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이드 PC로 GM과 1대 1 던월하는 이야기
이 세션은 PBP로 하다가 roll20로 넘어간 뒤 팍팍 진행되는 중임
하면서 원래는 없었던 설정이나 관계가 점점 붙었는데 이건 그걸 다 적용했음
PL(나): 4레벨 드루이드 PC. 어차피 1대 1이라 서로가 OK한 것은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고 영물이라는 이름으로 커스텀 종족 액션을 얻음. 오래 살면서 능지가 상승해서 지성체로 우화했다는 설정이며, 그 자체가 하나의 신령으로 간주되어서 본연의 모습이라면 다른 걸로 변신해도 일부 꺼낼 수 있음. 이 세상에는 수명이 존재하지 않지만 그거 빼면 평범하게 필멸자인 변칙적인 존재들이 있는데 얘도 그 중 하나임. 힘 17(+2) 민첩 9(0) 체력 16(+2) 지식 8(-1) 지혜 13(+1) 매력 13(+1) 로 파티플레이였으면 컨셉에 잡아먹힌 병신에 불과했겠지만 이건 1 대 1 이었음.
PC의 백스에 대해 간략히 요약하자면, 100년전에 은거한 현자이며 과거에 깊은 상처를 받은 적이 있음.
PC는 자연에게서 받은 것을 자연에게 돌려주는 드루이드로써 조용히 살고 있었음. 그러나 양철 갑옷을 걸친 기사와 여리여리해보이는 종자 하나가 찾아오면서 목가적인 찐따 생활은 끝을 고하게 됨. 기사는 그냥 노망이 든 늙은이였고, 종자는 남장을 한 소녀였음. PC는 손녀가 노망난 할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걸고 어울려주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말은 따로 안했지만 산통을 깨지 않기로 함. 왜 이런 곳까지 왔는고 하니, 전설속의 현자를 찾아다닌다는 것이었음.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왜곡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을 빼려다가 호기심이 동했던 PC는, 이 둘이 용을 잡는다느니 이 땅에 찾아온 재앙을 막는다느니 하는 허무맹랑한 소리에 '그냥 보내면 얘내 죽겠는데'라는 도의적인 차원과 백 년만의 세상 구경이라는 명목으로 여행을 하기로 함. 하지만 자신이 명백한 괴물임에도 평범한 공포나 적의 없이 사람 대하듯 하는 노인의 태도에 PC는 분노해있었고, 동시에 이런 비범함이 그저 노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에 씁쓸함을 느낌.
다리가 부러진 종자가 말에 타고 움직일 수 있도록 말로 변해서 기사를 태운 PC는 산길을 내려가다가 꼬질꼬질한 상인을 만남. 하지만 이놈은 사실 산적 같은 거였고, PC는 발굽에 독발린 가시를 밟고 중독됨. 패닉한 말과 그 위에 탄 종자, 창을 들고 나름대로 분전하는 노인이었지만 PC가 다수의 산적들을 꼬리로 후려쳐서 넘어뜨렸음에도 전황은 확실하게 안좋았고, PC는 곰으로 변함. 하지만 곰으로 변했기 때문에 본능이 너무 강해졌고 피아를 분간 못하고 고기로 보는 지경에 이름. 결국 PC는 덤빈 놈들 중 하나를 상대로 카니발리즘을 펼쳤고 일행은 더욱 어색해짐. 나머지는 도망쳤음.
종자가 자신을 겁내는 것을 아는 PC는 둘을 앞서 걷게하는데, 도망치다가 펌블을 띄웠는지 기절한 산적 하나를 발견함.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는 히키찐이었던 PC는, 얘를 깨워서 정보를 얻기로 함. 곰한테 쫓기다 기절했더니 괴물이 자기한테 말을 거는 상황이면 대화가 도저히 안될거란 생각에, PC는 일시적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약초를 찾아서 산적 눈에다 바름. 성공적으로 실명시킨 PC는 자신을 사냥꾼이라고 속이면서 능청스럽게 산적을 속임.
대화를 통해 얻은 정보는 하나같이 전망이 어두운 것 뿐이었음. 도시는 온갖 역병이 돌고 있으며 사람이 나가기만 할 뿐 들어가질 않아서 먹을 것도 떨어져가고 있으며, 그래서인지 주변 마을에서 보리를 싹 거둬가고 있다는 것, 교회가 조용한 걸로 봐서 그냥 지은 죗값을 치루고 있겠거니 한다는 것. 마을은 풍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탈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세를 거두어가서 다 굶어죽거나 거지새끼가 되었다는 것. 도시로 가서 상황을 파악하려고 해봤지만 돌아오는 것은 창칼이었으며, 그나마 멀쩡한 놈들은 돈을 준다는 말에 치수공사(범람이나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공사)하러 떠났다는 것. 징집관이 사람을 닥치는 대로 끌고가며 먼 곳에선 하루가 멀다하고 화재로 인한 연기가 하늘을 덮는다는 것..
PC는 도대체 노인과 소녀가 무슨 수로 그 지옥도를 들렀다가 사지 멀쩡하게 나올 수 있었는지 의심하면서도, 강이 메마르게 된 시기와 치수 공사의 시기가 겹친다던지 양곡이 도시로 모인다던지 하는 다양한 이유를 근거로 전쟁이 벌어지려 한다는 것을 유추함. 자기에 대한 소문이 어떻게 왜곡되었는지 정도나 알아보려던 PC는 자기가 도대체 무슨 난장판에 발을 들인 것인지 생각하며 턱을 꽉 닫았음.
생각에 빠졌던 PC는, 일행의 인도로 뼈 무더기 하나를 발견함. 확인해본 결과 그것은 어린이의 뼈였으며, 이렇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짐승이 먹었다기엔 뼈가 몇 개 없는걸 제외하면 별다른 징후가 없었음. 즉 식인의 현장이라는 것. 게다가 그 옆에는 아까 등장했던 약초도 있었음. 어른이 먹으면 좆같이 쓰거나 달지만 어린이가 먹으면 전신이 마비되는데, 이 말인즉 이 뼈무더기의 주인인 꼬마는 굶주림을 못견디고 약초를 먹었다가 몸이 마비된 채 산 채로 고기가 발려져 죽었다는 이야기가 됨. 구해줄 줄 알았던 사람에게 산 채로 사시미질 당하면서 잡아먹혔을 아이의 운명을 생각한 PC는 암울해짐. 그러면서도 노인이 감성팔이를 해서 자신에게 묶어두려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빼먹지 않음. 어쨌든 PC는 그냥 가려다가 마음을 바꿔 뼈를 제대로 매장해줌. GM은 마침내 프롤로그가 끝나간다면서 이제 세션을 하자고 했음. 정말 바라는 바였음.
이 다음 이야기 부터는 세션으로 진행함.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더 쓰겠음. 사실 없어도 쓸거임 다음주 토요일이 너무 기다려지거든
주저리주저리 뭘 썼나 봤는데 재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