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의 모든 내용은 경험룰북수가 10종류 정도인 룰알못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씹덕 개인의 주관적 의견이 다수 포함되어 있음을 미리 밝힘.


1. 더블크로스 3rd

현대의,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능력 배틀물


국내에 영원히 정발될 일이 없어 보이는 룰. 룰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어도, pdf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은 그 룰. 더블크로스다.

간단히 말해 이능배물이고, 흔히 생각하는 씹덕스러운 이능력을 어지간하면 짤 수 있다.

이건 이 룰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기도 한데, 데이터량이 서플을 포함하면 정말로 막대하다는 것이다.

애니/소설/여타 서브컬쳐계에 묘사된 이능력 등을 대부분 구현할 수 있으며, 가스터블래스터 쏘는 샌즈 같은 것조차 구현할 수 있다.

거기에 설정도 꽤 탄탄하고 직관적이다 .간단히 가자면 착한 능력자 UGN 나쁜 능력자 FH에, 상세하게 가자면 더 깊은 설정이 많으니, 개씹덕부터 덜씹덕까지 다양한 부류의 씹덕을 포용할 수 있는 룰이라 할 수 있겠다.

사용 다이스는 d10이고, 다이스풀과 익스플로딩 다이스를 죄다 사용하는 그야말로 뽕맛에 죄 꼴아박은 룰이다.

거기에 판정 방법이 꽤 복잡하다보니, 정말로 다양한 종류의 빌드가 있을 수 있다. 경험점이 허락하는 내에서, 컨셉질이란 컨셉질은 죄다 할 수 있다.

따라서, 단점 역시 명확하다. 예시를 보자. 우선 DND에서의 한 캐릭터의 턴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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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 궁수가 적에게 공격을 가한다. 민첩과 숙련 등의 보너스를 고려한 수정치는 +10이며, 샤프 슈터를 적용한다. 추가 행동으로는 사냥꾼의 징표를 사용했다.

추가 공격까지의 d20을 굴려 5/18이 나왔고, 적의 AC는 16이었다. 따라서 공격은 한 번만 적중하고, 거상살해자와 사냥꾼의 징표의 보너스 데미지까지 d8+d8+d6+10을 굴려 데미지를 계산한다. 1+8+4+10. 레인저는 23의 데미지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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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가 빠르면 10초, 느려도 30초정도면 전부 처리하고 데미지 판정까지 끝나며, 2분정도면 ORPG에서도 묘사를 끝내고 턴 종료까지 외칠 수 있다. 그럼 더블크로스로 넘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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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젤헤일로 궁수가 적에게 공격을 가한다. 셋업프로세스 (라운드 시작 전 가지는 모두의 턴)에, 빛의 총으로 활을 만들어낸 상태이다.

이펙트 조합은 다음과 같다. 메이저로 컨센트레이트 2레벨 + 데토네이트 차지 5레벨 +빛의 손끝 5레벨. 마이너로 옵티컬 렌즈 5레벨.

현재의 침식치가 110%이므로, 각 이펙트에 1레벨씩을 더한다. 컨센트레이트 3레벨 + 데토네이트 차지 6레벨 + 빛의 손끝 6레벨 + 마이너로 옵티컬 렌즈 5레벨.

다이스의 수는, 사격 공격이므로 감각 능력치와 같다. 8. 여기에 침식치가 110%이므로 다이스 세 개를 더한다. 11.

이제 이펙트의 효과를 계산해보자. 빛의 손끝으로, 다이스가 8개 증가한다. 19. 크리티컬치는 컨센트레이트 3레벨의 영향으로 10에서 7까지 감소한다.

다이스를 굴려 공격치를 정한다. 19개중 8개가 7이상이 나왔다. 8개의 다이스를 다시 굴린다. 이번엔 3개가 7 이상이 나왔다. 3개를 다시 굴린다. 1개가 8이 나왔다. 다시 굴린다. 9, 10, 2 순서로 다시 나왔다. 이 경우, 다섯 번 크리티컬이 발생했으므로 50 + 마지막 굴림치 2. 가격 기능치는 없으니 더하지 않아, 총 52이다.

이제 적이 리액션을 한다. 적 역시 엔젤 헤일로이며, 빛의 손끝 + 신의 눈동자 + 리플렉스로 회피한다.

신의 눈동자 효과로 회피는 감각으로 변경되어, 빛의 손끝과 침식치 보너스를 감안해 19개의 다이스를 가진다.

다이스를 굴려 회피의 성공치를 정한다. 19개중 [ 중략]. 세 번의 크리티컬이 발생했으므로 30 + 마지막 굴림치 6. 총 36이다. 공격은 적중했다.

데미지를 산출해보자. 데미지는 아까의 52의 공격치를 기준으로, 6d10이다. 거기에 이펙트에 의한 데미지 보너스를 계산하면, 옵티컬렌즈로 인한 +감각(8), 데토네이트 차지로 인한 +24, 빛의 총의 무기 데미지 보너스 +2.

6d10+34를 굴려, 33+34. 엔젤헤일로 궁수는 적에게 67의 데미지를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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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의 작성 단계부터 사용 조합을 계산한다 하더라도, 침식치 보너스로 인한 다이스 변동값은 세션 중에 계산해야 한다. 그것까지 미리 계산해둔다고? 다이스 굴림이 여전히 많단 점은 변함이 없다. 거기에 만약 그걸 계산하지 않고 온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이 룰 초심자라면 턴 지나갈동안 라면 끓여서 먹고 와도 턴 안 끝난다.

거기에 조합이 다양하고 데이터가 방대하다는건 필연적으로 파워빌딩의 위험성을 내포하는데, 더블크로스의 파워빌딩은 2~3배 차이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모든 서플을 허용하면 다른 캐릭터들과 자릿수 자체가 다른 데미지를 때려박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요약하자면, 방대한 데이터로 가슴 속에 품은 이능배를 할 수 있는 룰이며, 숙련자들끼리 한다면 빌딩의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는 룰이다.

초심자들끼리 하더라도 의외로 이능배 자체를 즐길수 있지만, 초보자와 숙련자를 섞어놓으면, 숙련자는 느린 판정에 속이 터지고 초심자는 파워차이에 속이 터지는 기묘한 룰.


2. 영원한 후일담의 네크로니카

이미 멸망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다른 PC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라진 기억을 찾아가는 시체소녀들의 이야기.

(룰사진은 생략)

국내에 영원히 정발될 일이 없어 보이는 룰 2. 번역본이 나돌아서가 아니라, 심의를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이다.

이 룰의 장점은 명확하다. 전투, 그리고 특유의 뒤틀린 감성.

우선 전투가 확실히 재미있다. 카운트 시스템으로 행동속도를 묘사하고, 공격 한번 한번 오가는 게 서로의 파츠 - 그러니까 팔다리나 무기 따위 - 를 날려버리기 때문에 한 턴 한 턴이 중요하다. 다이스좆망겜이 되기 쉬운 큰 파급성은 지원과 방해라는 다이스 보정과 광기점 리롤로 벌충한다.

자기 할 것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닌, 서로의 턴에도 어느 정도 개입해서 지원 혹은 방해를 해야 하는 이 특유의 시스템은 적어도 내가 해 본 전투룰 중에는 가장 잘 짜여 있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뒤틀린 감성. 잘려나갔던 팔다리를 대충 기워붙이고 농담따먹기를 하며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를 나아가는 감성은 네크로니카 외의 다른 룰에서는 찾기 힘들다. 흔히 다른룰을 깔때 나오는 말이 '그럴거면 ~~하지 왜 ~~를 함?' 인데, 네크로니카를 대체할 수 있는 룰은 없고 아마 나오지도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이 룰은 단점도 명확하다. 바로 특유의 뒤틀린 감성, 그리고 그로 인해 절대 불가능한 정발.

씹덕룰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높은 진입장벽을 선사하는 이 룰의 표지와 분위기, 세계관은 확실히 단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니 뭐 백합 부분이야 PC간 관계보다 스토리를 우선시하던지, 로리 부분이야 다른거 짜오라고 하던지 하면 되는데, 이 고어는 진짜 뭐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대놓고 데이터 자체가 그로테스크하니까. 그거까지 죄다 갈아엎으면 이미 그건 네크로니카가 아닌 뭔가 다른 룰이므로 논외.


요약하자면, 흥미로운 전투와 흥미로운 세계관을 가진 룰이지만, 그 세계관을 흥미롭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애초에 진입도 불가능하며, 진입하고 싶더라도 정발된 게 없는데다 그렇다고 덥크마냥 개나소나 다 가지고 있는 룰도 아니니만큼 한 번 해보기가 더럽게 빡센 룰.


3. 저녁노을 어스름

둔갑동물들로 일상적 소소한 문제를 맞부딪히는 메르헨적 분위기의 서사룰



왜인지 모르겠지만 턀갤에는 퍼리수간텍섹룰로 알려져있는 저스름. 실제로는 훨씬 훈훈한 일상물이다. 무엇보다 퍼리가 안 나온다.

둔갑동물 - 즉, 사람으로 변할 수 있는 동물이 되어 마을에서 소소한 이야기를 펼치는 룰으로서, 정발되어 있는 씹덕룰 중 하나.

장점은 간단하다. 룰의 분위기가 훈훈함. 전투 자체가 없기도 하고, 서로서로 잘한 rp를 칭찬하는게 룰의 기본 골자이다보니 세션 분위기 자체도 자연스럽게 훈훈해진다.

턀판에서는 기본적으로 모험물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에 지쳐서 문득 동화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거나, 나는 존나 rp충이다 싶으면 이거만한 룰이 없음.

판정에 주사위도 안 굴리니 원하는 장면 연출하기도 쉽고, 또 적당한 수준의 신비한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게 되어 있으며, 모습도 동물이면 동물인대로, 인간이면 인간인대로 rp가 다양해지니 rp 많이 하기엔 참 편한 룰이다.


다만 이건 그대로 단점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다이스가 없으니 해프닝이라는 게 참 생기기 힘들다. 전투도 없으니 이야기가 훈훈해지는데, 이건 다르게 말하면 밋밋해진다는 말이기도 하다. 전투룰이라는게 둘 중 스탯 높은 쪽이 이겼다 치고 진행한다는게 끝이니.

거기에 rp비중이 말도 안 되게 높고, 둔갑동물이라는 특성상 씹덕분위기가 되기도 쉽다... 한 마디로, 씹덕끼리 물핥빨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기 쉽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득 메말라버린 갬성을 동화적으로 채워보고 싶다면 한번쯤 해봐도 괜찮을 룰이다.


4. 은검의 스텔라나이츠

전반은 버디 역극, 후반은 보드게임


한때 턀갤에서 되게 자주 돌아갔었는데, 다들 쿨타임이 찬 것인지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룰.

이 룰은 내가 아는 모든 룰 중에서 가장 독보적으로 GM이 할 게 없는 룰이다. 배경 깔고 브금 넣고 보스 짜면 끝. 이야기를 짜고 싶어도 짤 게 딱히 없다.

초반부 - 그러니까 둘둘둘 짝지어서 서로 rp하고 관계 쌓는 과정에서는 GM은 과장 좀 더해서 브금 딱 틀어놓고 롤한판 때리고 와도 될 정도.

오히려 저스름보다 이쪽이 더 텍섹각이 잡히지 않나? 전반부 씬은 기본적으로 1대1로 돌아가는데다 룰도 없이 그냥 rp하면서 부케(칭찬포인트) 받는 게 끝인데.

PC들끼리 노닥거리는 rp를 하고 싶다면 이만한 룰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런데 이건 또 단점이기도 한데, GM이 개입을 못한다. 하면 흥이 깨지기도 하고. 해봐야 이제 슬슬 씬 끊죠~ 하는 교통정리 정도?

그러다보니 신나게 물고빨고 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을 데려다 놨을 때 문제가 생긴단 말이지.

즉, 씹덕이 아닌 사람이나 코드가 안 맞는 사람을 데리고 오는 순간 확 재미가 식는 룰이다.

전투는 재밌긴 하다. 굉장히 보드게임 느낌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