어 그레이트 올드원을 부활시키려는 이교도를 무찌르는 플레이가 가능한 범용적인 규칙이라는 뜻이기도 해. 잘 모르겠으면 강력한 레인저를 만들 수 있다고만 알아둬.
룰북 소개문에는 진정한 롤플레잉을 할 수 있다던가 통일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던가 하는 말도 있는데 나는 별로 동의 안 함.
(겁스에서는 강한 레인저도 실존해)
역사를 보자면 스티브 잭슨 아저씨가 1986년에 1,2판을 처음으로 냈고, 1988년에 3판으로 개정됐어. 이후 이런저런 서플이 죽 나오다가 2004년 불합리한 규칙을 변경하고 국룰 컴페니언을 코어에 통합해서 4판을 만들게 됐지. 국내에서는 1997년 초여명이 3판을 가지고와서 국문1판으로 출간했고, 원판과 같은 2004년 4판을 국문2판으로 출간했지. 참고로 OD&D 나오고 소드월드도 나오고 어쩌고 한 다음에 다 망하고 던전월드가 나올 때까지는 겁스가 유일하게 정식 발매되는 RPG였고 겁스강점기라는 말은 바로 이때를 가리키는거야.
(국문판만 있는 겁스도 있음)
규칙을 요약해볼까? 캐릭터는 특성치, 장점, 단점, 기능, 그리고 테크닉으로 구성되고 성공/실패를 가려야하면 3d6을 굴려서 적절한 특성치나 기능±수정치 이하로 나오면 성공하는 심플한 규칙이야. 이렇게 캐릭터를 구성하는 모든 요소는 CP(캐릭터 포인트)로 가격이 정해져있어. 참 쉽죠? 기본적인 전투 규칙도 캐릭터북 맨마지막에 5페이지 나온게 전부야. 1초당 1턴이고 기본 속력 빠른 순서대로 우선권 받아서 자기 턴에 이동, 공격, 전력 공격, 전력 방어, 기타 등등 고르면 돼. 공격은 명중판정하고 (상대방이) 방어판정하고, (맞았으면) 데미지 굴리면 끝. 이제 겁스하러 가도 좋아. 캠페인북도 보자고? 음... 헥스맵, 시야, 명중부위... 연사, 소사, 특수무기..... 기아, 수면부족, 더위, 독..... 발명, 장비 개조, 차량, 전자기기...... 대기, 중력, 압력, 충돌, 방사능.......... 삽질하는 속도 계산하는 법....? 털복숭이들 건강수치..............?
(건강수치....?)
이딴걸 도대체 왜 하냐는 사람도 나오기 시작할텐데 우선 위에서도 말했듯 너는 언제든 '대충 어려울것같으니까 -2 받고 굴리세요' 라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위에서 말했듯 포괄적인 시스템이니까. 네가 자세히 하고싶은 부분에서만 자세한 규칙을 찾아다가 적용하면 돼. 코어가 마음에 안들면 서플에 어떤 옵션, 추가규칙이 있는지 찾아봐도 돼. 두번째로 역시 위에서 말했듯 범용적이기 때문에 D&D로 털복숭이 공주기사 한다고 비벼대는것보다 훨씬 더 정확하게 털복숭이 공주기사를 플레이 할 수 있기 때문임. 딱 네가 원하는걸 만들 수 있는거지. 이건 비밀인데 사실 조지 R.R. 마틴도 겁스 좋아함.
(니들도 겁스를 해야 얼불노같은 갓-세션 할 수 있음)
겁스가 완벽하다는건 아니야. 어쨋든 네가 자세히 하고싶은 부분을 적어도 575페이지는 뒤져봐야 찾을 수 있을거고, 때로는 왜 자전거를 탈 수가 없는거냐고 절망할지도 몰라. 누군가 모기 잡는 방법을 알려줄 때까지 엥엥거리는 소리를 들어야만 하는 때가 온다구. 그러다 결국 원서까지 뒤져보는 미치광이가 됐을 때에는 문득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는거지 회의감이 들 수도 있어.
(세상에 완벽한건 없지...)
그렇지만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의 상상 속에 있던 세계를 아름다운 규칙과 정돈 된 데이터로 구현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간절히, 오직 너만의, 바로 그 세계를 만들고싶다고 소망한다면
기필코, 다른 누구도 아닌, 네 손으로 만들어야만 한다면
우리 같이 겁스할래?
세상에 강력한 레인저가 어디있어
겁추
념글로
포괄적으로 지원한다=그중 가장 좆같고 애미없는 걸 할 수 없으면 도태된다 - dc App
문제는 지금까지 겁스를 하고있는놈은 고기능자폐 의심되는 데이터 씹너드들밖에 없다는거임
그리고 그게 나임
575페이지는 시발 색인은 장식이냐
색인도 결국에는 대략 어떠어떠한 것들이 어딘가에 있긴 있다는걸 알아야 찾을 수 있는거니까
다시 숨어라
강한 레인저를 원한다면 차라리 사탄을...
정말 좋은 소개글이야. 이제 이 소개글 대로 겁스가 아름답게 돌아가려면 딱 세 가지만 있으면 돼. 룰을 징벌적으로 운용하지 않는 GM, 룰적으로 유사한 지식 수준을 갖췄거나 혹은 GM이 해당 팀에서 사용할 세부 규칙들을 단순명쾌하게 딱 정리해놓은 팀, 마지막으로 팀 전체가 비슷한 심상을 공유할 것. 아무리 세세하게 따져도 구인 후 첫 플에선 솔직히 조건이 다 맞을 수가 없는 확률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이 미친 난이도를 극복하고 조건을 다 갖추는데 성공하면 다른 어떤 룰에서도 즐길 수 없는 갓갓한 플이 나온다는 점에 동의.
겁-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