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구판 기준으로 설명.

기본적으로 크툴루 신화는 "있음직한" 배경을 그려내기 때문에 몬스터가 들끓고 마법이 난무되는 다른 판타지 세계관들과는 달리 신화생물들은 사람들 눈이 닿지 않는 곳에 주로 서식하거나 정체를 감추고, 마법 같은 거 쓸 줄 아는 사람들도 세간의 이목을 피해서 몰래 쓴다는 설정의 세계관임. 따라서 그런 요소 중 하나인 "주문"도, 원칙적으로 플레이어가 아닌 키퍼의 것이라는 게 CoC의 관점이고, 그에 따라서 주문의 습득과 시전을 모두 빡세게 만들어 놓음. 또한 이 세계의 주문은 대체로 우주의 진리 같은 걸 적당하게 활용하는 방식이지, 딱히 개인의 특별한 재능에 의존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노력하면" 아무나 터득할 수 있음. 대신 그만큼 주문을 배우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개나소나 주문을 쓰면서 날뛰지 않는 거고. 어차피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총과 폭발물이 있다 이거지... 


배우는 방법

가장 골아픈 부분. 딱히 재능 같은 걸로 금수저를 가르는 동네는 아니기 때문에 주문을 배우는 거 자체는 딱히 이성을 소모하지 않고, 아무나 배울 수 있는데.... 배우는 "방법"과 과정이 좀 개판이다. 일단 크툴루 신화 서적 읽기 / 다른 사람에게 배우기 / 신화적 존재가 직접 가르쳐주기 정도로 나뉘는데 책을 읽거나 남에게 배우는 건 책이나 가르쳐 줄 사람을 찾는 것도 귀찮겠지만 기본적으로 주문 하나를 배우는 거 자체에 게임 시간으로 "주 단위"의 시간이 소모됨. 신화적 존재가 꿈이나 환상 같은 수단을 통해 가르쳐주는 건 흔치 않은데다 이성을 깎아먹을 수도 있고, 그렇게 배운 걸 정리 못하면 말짱 꽝. 그러다보니까 주문을 쓰고 싶어도 어디서 어떻게 배울지부터가 시원찮은 구조임. 게다가 비슷한 종류의 주문 배웠다고 배우는 속도가 빨라지고 그런 것도 없음.


소모되는 자원

주요 자원은 MP, POW, 이성 정도..... 쉽게 말해서 쓸수록 캐릭터가 망가지는 주문들임. 다만 남용하지 않고 쓴다면 그럭저럭 강력한 편. 예를 들어서 "차원문 만들기(Create Gate)"의 경우는 원래 우주에서 쓰던 초공간 이동 주문이니까 자원을 조금만 써도 지구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수준이 됨.   


주문 종류

접촉(Contact)

말 그대로 독립적 지성체를 호출하는데 쓰는 접촉용 주문. 접신(Contact Deity) 주문과는 다른 걸로 취급한다. 일단 주문 자체가 지성체가 나타나게 하는 게 전부기 때문에, 정말 지성체가 나타나서 서로 접촉한 뒤에 뭐 할지는 플레이어와 키퍼의 선택에 달림..


접신(Contact Deity)

신격체들과 접촉할 때 쓰는 주문. 다만 이 동네 놈들은 엘더 갓이고 그레이트 올드 원이고 간에 본질적으로는 별반 차이 없는 놈들이라 수틀리면 시전자를 죽여버리기도 하고, 불신자가 접신을 시도하면 딱히 아무 것도 안 해 줄 수도 있음. 쉽게 말해서 신한테서 뭔가를 달라고 할 수 있는 짬이나 깡이 되는 놈들이나 쓰는 주문임. 


강림 / 역소환 (Call / Dismiss Deity)

접신보다 당연히 더 빡센 주문. 기본 성공률은 개판인데 자원을 소모해 성공률을 올리는 방식이다. 가급적 같이 할 사람 여럿을 모아야 하고, 성공하든 실패하든 시전자 본인은 이성이 까임. 대신 역소환해서 돌려보내기는 강림시키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쉬운 편.


강화(Enchantment)

도구 / 장비에 마법을 부여해 강화하는 주문들. 제작도 이 범주로 넣을 수 있지 않나 생각됨.... 다만 CoC에서 마법을 부여하는 강화는 대개 희생이 따르는 편임. 그냥 이성이나 POW 깎이는 건 조낸 양호한 편이고, 극단적인 경우 산 제물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음. 가장 골때리는 장비는 인간을 제물로 바쳐서 만드는 작대기....


사역마 소환 / 예속(Summon / Bind Servitor)

사역마 종족.... 그러니까 남들 똘마니 노릇하는 신화생물을 소환해서 부려먹는 주문. 다만 이것도 날로 먹는 건 아니어서, 강림시키는 것처럼 기본 성공률은 개판인데 자원을 소모해 성공률을 올리는 방식. 게다가 키퍼가 원하면 소환된 놈이 바로 예속되지 않고 추가로 체크를 하게 만들 수도 있음. 실패시 당연히 기껏 불러낸 놈한테 얻어맞음.


기타 등등

막 날씨 조작이라든가 풍어 기원이라든가 이것저것 다양하게 할 수 있었음. 둘 다 7판에서는 짤렸다던데 7판 주문 목록은 안 봐서 모르겠다.... 다만 특정 신의 힘을 빌리는 건 그 신의 숭배자만 가능하다거나 뭐 그런 제약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