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플레잉 게임을 위한 미스터리 시나리오라는 건 망하기 일수라는 평판을 들어왔어, PC들이 끝내 정해진 이야기가 아닌 길 쪽으로 걷잡을 수 없이 방향을 틀어버리거나, 특정한 단서를 못 구하는 상황이 되어서, 결국 이야기를 진행하지 못할 수준이 되거나 파국으로 향하거나 하는 상황이 되는 거지. 플레이어들은 뭘 해야 좋을지 모르게 되고, GM은 플레이어들이 뭔가 잘못했다고 느낄 것이야. 그러면 걍 게임은 지루해지고 불만이 가득차게 되는 거야.
대표적인 예시로
PC들이 살인자에게 다가가는 장면에서, PC들이 집 밖을 수색하지 않은 거야. 그래서 늑대 발자국이 사람 발자국으로 바뀌는 걸 절대 찾지 못한 거지. 러브레터를 찾는 수색 판정을 실패해서 사건의 피해자였던 두 여성이 한 남자와 연애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댄너네 고기' 라고 적힌 부셔진 나무판자를 보았지만 지역 정육점으로 되돌아가 조사해보는 게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고기 가공 공장으로 가서 잠복하는 걸 선택해버리는 것까지. 이러한 것들이 그 예시야.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미스터리 시나리오는 RPG중에서 제일 별로야 라는 잘못된 결론을 내리곤 해. 전형적인 살인 미스터리에서 주인공은 유능한 탐정이지만, 플레이어들은 유능한 탐정이 아니라는 점이 미스터리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야.
아니면 누가 내게 말했던 것처럼 '플레이어들은 셜록 홈즈가 아니에요' 같은 이유라던가
결론이 부정확하더라도, 어느정도 일리는 있어. 예를들어 'A Study in Scarlet'에서 셜록홈즈는 살인 현장을 조사하는데, 홈즈는 방 구석해서 약간의 잿더미를 발견하고 그것들을 조심스럽게 연구해서 그 잿더미들이 트리치노폴리 시가에서 나왔다는 결론을 내려.
자, 이제 홈즈식 추론의 예시가 게임 진행시 어떻게 되는지 분석해보자
1. 플레이어는 성공적으로 방을 조사할 필요가 있어
2. 플레이어들은 잿더미를 조사하기 위해 그것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3. 플레이어들은 잿더미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판정을 성공해야 할 필요가 있어
4. 플레이어들은 옳은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그러한 지식(잿더미가 무엇인지)을 사용할 필요가 있어.
실패할 가능성이 4개나 있네.
1.pc 들이 방 수색에 실패할 수 있다. 방을 수색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거나, 능력치가 낮아서 실패하거나
2.잿더미 조사에 실패할 수 있다. 잿더미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어
3.잿더미가 무엇인지 알아내는데 걸 실패할 수 있다.
4.PC들이 나온 정보들을 가지고 정답을 추론해내는데 실패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단서를 정확히 알아내는게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 필수적이라면(예를들어 PC들이 가장 가까운, 특정한 담배 가게로 가서 질문해야만 했더라면)
그 단서는 '체크포인트' 역할을 하게 돼. PC들이 단서를 이해하거나, 아니면 진행이 막혀버리던가.
시나리오 설계에 있어서 '체크포인트'는 늘 커다란 문제였고, 피할 필요가 있었어.
근데 우리는 방금 미스터리 시나리오에서는 이것이 더 큰 문제가 된다는 걸 알 수 있었지?
하나의 단서가 단순히 하나의 체크포인트인 게 아니라 사실상 여러개의 체크포인트라는 걸 확인했으니깐.
-검슈내용 생략. 알아야 할 점 검슈는 시스템적으로 실패 가능성중 1,2,3번을 없애서 4번만 해내면 줄줄이 소시지마냥 단서가 단서로 이어짐.
단서 A -> 단서 B -> C 식으로 이어진다는 것.
사실 이렇게 단순화한 이야기 진행 방식이 미스터리 장르에서 대표적인 건 아니야. 단순한 반대되는 예를 들기 위해, 셜록홈즈로 돌아가보자.
왓슨: 정말 단순하네요, 그런데 다른 남자의 키가 어떻게 되죠?
홈즈: "왜, 남자의 키는 십중팔구 그 사람의 걸음 걸이로 이야기할 수 있지. 이건 간단한 계산이야. 비록 내가 너를 숫자로 지루하게 만들어도 의미 없지만, 난 점토 바깥쪽과 먼지 위에 찍힌 이녀석의 걸음걸이를 가지고 있지. 그리고 난 내 계산을 확인할 방법이 있지. 남자가 벽에다가 글을 쓸 때, 본능적으로 자기 눈높이 이상에 글을 쓰게 되어있어. 자, 글이 땅에서부터 6피트 위쯤에 있으니깐. 이건 그냥 어린애 장난이었어"
이건 커다란 미스터리 안에서 이루어진 하나의 작은 추론일 뿐이야. 그렇지만 너희도 알아차렸을텐데, 홈즈는 사실상 여러가지 단서들을 모으고, 그것들을 조사해서 결론을 도출해내. 그리고 사실상 이러한 것들이 미스터리 장르의 전형적인 구조지. 탐정이 천천히 증거들을 모으고 마침내 결론이 짜잔. 홈즈 스스로 한 말중에 가장 유명한 건
불필요한 일들을 제거하고 나면 아무리 불가능한 것일지라도 무엇이 남든 그것이 진실이라네
많은 경우 미스터리를 푸는데 필요한 모든 증거가 수집되기 위해서는 많은 작은 추론들이 필요해.
A Study of Scarlet이 보여줬듯이 아무리 이러한 작은 추론들이라도 단독적인 단서가 되는 게 아니라 증거의 기반이 될 수 있어.
이러한 관찰이 우리를 거침없이 우리가 찾던 해답으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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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단서 규칙
우리가 미스터리 시나리오를 디자인 할 때마다 우리는 예외없이 세 단서 규칙을 따라야만 해.
PC들이 우리가 바라는 결론에 이르게 하기 위해서 최소한 세 가지 단서를 포함시켜.
왜 세 개냐고? PC들은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논리적 비약을 하기도 전에
1. 단서를 놓치니깐
2. 단서를 무시하니깐
3. 단서를 잘못 해석하니깐
장난이었고, 하나의 단서를 하나의 계획이라고 생각한다면 (예를들어 A 단서를 찾고 B를 도출해내고 C로 간다는 계획)
세 개의 단서가 있다면 계획이 한가지만 있는게 아니게 되고, 두 개의 예비 방편을 가지가 된다는 거지.
만약 플레이어들이 내가 준비한 하나의 단서와 마주쳤는데 앞선 세 개의 경우에 당착해봐. 어때 예비 방편을 준비해두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해졌지?
시나리오에서 가장 좋은 경우는 플레이어들이 세 가지 단서를 다 찾는 거야. 그것들을 이용해서 자신들의 결론의 뒷받침되는 주장을 탄탄하게 하고, 의심을 확신으로 바꿀 거야. 셜록 홈즈처럼
최악의 경우에는, 올바른 결론에 도달하고 모험을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하나의 단서라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해.
중요한 팁을 알려줄게. 세 단서 규칙에는 예외가 없어.
"그렇지만 저스틴(이거 글 쓴놈 같음)!"
네가 말하는 거 다 들었어.
" 이 단서는 정말 명확해요. 플레이어들이 이걸 찾아내지 못할리가 없어요."
내 경험상, 너는 아마 틀렸어. 우선 너는 시나리오를 디자인했잖아. 너는 이미 이 미스터리의 해결법이 무엇인지 알고있기 때문에, 이 단서가 명확한 단서인지 아닌지 개관적 판단을 내리는 건 힘들어.
그리고 네가 맞더라도 그래서 뭐? 단서를 여러개 가지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비참해지기보다는 안전을 추구하는 건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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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내용은 별거 없음
1.체크포인트가 아닌 거에는 굳이 단서를 세 개나 둘 필요 없다.
dnd에서는 보물방 찾을 때 수색판정을 한다는 거 같은데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판정 한 번만 하고, 꼭 필요한 거라면 세 단서 규칙을 지켜라.
2.울티마 온라인 디자이너, 데우스 엑스 디자이너 들이 자기들도 무언가 만들 때 일단 정석 공략을 하나 만들어두고, 플레이어들이 그외의 것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해둔다네
예를들어, 문을 원래는 열쇠로만 딸 수 있는 걸, 그 스카이림마냥 락픽으로 따던가, 문을 무수고 들어가던가, 대포를 쏘던가 하는 식으로말이야
3.세 단서 규칙을 지키면 좋은 점으로 플레이어들이 단서를 발견하고 그것이 단서라는 걸 알았을 때 기분이 좋다는 점을 들었음.
남은 모르는데 나만 아는 혹은 우리만 아는 해결법? ㅗㅜㅑ 한다면서.
반대로 단서가 많아서 나쁜점? 그런게 있겠냐?
4.정보를 숨기기보단 많이 제공하는 쪽이 좋다고 함.
숨기는 건 본능이라 어쩔 수 없는데 숨기면 숨길수록 걍 괜히 이야기만 틀어막을 뿐이라고.
근데 중요한 건 단서를 주는 거지 정보를 혜자처럼 주는 게 아님
정말 글 맨 처음에 앞서 이야기 한 것중에서
'댄너네 고기' 라고 되어있어서 근처 지역 정육점을 찾아봐야하는구나! 하게 해야지
'~~시까지 ~~~에 ~~~로 오시오.' 라고 되어있는 건 미스터리가 아님.
멘탈참피 다시 올렸네ㅋㅋ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일리가 있다 정도는 어떨까
좆같아서 수정해서 올림
그리고 그 둘을 쓰간 어느정도 일리가 있다 로 바꿈
충분히 유익한 글인데 좋은거 공유하자는 글에 말투가 어떻니 뭐니 시시껄렁한 트집 잡는애들은 무시하면 됨
추가내용 걍 댓글로 달음 메인은 본문에 다 있는데 더 길게하면 보기 좀 그래서
때때로, 여러분이 아무리 노력을 많이 하더라도, 플레이어들은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곤 합니다. 그들은 단서가 무엇을 의미한느지 모르거나, 단서를 무시하거나, 단서를 사용해서 엉뚱한 결룬을 도출해내거나, 아님 그냥 틀린 방향으로 향합니다. 이러한 건 세 단서 규칙을 적용했더라도 플레이어들이 실제로 무슨 미스터리를 해결해야 하는지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에 대부분 발생합니다.
예비 방편용 백업 계획이 유용할 때였는데, 이 시나리오에서 문제점은 PC들이 너무 소극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그들이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았거나, 정보를 잘못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 PC들에게 무언가 적극적인 일을 일으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교착상태일 때 레이몬드가 해준 조언은 "총을 든 사람을 문 안으로 들여보내라." 였습니다. 제 대표적인 피드백 또한 그와 일맥상통합니다. 나쁜 놈이 PC들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고, 누군가를 보내서 그들을 죽이거나 뇌물을 주는 것.
또다른 좋은 방법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죽는다." 좀 더 일반적인 장면에선, "다음 장면에서 나쁜 놈의 계획대로 일이 발생된다." 입니다. 이러한 것들은 주도적으로 PC들이 상호작용 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나 사건을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아이디어는 당연히 단순히 '무언가 발생한다'가 아닙니다. 당신은 PC들에게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새로운 단서(더 낫거나, 더 많은)를 주는 사건을 원할 것입니다.
시나리오 내에서 최악의 경우, 당신은 pc들이 어떻게 망가지더라도 시나리오를 만족스럽게 마무리 지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최종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예를들어, 늑대인간이 나오는 미스터리에서, PC들이 완전히 갈피를 못잡고 망했다면, 당신은 단순히 늑대인간들을 내보내서 그들을 죽이면 됩니다. (왜냐면 늑대인간은 PC들이 "진실에 너무 근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결말은 대개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적어도 모든 예비 계획들이 실패한 시점에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게 해줍니다.
이하 추가내용2
Red Herrings는 미스터리 장르에서 클래식한 요소입니다. 모든 증거가 X 를 향하고 있을 때, 이건 그저 X에게 관심을 돌리는 거고 진짜 살인마는 Y! 같은 경우를 말함.
RPG 시나리오의 요소로 이게 쓰였을 때에는 정말 과평가 받는대, 진짜로 극히 신경 써서 쓰는 게 아니라면 절대 쓰지 말래
1.안그래도 플레이어가 추론하는 게 충분히 어려운데 이걸 쓰면 걍 더 어렵게 만든다. 그리고 한 번 플레이어가 결론에 도달하면 정답은 이거야! 하고 생각을 굳힌다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내린 결론을 없애고, 증거들을 다시 검토하는 건 극도로 힘들대. red herring을 만드는 방법은 정말 누가봐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증거를 하나 있게 두는 것. 예를들어, PC가 용의자를 체포하고서도 살인이 이어진다 같은. 그런데 이런 시나리오 만든 사람 입장에서 '누가봐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증거' 라는건 사실 '누가 생각해도 명확해서 절대 놓칠 수 없는 단서' 랑 같은 급이래
2. 만들 필요가 없어. 증거만 충분해지면 플레이어들이 알아서 용의자 몇명 추려서 알아서 한대 이것들을 달리 말하면, 미스터리 시나리오를 쓸 때 개꿀팁은 자동차 사고를 피하는 것과 같대.
고생하셨음!
ㄱ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