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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인트로

X - 비전투

1 - 파워

2 - 역할 구분

3 - 역할군 설명

4 - 클래스 요약

5 - 몬스터 역할군

6 - 리소스

7 - 인카운터 설계 + 아웃트로



사실 지금까지 할 만한 이야기는 어지간해서는 다 한 상태고, 남은 건 이미 역대 DMG에 숱하게 실리던 내용들뿐이라 애매하네.



1. 기본 구성



D&D의 전투는 뭐가 됐든 '어떤 요소를 언제, 어떻게, 얼마나 낼지'가 기본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때와 장소와 상황에 따라서 같은 몹이 나오는 전투라도 평가가 크게 갈릴 수가 있지.

여기에 관해서는 마침 내가 인용하고 싶었던 부분 상당수를 나보다 잘 적은 글이 나오기도 했으니까 이거부터 가서 보고 오자

(여기 클릭)


기본적으로, 인카운터의 구성은 '그 인카운터에서 표현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괜히 머리 쓰게 만든답시고 생각없이 이거저거 다 때려박다가는 GM과 플레이어 서로 골머리만 아프고 정작 인상은 매우 나쁜 전투를 만들 수 있거든.


- 한 번에 낼 구성 요소는 2~4가지가 적정 수준


4판의 몬스터 구성은 꽤 단순해서 몬스터에는 피트도 스펠도 없는데다 히로익 초중반은 PC의 선택지도 많지 않은 편이지만,

몹을 대여섯 종류씩 집어넣으면 전반적인 방침은 물론이고 당장 주어진 옵션부터 뭘 해야할지 혼란스러워져.

게다가 몹 종류가 많으면 그걸 상대하는 플레이어는 물론이고 몹을 컨트롤할 GM도 이거저거 착각하거나 빼먹기 시작한다.

지형 자체의 특수효과나 공격형 함정 같은 몹 이외의 장치가 있으면 더욱 기억하기 힘들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한 종류의 몹만으로 도배할 때는 PC들에게 잡몹 소탕하라고 바닥을 깔아준 게 아니면 과하게 단순해지지.

달랑 솔로 하나만 냈을 경우는 5번 글에서 이미 다뤘으니 생략.


- 전투 컨셉에 맞는 역할군과 분류 선정


어차피 TRPG는 GM과 플레이어가 경쟁하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전투의 긴장감을 살리면서도 적절한 느낌을 연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령 돌격 좋아하는 두목이 이끄는 소규모 산적 집단의 경우에는 브루트/솔저/스커미셔 중에서 원하는 몹을 골라 적절히 부대원을 구성한 뒤,

두목은 엘리트로 설정하면 깔끔하게 구현할 수 있겠지.

반면 진형을 갖추고 전진하는 부대의 경우에는 브루트/솔저로 전열을 구성하고 아틸러리/컨트롤러로 후열을 구성하는 게 기본이지만,

적군에 암살자나 특수부대를 등장시키고 싶다면 후열 부대 대신 러커 또는 스커미셔를 측면에 은신시켜서 배치할 수도 있고.

사악한 주술사에 의해 조종당하는 마을 사람들 같은 케이스는 마을 사람들을 적절한 역할군의 미니언으로, 주술사를 엘리트/솔로 컨트롤러로 두겠지.

이런 식으로 전투에 맞는 역할군과 분류를 미리 설정해두면 인카운터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의 기본이 쉽게 잡히게 돼.


- 전멸전 이외의 다른 목표 부여


캠페인 전체가 핵 & 슬래시라면 딱히 상관없지만, 계속 뭔가를 때려잡는 전투만 하기보다는 변화를 주는 데에서 신선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

D&D가 아무리 전투 중심이라고는 해도, 적들을 전부 눕히는 것만으로 스토리가 진행되어야 할 이유는 없어.

그렇기 때문에 특정 NPC를 구출한다거나, 전투 중 어떤 물건을 제한시간 내에 회수/발견해야 한다거나,

다른 외부인이 휘말리지 않게 제약을 걸고 싸운다거나, 어떤 장소를 보호하는 등 다양한 부가적인 목표를 둠으로서,

전투 내적으로는 빨리 적을 눕히는 것 이상의 전술적인 문제를 던져줄 수 있고, 외적으로는 전투에 얽힌 스토리를 더욱 진전시킬 수 있겠지.


- 전투의 결말 설정


전투의 절정 부분은 솔직히 어지간히 골빈 GM이 아니면 다들 알아서 케어하기 마련인데, 결말에 대해서는 놓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

그렇지만 같은 진행을 통해 같은 결과를 낸 전투라도 결말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다.

왜냐면 사람이 느끼는 인상은 '전체적인 과정의 평균'이 아니라 '절정에 다다른 순간'과 '결말'이 찾아왔을 때에 좌우되거든.

엔딩 망쳐서 평가 말아먹은 게임이나 영화 같은 거 떠올리면 이해가 쉽겠지. 자세한건 peak-end rule로 검색해보자.


가령, 간혹 전투를 승리로 마무리지었다고 해도 그게 전체적인 줄거리에서 악역에게 좋은 일을 해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전투가 끝났을 때 바로 그런 결과를 던져주는 건 매우 좋지 않은 진행이야. 전투 자체가 무의미했다는 인상을 심기 딱 좋으니까.

PC가 이겼으면 그 직후의 상황에서는 묘사를 뽕차게 해주든 보상을 왕창 주든 어찌됐건 승리의 기쁨을 느끼게 해 줘야 된다.

떡밥 푸는 거야 축배를 들고 나서 열기가 가라앉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반대로 PC가 졌을 때에 어떻게 할지도 대강은 미리 생각해 놓는 게 좋아.

TRPG가 무슨 하드코어 모드만 있는 것도 아니고, 졌다고 무조건 시트 찢는 게임은 아니잖아?

난이도가 제법 있는 전투다 싶으면 그게 최종전급이라서 무조건 이겨야 되는 전투가 아닌 이상,

패배해도 어찌어찌 후퇴할 수 있는 탈출구가 있다거나, 죽이지 않고 포로로 잡아가는 등, PC가 졌을 때에 빠져나갈 구멍 정도는 마련해두는 게 정상이고,

목적 자체가 실패했어도 그 전투에서 나온 결과를 만회 혹은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암시 정도는 줘야 캠페인을 지속할 이유가 생기겠지.


- 흥미를 높일 수 있는 지형 구성


컨셉을 아예 장판파처럼 시즈모드하듯 붙박이하는 전투로 잡아놓은 게 아닌 이상, 같은 위치에서 공격만 하는 건 노잼에 가까워지기 쉽다.

전투를 하면서 매번 똑같은 사각형 방만 보는 건 더하지. 이게 무슨 80년대 구닥다리 던전도 아니고...

이런 점들은 지형을 잘 짜면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전투에서 동적인 느낌을 주기 가장 쉬운 방법은 이동을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거지. 물론 그게 너무 과하면 골때리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동을 유도할 만한 장치인 지형 자체로 부여되는 버프나 디버프를 설정한다거나, 지형 구조를 원형으로 만든다던가,

(주로 스커미셔에게 많은) 이동 관련 능력을 이용한 적의 전술, 위에서도 언급한 인카운터의 부가 목표 설정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어.

그리고, 플레이어나 적 모두가 움직이기에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야겠지.

4판 DMG에서는 최소 8x10 정도가 무난하고, 라지 몹들이 있으면 최소 16x10, 휴즈 몹들이 있으면 최소 20x20 정도의 기준을 잡아뒀어.


지형을 바꾸는 건 전투 외적인 측면에서도 흥미를 돋구기 더 좋아.

그냥 똑같은 모양의 방만 쭉쭉 나오는 던전보다도, 어떤 방은 복도가 쭉 뻗어있고, 어떤 방은 빈 공간이 크고, 어떤 방은 다른 방보다 매우 좁게 두는 등,

다양한 특징을 부여한 공간은 '이 방은 왜 이런 모양일까?'나, '이 방을 어떻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같은 다양한 생각을 떠올리기 쉬워지지.

더 구체적인 맵일수록 보는 눈이 더 즐거워진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을 거고.



2. 파티에 맞게 조정하기



GM이 전투를 열심히 짰지만 파티의 역할군 배분이 이상해서 전투 난이도가 어그러진다거나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지 않아 반응이 나쁜 경우도 있어.

그럴 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캐릭터의 역할군에 맞게 조정


파티 구성에 맞게 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각 역할군이 뭘 하는지부터 잘 알아야겠지? 그러니까 혹시 아직 안 읽었다면 3번 글을 먼저 읽고 오자.


캐릭터의 능력을 이해하고 있다면 그 캐릭터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혹은 해내기 어려운 일이 뭔지 알 수 있게 되지.

그 단계에 도달하면 전투에서 후자의 경우를 배제하면 돼.

가령 리더가 없는 파티라면 힐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서지가 빠르게 동나고 전투가 극초반에 결말이 나기 쉬워지니,

몹의 전체적인 딜량을 낮춰서 숏 레스트까지 버티기 용이하게 하거나, 포션 같은 회복 아이템을 뿌리고 익스텐디드 레스트 주기를 빠르게 돌릴 수도 있어.

스트라이커가 없는 파티는 몹의 HP를 낮게 잡는 게 좋을 거고. 미니언 비중을 늘리고, 솔로는 사실상 금지급에 엘리트도 비율이 낮아지겠지.

반대로 컨트롤러가 없으면서 다른 앳윌 광역딜 수단도 없다면 미니언 도배를 PC들이 처리하기 더 힘들겠지?

물론 이런 조정은 디펜더가 있을 때 러커 중심으로 몹을 낸다거나, 전방에 솔저 세우고 아틸러리로 리더를 저격하는 등,

역으로 난이도를 올리는 데에 이용할 수도 있지.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PC의 단점을 부각시키는 걸 너무 자주 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자기 PC가 무능력하다고 느끼기 쉬우니까.


- 플레이어의 취향에 맞게 조정


이 경우는 전투의 난이도 같은 문제가 아니라, 전투의 컨셉이나 방향성을 다루는 이야기야.

이 부분은 예전에 썼던 '4판 DMG의 플레이어 분류' 글과 연동되는 내용인데 (여기 클릭)

8페이지짜리 내용을 전부 번역해서 쓰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서 굳이 적지는 않을게. 궁금하면 4판 DMG2를 구해서 42-49페이지를 읽어봐.


사실 이 글 자체가 4판 DMG 챕터4 + DMG2 챕터2 요약글이긴 하지.

자기가 특정 에디션을 쓰는 게 아니라도 마스터용 하드커버는 생각해 볼 내용들이 많이 적혀있어서 참고가 많이 돼.

3판이나 4판 DMG라던가, 패스파인더의 게임마스터리 가이드라던가...



PS. 4판의 접근성


4판이 당시에 인기도 나쁘지 않았는데 이제는 왜 4판이 안 보이나 궁금한 사람들이 많은 거 같네.

그 썰을 좀 풀자면, 4판은 라이센스가 OGL에서 GSL로 바뀌면서 접근성이 완전히 바닥이 됐어.

공식 홈페이지에서 아예 코어 룰을 모두 제공했고 서플도 Archives of Nethys나 d20PFSRD로 풀렸던 패스파인더 같은 경우가 아니라도,

기존에는 캐릭터 완성을 보조해주는 편리한 도구인 캐릭터 빌더나 몬스터 검색 및 제작용 도구인 어드벤처 툴이 오프라인으로 공개됐었고,

그 이후에도 지금의 비욘드의 선조격인 'D&D 인사이더'를 유료로 구독하면 그나마 각종 데이터를 일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는데,

5판 나오면서 신규 가입도 끊기다가 2019년 12월에는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됐거든. 돈 내고 보고 싶어도 서비스 종료라서 못 해.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예전에 4chan /tg/ 보드에서 돈법사 데이터베이스를 추출한 데이터 모음이나 과거에 공개된 빌더 써서 복돌이질을 해야

그나마 부담이 적은 캠페인을 굴릴 수가 있지. 그게 싫으면 일일이 온갖 보조용 PDF나 실물 책들을 매번 뒤적거려야 하는데 그게 무슨 생고생이야...

게다가 4판은 드래곤이나 던전 매거진에 실린 옵션이 엄청나게 많아서 수동으로 찾아보기도 5판보다 훨씬 힘들고.

지난 글에서 관련 댓글이 있길래 말하는 거지만, 4판은 여러모로 지금 하기에는 참 불편한 룰이야.



대충 이 정도로 글을 마무리지어봤는데 어떨지 모르겠네.

부족하다 싶으면 예전에 왔을 때 5판 관련 개발자 칼럼을 틈틈이 끄적여둔 목록도 첨부해둘 테니까 읽어봐.

(여기 클릭)

저거 외에도 주로 5판 관련 글을 좀 깨작거리다 탈갤하긴 했는데 여긴 진짜 한결같이 망갤로 보이는 건 어쩔수 없는 듯. 망갤 맞으니까...

아마 앞으로 또 올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오랫동안 안 올 거 같다.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