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시나리오는 구판 룰북이 아니라 "요그 소토스의 그림자(Shadows of Yog-Sothoth)" 뒤에 실린 보너스 시나리오 둘 중 초보자용인 People of the Monolith. 기본적으로 코난 사가의 원작자인 로버트 E 하워드의 "검은 비석(The Black Stone)"을 기반으로 하는 간단한 시나리오고.... 대신 그 다음에 실어 놓은 건 반대로 난이도를 상당히 올려둔 물건이라 패스. 개인적으로 크툴루 신화와 CoC를 소개하는 시나리오로 쓰기에는 구판 룰북 시나리오들 못잖은 작품이라고 생각함. 난이도도 훨씬 낮고.
장점
외국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전투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투르크군은 위대했다!
단점
코빗을 잡는 것보다도 쉽게 끝날 수 있다.
뭔가 모험을 기대했다면 실망하기 쉽다.
쓸데없이 멘탈만 나간다
스포일러성 내용은 일단 가려둠.
요약하자면 "여기는 헝가리의 한 작은 마을..." 정도로 간단한 취재 여행을 다루는 시나리오. 기본적으로 이 시나리오의 배경은 헝가리지만, 굳이 헝가리에서 시작하지 않아도 되고, 그게 키퍼 입장에서 편함. 기본적인 세팅 자체가 "다른 곳에서 살던" 파티원들이 어찌어찌해서 조사 겸 취재를 위해서 헝가리의 한적한 시골마을까지 가게 된다는 거거든. 그러다보니 가는 과정 등에서 이것저것 외국어를 필요하게 만들면서 파티원들을 굴릴 수 있음. 그렇게 마을에 도착하고나면 그들이 여기까지 조사하러 온 대상과 마을의 관계라든가 그런 걸 조사하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괴담이 도는 마을 근처의 거석을 조사하고 돌아오면 끝남.
어, 이게 끝임. 기본 세팅 기준으로 신화생물은 한 마리도 안 나오고, 전투 그런 거 안 함. 그러니까 전투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됨. 대신 조건부로 거석 주변에서 고대의 성채라든가, 혹은 고대의 제례 의식의 환영을 볼 수 있는데, 그러면 이성이 까이는 방식임. 특히 제례 의식의 경우 이 동네 제례 치고 제대로 된 게 없는데다가 강력한 초자연체의 환영까지 등장하기 때문에 멘탈이 아주 갈려나갈 수 있음. 쉽게 말해서 X-Files 같은 데서 "외계인은 없어요"라고 외치던 사람이 눈 앞에서 UFO가 날아가는 장면을 보고 넋을 놓는 뭐 그런 상황을 다루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하고 진행하면 됨.
정말 뒷이야기로, 사실 이 시나리오에서 신화생물이 하나도 안 나오는 이유는 소설 설정상 술레이만 대제 시절에 헝가리를 정복하러 가던 투르크군이 여기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 알아낸 후 무함마드가 축성한 무기라든가 고대의 경문이라든가 그런 거 다 동원해서 몰살했기 때문임. 그래서인지 이 시나리오 보상 중 하나는 술레이만의 가루(Dust of Suleiman)라고 해서 지구 외의 존재가 닿으면 대략 산탄총 이상의 피해를 받는 정신나간 가루를 만드는 주문임. 문제는 재료가 워낙 구하기 빡센 물건이라는 점하고 지구 원주민으로 취급되는 크툴루나 딥 원 등에게는 안 먹히는 점 정도.
앙 건떨괴
슐레이만의 가루나 먹어라 이 사악한 외계 괴물아!
근데 CoC에서 예수나 무함마드 같은 성인들은 정체가 뭐라고 나옴? 친인간적인 신성이나 신통력이 있는 건 확실해 보이는데.
크툴루 신화는 대개 다른 동네 세계관처럼 현실의 문제 / 사건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데, 일단 최소한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는 전개로 감...
그러면 CoC 성인들은 정말 신적이거나 반신적인 존재인가? 외신이 아니라 구신이나 야훼와 연관된?
그런데 야훼가 크툴루 신화에 존재한다는 설정은 없지 않나? 흐음...
그런 거 안 나오는 거지 "없다고는" 안 했으니까... 예를 들어서 마녀의 집에서의 꿈(The Dreams in the Witch House)에서 기도 소리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었음.
그런데 만약 야훼가 크툴루 신화에 존재한다면 아자토스는 어떻게 되는 거임? 크툴루에서는 야훼가 에덴동산이나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다손 치더라도 우주의 창조자가 둘이니까 설정충돌 아닌가? 논리적으로 야훼가 없어야지 아귀가 들어맞지 않나?
야훼가 있긴 있으되 전지전능한 창조주...라는 건 후대에 곡해된 거라고 하면 안 될 이유가 있나. 그레이트 올드 원이나 기타 신화생물들도 원래 이름이야 어쨌든 인간에게는 한 이름으로만 통하는 게 아닌데.
그러면 크툴루에서 야훼는 그냥 엘더 갓의 일원이나 외신에게 적대적인 다른 신적 존재로 봐도 무방한 건가?
언급 자체가 회피되긴 하는데 뭐 그렇게 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인류를 파괴하는 것 보다 갖고 노는 걸 좋아하는 그레이트 올드 원일 수도 있겠지...
그말 참 설득력 있다. 야훼를 그레이트 올드 원으로 본다면 지구는 통제된 환경에서의 실험장이고 인류는 그 실험장 내에 서식하는 생쥐들 같은 거라고 비유할 수 있겠네.
아예 야훼 = 아자토스 드립 어때? 아브라함 계통 유일신 계 신화와 신비, 이적들은 사실 다 니알라토텝의 농담. 지구에 현신한 창조주부터 사탄, 벨제붑, 미카엘, 가브리엘, 예수와 읍읍읍읍 까지 사실 다 니알라토텝이거나 니알라토텝의 추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