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인 사람들은 명작 소설을 쓰려고 모인게 아니라 그냥 할 일 없어서 놀려고 모인거니까 더더욱

머릿속으로 상상한 멋지고 훌륭한 스토리대로 이야기가 안 흘러가도 실망할 이유 하나도 없다

어차피 거기 모인 3~5명의 사람들도 전부 뇌내망상 한 번씩 했을텐데, 3~5개의 내뇌 시나리오 중 어느 것도 실제화되지 않는다

그저 재밌는 농담 한번에 다 같이 웃고, 주사위 잘 뜨면 뿌듯하게 미소 짓고, 주사위 안 뜨면 그것대로 또 긴장하고,

그런 일련의 과정이 티알피지의 즐거움이 아닐까?

별거 없고, 소박한데다, 막상 돌이켜보면 엉성한 구석이 널리고 널린 이야기지만,

분명 혼자서 소설을 썼으면 더 완성도 있는 이야기가 나왔을테지만,

그럼에도 후에 돌이켜 봤을 때,

종잇장 속에서 세상을 구한 캐릭터들이 남는게 아니라,

주사위로 세상을 구한 나와 친구들이 떠오르는,

그런 기억이 티알피지의 즐거움이 아닐까?

너무 이야기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그저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그걸로 된 것 같다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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