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물건은 Call of Cthulhu 5-6판 룰북에 실렸던 시나리오 4종 세트 중 하나인 "The Edge of Darkness". 처음에 6판 룰북 사다가 사람 모아다 굴릴 때 나름 선호했던 시나리오인데 7판 룰북에서는 짤렸음. 개인적으로는 퀵스타트를 꿰차고 계신 코빗 아재의 "The Haunting"보다 이게 크툴루 신화물 시나리오로서는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크툴루 신화물의 기본적인 개념인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를 인간 눈 앞에 던져놓고, 인간이 나름대로 거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결국 대부분 "쉽게는 안 되더라"....는 걸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고, 또한 그 한계라는 게 구체적으로 뭔지도 비교적 알기 쉽게 시나리오 내에서 쉽게 설명해 주기 때문임. 그러니까 장단점을 요약하자면..... 


장점

이것이 크툴루 신화물이다!라고 가르쳐주기는 정말로 좋음. 여러 의미에서.

단편이기는 하지만 다른 시나리오로 넘어갈만한 떡밥도 기본적으로 제공해 줌.

구인을 새로 해서 처음 시작하는 팀에게 적합한 기본 상황을 제공함.


단점

진행 과정이 The Haunting만큼 시원시원하지 않고 기본 4명 플레이가 전제됨.  

따라서 실제로 굴리다 보면 키퍼가 사실상 손을 좀 보는 게 전제되는 시나리오임.

윳툴루로 입문한 사람에게는 크툴루 리얼리티 쇼크를 일으킬 수도 있음.


스포일러성 내용은 일단 가려둠.


요약하자면 아는 사람 일을 떠맡아서 해결하게 되는 내용인데, 여러모로 던위치의 공포(Dunwich Horror)의 축소판에 가까운 전개임. 이븐 가지의 분말도 나오고, 기본 시나리오 상의 전개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원전상의 등장 인물인 아미티지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음... 하지만 이 시나리오의 가장 큰 특성은 이 시나리오의 신화생물이 노답이라서 "제대로 된 전투"가 아예 나올 수 없다는 점임. 간단히 말해서 파티원 전원이 어디서 시카고 타이프라이터 같은 거 구해다 덤벼도 결국 저놈이 이길 수밖에 없는 성능임.... 그렇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저놈을 처리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을 "조사"로 찾아내야 하고, 그 방법을 잘 시행해서 없애버리는 전개가 됨. 문제는 저 "방법"이라는 게 조금 묘해서, 일정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유지가 되어야 하는 방식임. 또한 신화생물 측은 파티원들이 저 방법을 시행하는 동안에 직접 방해할 수 없게 제약이 걸리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만" 이것저것 방해를 시도할 수 밖에 없음. 그러니까 정작 시나리오의 클라이막스에서도 신화생물과 파티원들이 서로 맞싸울 일은 없다... 이런 말임. 이것도 딱 던위치의 공포에서 나온 전개 방식이긴 함.


근데 이게 TRPG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전투는 한 번도 안 하고 그냥 조사해서 찾아낸 방법 잘 시행하고, 그러는 동안 벌어지는 괴상한 상황들만 넘기면 끝나는 별로 재미없는 전개....로 끝날 가능성도 있고, 반대로 신화생물과 조우한 뒤에 누군가가 살해당하면서 생존자들 이성은 팍팍 깎여나가고, 아예 신화생물을 처리할 방법 자체를 못 찾거나 아니면 방법을 시행하다 벌어지는 괴상한 상황에 말려들어가서 사망자가 속출하는 막장 대학살 전개로 끝날 가능성도 있음. 따라서 어느 정도 그런 부분을 키퍼가 "눈치껏"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조금 복잡한 문제가 됨. 다행히도 기본 시나리오 상에서 깔아두는 떡밥이 좀 있으니까 그걸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