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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인트로

X - 비전투

1 - 파워

2 - 역할 구분

3 - 역할군 설명

4 - 클래스 요약

5 - 몬스터 역할군

6 - 리소스

7 - 인카운터 설계 + 아웃트로



원래는 전투의 구성에 대한 기본 골자를 적으려고 했는데 이 쪽부터 다루는 게 맞을 것 같아서 순서를 바꿨어.


4판에서는 기존의 능력이나 마법의 체계가 파워로 바뀌면서 리소스 관리 역시 큰 변화가 있었는데,

도입 당시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개편이었지만 결국 4판에서의 자원 관련 변경점들은 호평을 받고 5판에도 반영되었어.

휴식, 힐링 서지, 소모품 정도로 끊어서 짧게 이야기할게.



1. 휴식



3.5까지는 일정 시간동안 (보통 8시간) 잠을 자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회복되지만 그 이외의 다른 회복 기준은 딱히 없었어.

4판에서는 '숏 레스트'(short rest)와 '익스텐디드 레스트'(extended rest)가 있는데,

숏 레스트는 5분만 걸리고 하루에 몇 번이라도 할 수 있지만, 익스텐디드 레스트는 6시간이 소요되고 한 번 하면 12시간이 지나야 돼.

그 대신 숏 레스트로는 인카운터 파워만이 회복되고, 익스텐디드 레스트로는 데일리 파워, HP, 힐링 서지, 액션 포인트 등 모든 자원이 초기화되지.

잠시 숨을 고르면서 모험 중 태세를 다듬는 휴식과 하루를 마치고 푹 쉬는 휴식의 차이 정도?


기존까지 사용 제한이 있는 능력들은 절대다수가 '하루에 몇 번' 또는 '1dX라운드 뒤' 같은 식의 애매한 제한을 두고 있었는데,

4판에서는 인카운터/데일리의 구분과 휴식 주기의 개편을 통해 능력의 사용 주기를 좀 더 직관적으로 고쳤어.

이 점은 몬스터에도 적용되어서, 몬스터도 앳윌/리차지/인카운터 파워로 능력을 구분했어. (힐링 서지는 갖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용 불가)

몬스터에는 (PC 클래스 템플릿을 붙인 게 아니라면) 데일리 파워가 없었지만, 어차피 같은 몹이 하루에 2번 이상 나올 일은 거의 없었으니까...

그래서 앳윌과 인카운터의 중간 단계로 리차지를 넣고, 몬스터의 인카운터 파워를 사실상의 데일리로 취급한 셈이지.

그렇지만 5분은 아무래도 너무 짧아서 GM이 조절하기 힘든 편이라 5판에서는 숏 레스트가 1시간으로 바뀌는 대신 숏 레스트 능력의 기준이 더 높아졌어.



2. 힐링 서지



4판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사용할 수 있는 HP 회복 자원 개념으로 '힐링 서지'(healing surge)가 도입되었어.

힐링 서지는 사용하면 일정 수치의 HP를 회복시키는 리소스의 단위야.

기본적으로 힐링 서지를 1개 사용하면 최대 HP의 1/4만큼 회복하지만 각종 효과나 능력으로 변동하기도 했지.

4판에서는 1레벨을 제외하면 HP가 건강과 무관하지만, 클래스마다 지정된 힐링 서지의 수가 건강 보정의 영향을 받아.

힐링 서지는 숏 레스트를 할 때마다 원하는 만큼 사용해서 HP를 회복할 수 있고, 익스텐디드 레스트를 통해 초기화돼.

그리고 전투 중에는 각 캐릭터마다 전투에 1번씩 스탠다드 액션으로 '세컨드 윈드'(second wind)라는 행동을 사용해 힐링 서지 1개를 쓸 수 있었어.


기존의 D&D에서는 마법이나 클래스 능력, 아이템 등 개별적인 효과로 HP를 회복했었지.

그런 탓에 '비마법적인 공용 HP 회복 자원'이라는 개념에 반발하는 사람이 제법 있었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순기능이 훨씬 많았어.

먼저, (1명 정도는 있는 게 안정적이지만) 반드시 파티의 구성에 클레릭같은 힐 계통 마법사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얇아졌지.


그리고, 4판에서의 회복 수단 대다수는 힐링 서지 소모를 요구해. '힐링 서지를 소모하여 서지 밸류 + @만큼 HP를 회복'하는 식이니까,

힐링 서지가 다 떨어지면 힐링 서지를 소모하지 않는 드문 능력들을 제외하면 HP를 회복할 수 없게 되지.

게다가 힐링 서지를 회복할 수단은 거의 없어. 에픽 후반까지 갈 거 아니면 휴식 외의 힐링 서지 재충전은 고려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추가로 4판에서 힐링 서지는 HP 회복에 소모하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감소할 수 있어.

에너지 드레인이나 기아/갈증/질식 같은 효과, 일부 독 또는 질병 등 기존에 능력치나 최대 HP를 깎던 효과들이 힐링 서지를 깎도록 통합됐어.

일부 리츄얼이나 아이템은 힐링 서지 소모를 요구하기도 하고, 스킬 챌린지나 지형 등의 특수 효과에 따라 힐링 서지를 깎는 페널티를 받게 될 수도 있어.


3.5에는 '15-minute adventuring day'라는 담론이 있었어.

주문으로 대표되는 하루 단위의 리소스를 전투 한두 번에 모조리 때려박은 뒤 리소스 회복을 위해 쉬다 보니

'D&D 모험가의 하루는 15분도 안 되어서 끝난다'는 이야기였지.

반대로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면 소모품을 잔뜩 챙겨놔서 리소스를 최대한 절약하고 싸우니까 휴식 제약의 의미가 옅어질 때도 많았었고.

이 글 읽는 사람들 중에도 남는 돈으로 힐링 포션 잔뜩 챙겨놨다거나, cure light wounds/lesser vigor/infernal healing 완드 써 본 사람 꽤 있을걸?

그 결과 휴식 및 리소스 관리의 주도권은 언제나 가용 자원이 있고 그걸 관리하는 마법사 캐릭터에 달리게 됐지.

그런데 4판에서는, 데일리 파워가 모두 고갈되어도 나머지 파워로 꾸려나갈 수 있지만 힐링 서지가 모두 떨어지면 HP 회복을 못 하니 그렇지가 않지.

힐링 서지의 감소 속도나 남은 숫자를 통해 adventuring day를 이어나갈지 판단하기 매우 쉬워졌어. 힐링 서지가 모험 지속의 기준이 된 거야.

그렇기 때문에 같은 인카운터를 진행해 같은 결과를 냈다면 힐링 서지를 덜 소모하는 게 전략적으로 더 좋은 상태가 되었지.

그리고 굳이 인카운터 하나의 난이도를 무진장 올리지 않고 자잘한 인카운터를 많이 내서,

힐링 서지를 꾸준히 깎지만 익스텐디드 레스트는 허용하지 않는 식으로 더 넓은 범위의 난이도 조정을 하기도 편해졌어.

4판에서 최대한 스트라이커의 비중을 늘리는 게 가장 효율적인 파티 구성인 이유도 이것 때문인데,

같은 인카운터를 상대한다면 어찌됐건 최대한 빨리 패죽이는 게 덜 두들겨맞는, 즉 힐링 서지의 소모를 줄이는 가장 편하면서도 쉬운 방법이니까.


그렇지만 모든 걸 힐링 서지로 통합하다보니 운이 나빠서 한 명의 힐링 서지가 쭉쭉 떨어지면 그대로 파티 전체의 진행이 멎어버리는 단점이 있었어.

자기의 힐링 서지를 써서 남을 회복시켜주는 건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니까. 나중에는 comrade's succor 같은 게 나왔긴 하지만...

그래서 5판은 힐링 서지를 의존도는 낮췄지만 비마법적 공용 HP 회복 자원이라는 개념은 살린 HD로 개편했어.



3. 소모품



위에서 힐링 서지에 대한 설명을 했지만, '힐링 서지가 떨어지면 포션 마시면 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을 한 사람이 있었을지도 몰라.

4판까지는 캐릭터의 재산이나 마법 아이템이 PC의 성장과 연동되는 방식이라 대부분의 GM은 마법 아이템의 구매를 그리 제한하지 않았었어.

어지간한 마을에서는 간단한 마법 아이템 정도를 NPC에게 구할 수 있었고, 좀 비싼 아이템도 도시에 가면 나오는 걸로 처리했었지.

온갖 마법 아이템들을 파는 가게를 통칭하는 'ye olde magick shoppe' 같은 이야기도 그래서 나온 거고.

왜냐면 적절한 마법 아이템의 획득이 스탠다드인데 마법 아이템을 규제하면 그만큼의 변화를 GM이 알아서 반영해야 되니까 귀찮아지거든.

그런데, 4판의 HP 회복 또는 피해 경감류 소모품 대부분은 힐링 서지 소모를 요구해. potion of healing이라던가, potion of resistance 등...

게다가 4판 힐링 포션의 회복량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서지 밸류보다 포션 회복량이 낮으면 본전도 못 건지지.

에센셜 이후에는 힐링 서지를 소모하지 않는 HP 회복 포션이 나오긴 했지만 조건이 매우 엄격해. (힐링 서지가 없을 때 현재 HP가 최대 HP의 절반 이하)

물론 쓸만한 소모품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예전처럼 돈을 마구 발라서 HP를 채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이야기지.

그렇기 때문에 파티 내의 리더 수는 1명이 가장 적절한 비중이었어.

리더가 아무도 없으면 힐링 서지의 효율이나 소모에 드는 연비가 너무 나빠지고, 리더가 2명 이상이면 힐량은 과하게 넘쳐나는데 딜이 부족해지니까.


어쨌든, HP를 회복하려고 힐링 포션을 사는데 그 포션 사용에 회복용 자원을 잡아먹으니 4판에서는 힐링 포션을 거의 쓰지 않았어.

누군가가 누웠는데 그 캐릭터가 이미 세컨드 윈드를 쓴 상태라 일으킬 수단이 없거나, 정말정말 마이너 액션의 HP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말이지.

그래서 5판에서는 힐링 포션의 사용이 딱히 다른 자원을 소모하지는 않지만, GM이 원한다면 포션의 구매 자체를 제약하도록 권장하는 방식으로 이동했어.



아마 다음 글이 마지막이 될 것 같은데 막상 마무리를 하려고 하니 딱히 어떻게 써야할지 생각이 잘 안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