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최근 플레이된 네크로네카 세션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독자에 따라 불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불쾌감은 네크로니카 룰 자체의 씹덕성과 고어요소, 뒤틀린 감성에서 오는 것이며, 선정적인 요소에서 오는 것은 아닙니다.
쓰이는 모든 이미지는 세션 중 사용되었던 이미지이며, GM이 직접 그린 것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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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크로니카에 대해서.
핵전쟁에 의해 인류문명과 지구생태계가 완전히 붕괴한 근미래를 무대로 살아있는 시체(좀비)가 되어 버린 소녀들의 비극을 그리는 SF호러물 TRPG.
좀비에 의한 세계의 종말을 테마로 한 작품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지만, PC들이 [소녀]로 한정되고 있는 것이 본작의 특징이 된다.(소녀의 기준에 대해서 엄밀한 규칙은 없지만, 룰북에서는 8세에서 17세 무렵에 죽은 여성(기본룰북[58p])으로 기재되어 있다)
본작의 PC들은 이 세계를 지배하는 [네크로맨서]들에 의해 만들어진 애완사체, 통칭 [돌doll]로서 자신의 생전에 관해서는 완전히 기억이 지워져있다. PC들의 목적은 이 멸망한 세계를 여행하며 자신들의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는 것이다.
본작에서 묘사되는 [돌]들에게는 고스로리 문화의 영향이 강하게 적용되어 있어, 마치 비스크 돌을 제작/개조한 듯한 형태로 사체의 파츠를 기워붙여서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는 귀여운 여자아이의 사체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악취미적인 면이 있는 작품이란 것을 제작자측도 숙지하고 있기에, 공식 사이트와 룰북에는 그러한 작품에 어느 정도의 주의를 환기하는 경고가 촘촘히 박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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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요?
아쉽지만 해 줄 이야기는 시시하기 짝이 없고, 당신도 어디선가 들어봤을 이야기입니다.
알잖아요, 전쟁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 핵은 무섭다. 콰광. 인류는 멸망했다. 세계는 황폐화되었다.
사람들은 거기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싸우기 위해 살아남고, 영웅도 있고, 악당도 있고.
클리셰잖아요, 그렇죠? 그러니까 당신에게 해 줄 이야기는 없어요. 모두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인걸요?
그렇지만 여전히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그래요. 사실, 들려줄 것이 하나는 있습니다.
아주 특별한 후일담이 말이죠.
생존이라는 것이 천박한 어리광이 된 시대. 바스락거리는 갈라진 대지 곳곳에 살아나지 못한 시체가 남겨져 있고, 구더기와 돌(DOLL)이 그것을 두고 아귀다툼을 하는 시대.
이 이야기는, 피와 살로 이루어진 열차 에서 시작됩니다.
수많은 흉물스러운 파츠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맞물린 이빨이 돌고, 마주잡은 손으로 당기고, 둥글게 휜 뼈가 구르고, 커다란 입이 경적 소리를 내었습니다.
그것을 이루는 대부분의 재료는 분명 유기물이건만, 겉모습과 기능만을 보고 이름을 붙이자면 '열차'라 하겠습니다.
정교하고도 무질서하게 생명을 이어붙여 나아가는 생체열차, 그 이름은 '하멜른 호'입니다.
<하멜른 호> 는 마을 단위의 땅을 갈아엎으며, 시체를 수집하고 가공합니다.
아주 썩은 시체는 좀비 따위의, 그워어거리는 별 특색 없는 언데드가 됩니다. 조금 덜 썩은 시체는, 거기에 박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기는 할 정도의 언데드가 됩니다.
그리고 개중에서 상태가 썩 괜찮은 시체들은 애완사체, 즉 돌이 되죠.
개인차는 있으나, 돌은 생전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건 저주보단 축복에 가깝습니다. 알다시피, 이런 시대니까요. 생전에 무어 대단한 것이 있다고 기억씩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무덤을 파헤치듯 생전의 기억을 파헤치려는 돌이 셋 있으니-
누군가에게 받은 부착 성대를 소중히 여겨, 새로운 성대를 수집하는 소녀, 폴리 H. 니아.
피보다도 붉고... 아니, 잠깐. 생각해보니 피는 그렇게 붉지 않군요. 어쨌거나, 붉은 구두를 신은 소녀, 멜 L. 콜리.
묵직한 총기를 등에 대충 걸치고, 비비탄총을 오른손에 쥔 소녀, A. R. 모리.
이 이야기는 어리석지만 유쾌한 세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각기의 이미 끝나버린 목숨과, 이미 끝나버린 이야기들. 그리고 그 이야기에서 이어지는 후일담이 엮여 만들어지는,
아주 특별하고도 멋진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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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열차에서 내팽개쳐진 게 그리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
삐그덕거리며, 파츠의 어딘가가 기름칠이 덜 되었다는 것을 소리로서 증명하는 것은 푸른 머리의 소녀, 막내 니아였습니다.
"생각해봐. 뭐든지 경험이야. 우리는 이 세상에서 다른 인형들은 겪지 못할, 그야말로 흔치 않은 경험을 간직하게 되었어."
그런 그녀의 말에, 신경질적으로 구두를 또각, 하고 내디디는 것은 둘째 콜리. 그녀의 입에서는 불만스러운 의견이 새어나옵니다.
"난 정 반대인데. 이게 그리 나쁘지 않다고? 이거 봐. 붉은 구두가 검붉은 구두가 되기 일보 직전이야. 이게 어딜 봐서 별로... 후우."
나직한 한숨을 받듯이 옆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조용하고도 무감정한 그 목소리는 첫째 모리의 것입니다.
"이건, 보너스 목숨 같은 거잖아. 한 번 죽었고, 다시 살아난 목숨. 그러면 어떤 상태여도 손해볼 게 없어."
"...이미 죽었다는 건 다들 받아들이는 게 전제구나."
콜리는 한숨을 쉬며, 들고 있던 가위를 땅에 내려 질질 끌며 걸어갑니다. 가위의 끝을 타고 수분 하나 없는 먼지가 조금 일어납니다.
딱히 숨은 쉬지 않지만서도, 어쩐지 콜록대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성의없이 콜록 하는 소리를 낸 니아는 그런 콜리를 뒤따릅니다.
"콜리. 너는 모리와 나의 긍정성을 좀 본받을 필요가 있어. 가령... 붉은 구두의 문제는, 그냥 단순히 이름을 검붉은 구두로 바꾸면 되는 거 아닐까?"
한없이 독창적인 의견을 냈다는 듯,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니아를 쏘아본 콜리는 애꿎은 조약돌을 걷어찹니다. 신경질적인 동작에 모리의 평가가 이어집니다.
"니아, 콜리의 호감도가 2 떨어졌어. 선택지를 잘못 골랐네."
"100에서 98로 떨어졌구나."
낙관적이기 그지없는 대화에, 콜리가 눈썹을 새초롬히 치켜뜨고 뭐라고 말하려던 찰나-
아아아아악!
황무지 전체에 울려퍼지는 듯한 비명 소리. 그것은 비명소리라기에는 조금 너무 컸습니다. 여자인지도 남자인지도 모를, 동물인지 사람인지도 모를. 그저 무언가의 비명소리.
그 비명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린 모리가 짤막하게 해답을 냅니다.
"하멜른이다."
그 말대로, 저 기괴한 무언가는 하멜른의 경적소리. 죽지 못한 생명체들이 짜집어 기워져있는 생체열차의 울부짖음이었습니다.
하멜른에서 내던져진 세 인형은, 구태여 하멜른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지옥같은 현실에서도 또 하나의 추가적 지옥, 말하자면 DLC 지옥같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그 생체열차 안일텐데도.
세 인형들은 과거의 기억이라는 구태의연하고도 무가치한 어떠한 것에 매여, 하멜른에 이끌리듯 다가갑니다.
우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