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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먼드 빈민가의 도로를 적셨던 할로위너 갱단원들과 그 수괴 존 폴이 흘렸던 모든 핏물은,

모두 중금속 산성비에 녹아사라졌다. 리아무와 제이크 아미타지의 총구에서 피어오른 화약 연기 냄새도 비냄새에 섞여 사라졌고, 아까까지 총구에서 불을 뿜었던 리아무의 파트너, AK-97도 이제는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렇다, 죽은 자는 아무것도 남기지 못한다, 그것이 바로 빈민가의 현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소란스러웠던 거리는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그것이 피로 이루어진 평화일지라도.

AK-97을 잠시 내려놓은 리아무는 자기도 모르게 손냄새를 맡아보고 화약 특유의 구린내에 역겹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가, 냄새를 털어내려는 듯이 두 손을 털며 말했다.

"후우, 완전 개힘들었던 거 앎? 제이크 씨. 의뢰대로 할로뭐시기, 다 쓸어버렸으니까-" 

리아무가 말을 다 끝맺기 전에 제이크가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그래, 수고했다, 리아무. ㅈ같았던 아까보단 훌륭한 총질이었어. 앞으로도 그렇게만 잘 쏘면 앞으로도 러너 일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거다."


제이크의 솔직한 칭찬에 리아무는 머리를 글적이다가 의기양양해하며,

"에헤헷, 리아무를 좀 더 칭찬해줘! 리아무는 칭찬받을 수록 잘 할 수 있는 애라구. 아마도 그래."

그리고 리아무는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제이크도 발걸음을 옮겼다.

"어, 제이크 씨, 따라오려는 거임? 다 끝났잖? 뭐임? 아직 뭔가 남았음? 아니면, 설마!"

설마, 전직 아이돌인 리아무의 매력에 당한 거임? 스토커가 되어버린 거임? 야무웃, 이라고 외치고는 리아무는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아니야, 이 이디오트가! 떠나기 전에 샘 와츠가 죽은 사건 현장에 데려다 준다는 거라고!"

하지만, 한번 씌인 스토커 의혹은 쉽게 떨쳐낼 수 없는 법. 리아무는 제이크의 말에 순식간에 반박하고 다시 달리고 또 달렸다. 하지만 리아무는 점점 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야무웃! 스토커는 다 자기는 다른 의도는 없다고 말한다고 P님이 그랬단 말씀! DASH!"

리아무는 달리고 또 달렸다. 마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전신전력을 다해, 과거에서 벗어나듯이.

야뭇! 스토커(?)의 다리는 리아무보다 빨랐다. 하지만, 리아무는 포기하지 않았다.

제이크도 달렸다. 오해를 풀기위해. 다른 범죄목도 아니고 스토킹 혐의로 잡혀가는 것은 크나큰 굴욕이다!


그렇게, 몇분을 달렸을까, 리아무가 갈색 누더기를 입은 마약중독자가 선 모퉁이를 지나, 4거리의 중심쯤에 왔을 때는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말았다. 무엇보다 작은 키에 어울리지 않는 풍만한 가슴이 흔들려 아팠다. 이세계에 스포츠브라는 없는 걸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제이크가 치트급 능력치를 지닌 베테랑 솔로 헌터라는 것에 있었다. 결국 리아무는 더 이상 도망치지 못하고 따라 잡히고 말았다.

으에에엥- P님~ 자칭 신님~ 나 감금 당해~ 커여운 미모 탓에 너무 심하게 우쭈쭈당해서 사회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려~"

"난 그딴 짓 안한단 말야! 그리고 왜 네년의 희망사항이 들어있는 건데! 뭣보다 너, 샘 와츠가 뒤진 곳이 어딘진 알고 있는 거냐!"

제이크의 일갈에 리아무는 눈물을 닦고, 생각해보았다. 드레스덴도 제대로 된 위치를 모른다고 했다. 데드맨 스위치는 샘의 시체에서 발신되는 것이기에 살해현장까지는 알 수 없다.

리아무는 자신도 모르게 턱에 손을 가져다대고 말했다.

"...그러고보니, 모르네. 야무... 큰일났으요... 드레스덴 아조씨도 모른다고 했었잖음! 제이크 씨는 어딘지 아는 거임?"

제이크는 지친 기색도 없이, 살짝 내려간 선글라스를 왼손 검지로 안경알 사이를 눌러 바로 고치며 말했다.

"으으... 이 이디오트 엘프년... 샘은 어제 뒤졌지. 현장을 어지럽히지 못하게 하려고 짭새들이 사건현장을 지키고 있을 거다."

"우횻, 제이크 씨, 똑또케! 단순한 스토커가 아니었던 거구나!"

"일단 그... 내가 네년의 스토커란 발상에서 좀 벗어나라 말이다... 어쨋든 거기로 가면 샘 와츠에 대한 증거를 모을 수 있을 거다."

이렇게 아주 잠시, 쓰잘데기 없는 실랑이가 있었지만, 리아무는 아주 조금 더 샘의 사건에 대한 진상에 가까워.... 졌나?

대화가 끝나자, 리아무와 제이크는 경찰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샘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그 증거는 분명 현장에 남아있을 터이다.

범인이 하이퍼 천재가 아니라면!

1편 저예산 게임의 한계: 금은방이 활성화 불가능하다.

오해가 풀리고, 리아무와 제이크는 샘의 사건 현장 가까이까지 도착했다.

그리고 사건현장에서 20걸음 정도 떨어진 곳에 발을 딛었을 때, 제이크는 갑자기 뭔가 생각났다는 듯이 말을 꺼냈다.


1500뉴엔의 의뢰금을 받은 리아무는 그녀의 PDA를 확인하고 환하게 웃으며 제이크 아미타지를 배웅했다.

"그럼, 제이크 씨. 나중에 잠잠해지면 그때 또 연락함요!"

잠시 오해가 있긴 했지만, 그는 늠름하고 뛰어난, 적어도 바로 인연을 끊어도 좋을 자코 캐릭터가 아닌 것이다.

"후우... 그래. 물론이지. 이디오트 엘프. 다음에 만날 때는 좀 똑똑해져 있어라."

이렇게 리아무는 제이크 아미타지와 헤어졌다.

일기일회. 만남이란 인연 같은 것. 가까운 날에 제이크 아미타지를 다시 만날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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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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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바쁜 일이 많아지고, 캐릭터 연구에 심취하다보니 일주일 넘게 방치하고 말았네요.

다시 정상 연재합니다ㅋ 최대한 리아무 말투에 근접하는 말투로 작성했습니다. 늦은 밤에 작성해서 길이가 조금 짧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