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XXX X의 달 X번째 주 X의 요일. 워터딥에서.

내 이름은 파라켈수스. 워터딥에서 작게나마 마법물품을 만들고 있다.
실력은 나무랄데 없다고 자부할 수 있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은 멀어보인다.

이 글을 적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군주연합에서의 도움요청이다.

아마 하퍼즈와도 이야기가 오간 모양인데, 남동쪽 대륙에서 강력한 드래곤이 날뛰는 모양이다. 화염으로 대지가 불타고, 피해가 막심하다고 한다.

토벌을 위해 이름깨나 날리는 단체들이 힘을 모아 유명한 모험가들을 모았던데, 거기에 날 끼워보내려는 모양이다. 하긴, 한 자리 끼워잡지 못하면 체면도 서지 않고, 군주연합도 자기 일을 해야겠지. 하지만 나 같은걸 보내기보다는 사제나 하나 보내는게 훨씬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만약 죽는다면... 나는 방금 죽은 사람이라면 마력으로 임시 심장을 만들어 살릴 기술은 있지만 나 자신은 살릴 수 없다. 죽을 때는 아직 멀었지만, 만약 죽는다면 이 일기는 유서가 되겠고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훌륭한 모험담이 되겠지.

동료들에 대해선 마검을 억누르는 팔라딘과 젊은 엘프랜다. 또 한명에 대해서는 아직 듣지 못했지만 믿을만한 자들이겠지.

준비해간 물건들을 적자면
각종 마법의 시료가 될 보석들, 내가 단조한 +2 무기와 +2 방패와 +2 갑옷. #아마 갑옷 하나쯤은 동료들을 위해 줘야할 지도 모르겠다. 예비 갑옷을 만들까 고민이다.
각종 잡다한 물건과 망치, 집게. 회복의 물약들.
그리고 오래전 선물받은 보호의 망토. 직접 비행 마법을 주입한 신발 한 켤레. 이레동안 마력을 모아 담은 진주.

창고를 털어보니 온기를 담은 반지나 질주를 담은 신발, 한창 모험가 시절 애용했던 +2 전쟁 마법의 완드등은 챙겨는 가겠지만 쓸모는 없을 것 같다. 선전을 위해 팔 수도 있으니 가져가야겠다.
그리고 이것! 내 필생의 역작인 화염거인의 힘을 담은 허리띠. 이것이야말로 모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법의 눈 주문서는 이것만으로도 우수한 대장장이가 단련한 전신 갑옷에 필적하는 비싼 물건이지만 이것도 가져가자.

이래저래 모아보니 굉장한 금액이지만 드래곤 가죽과 이빨이라도 벗겨내면 손해는 안 보리라.
무한의 가방이 있다면 좋을텐데... 더 이상 마법 물품을 내가 착용할 수 없다.

아무튼 이것으로 준비는 끝이다. 출발은 내일 모레. 10년 전이라면 기대로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지금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이다.

~파라켈수스. 워터딥의 공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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