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친 추위가 둔컨을 지나고 있습니다. 얕은 숲을 관통해서 하트랜드의 심장까지 똑바로 내달리는 지독한 추위이지요. 러스칸에 체류하게 된 지금도 선명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된 고목으로부터 뻗어나와 델렌의 영토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뱀같은 가지들을.
마을을 보이지 않는 용으로부터 구한 네 명의 모험가들에 대해서 기억하시겠지요. 저와 마찬가지로 그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이셨던 것으로 압니다. 요즘 세상에 당당하게 모험가임을 자처할 수 있는 인물이 얼마나 있을까요? 이 시대에도 놀라운 힘을 휘두르고 죽음과 악마를 거꾸러뜨리는 이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서투르지만 맹목적인 정신을 가진 인물들은 특별합니다. 둔컨의 여행자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건 우리 둘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메마른 땅 사람들 중 중요한 몇몇은 서부 하트랜드에서 새롭게 탄생한 무력집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군요. 진짜 계기는 수십년 전의 극지방에서부터 시작된답니다.
백년 전 서리거인들이 네버윈터로 내려왔을 때, 긴 전쟁이 끝났다는 안락감에 잠겨있던 일르판의 후예들은 또다시 신화적인 분노와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큰 희생 끝에 최후의 서리거인이 아마라의 발아래 쓰러지자 자유 동맹은 세상에 존재하는 위협은 용들만이 아니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죠.
거인들은 쓰러졌지만, 그들이 부리던 극지의 늑대들은 페이룬 전역으로 흩어졌습니다. 일부는 추운 지방으로 숨어들어 지역의 생태계를 완전히 바꾸어버렸고, 아주 자연스럽게 페이룬의 골칫거리들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얕은 숲으로 폭군이 슬그머니 흰 발을 들이민 것도 그때쯤이었을 겁니다. 하트랜드의 비무장한 사람에게야 곰이건 겨울늑대건 만나면 목이 날아간다는 점에선 별 차이가 없지만, 제대로 된 우두머리를 가진 겨울늑대 한 무리는 잘 훈련 된 병단에 필적한다는 사실은 잘 아실겁니다. 신화가 사라진 서부 황무지의 고독한 땅에 옛 거인전투에서 번져나온 얼룩이 자리잡은 것이죠. 그리고 그런 얼룩은 딱히 할 일은 없고 머릿속엔 정의감만 가득한 사람들의 신경을 몹시 거슬리게 한답니다.
저는 겨울늑대들을 오랫동안 보호해왔습니다. 누이얀에 대한 소문이 새어나가고 일각수 회의가 얕은 숲에 개입한 건 순간의 실수였습니다. 변명은 하고 싶지 않지만 제가 어째서 일각수 회의에 직접 유니콘 파견의 중단을 부탁할 수 없는지 정도는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제 후회가 어찌됐건 알로르와 그의 수하들은 ‘얕은 숲의 해충 구제’를 목적으로 하트랜드에 입성했고, 숲을 더럽히는 겨울늑대 세력들은 촐트 구릉으로 밀려나야 했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알로르는 절제를 아는 유니콘입니다. 그는 둔컨의 주민들이 뿔 달린 말과 거인전쟁에 관련된 골치 아프고 믿기 힘든 이야기에 시달리지 않도록 은밀하게 모든 일들을 진행했습니다. 결국 그가 차갑고 거친 발톱에 시체로 발견되기 전까진 일각수 회의도 모든 일을 잘하고 있겠거니 생각했답니다.
그 무렵 그들이 둔컨에 도착했습니다. 유니콘의 힘에 쫓기고 무리에게 배신당해 도주중이던 알파를 가차없이 죽여버리면서요. 그들이 웨스트 하트랜드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델렌 휘하 영주의 처단이었고, 두 사건을 연결 짓던 사람들은 촐트 지대의 평화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지니게 됐습니다.
하트랜드에서 일각수 의회가 개입도 모자라, 유니콘 살해 말이지요! 그런 것을쉽게 저지를 수 있는 부류는 얼마 없지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악한이거나, 아니면 태생부터 양심에 구애받지 않는 존재들이거나.
저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를 느꼈습니다. 강력하고 사악한 마법사들은 유니콘을 죽일 수 있지만, 발톱과 이빨자국을 남기진 않습니다. 그런 사소한 정황에 집중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최종적으로 둔컨에서 그런 범행을 저지를 만한 능력이 되는 인물들에게 집중했지요. 4인의 모험가 말입니다. 그러나 그 소문의 터무니없음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저라면 감히 더 섬뜩한 것, 누대의 공포와 야생성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상상할 따름입니다. 그것에 대해선 길게 이야기고 싶지 않군요. 러스칸 무법항의 바닷바람은 무모한 불안으로 가슴을 졸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히 차갑습니다.
당신처럼 전 좀 더 즐거운 것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답니다. 소문의 중심인 기묘한 4인조 말이지요. 그들이 둔컨 전 영주를 관직에서 해방시키고 나서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이름을 마을에 붙였는지 말하면 놀라실겁니다! 정말로 전형적인 오크 작명이죠. 종종 그곳을 습격하기로 마음먹는 오크 산적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만한 이름이라고 할까요.
이곳 러스칸에서 빈둥빈둥 대면서, 그룽니 마을의 전설적인 영주살해자들이 일각수 의회의 발빠른 대처(전혀 배운 바가 없다는 듯 유니콘을 또다시 파견하고, 전령 하나를 송장으로 만드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차분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일각수 의회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요주의 인물 네 명과 얕은 숲에 막 도착한 신참 유니콘의 만남은 틀림없이 유쾌할 겁니다. 개중에는 문엘프 혈통의 블레이드싱어도 있으니 괜찮은 표징이 되겠지요. 일각수 의회의 평소 행실은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들이 새 유니콘을 도와 얕은 숲의 언데드에 대해 최대한 그럴듯한 설명을 찾아주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왜 이렇게 마음이 불안한지 모르겠습니다. 상황에 진전이 있으면 마저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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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가 바드의 편지라는 내용으로 시나리오 끝날때마다 써주던 후기. 떡밥도 던져주고 파티가 한 일도 뽕차게 표현해줘서 좋았음
세션 터지면서 네캅 게시판도 없어져서 남은게 이것뿐이라는 사실이 슬프다
왜 터짐
이게 몇세션 분량이어?
네다섯번 정도였을거임
세번짼가 두번째 편지였던가 그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