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는 이야기 매체의 성격과 게임의 성격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
이야기 매체의 성격은 캐릭터가 세계와 상호작용하며 만들어내는 이야기 그 자체이며
게임의 성격은 플레이어와 마스터가 함께 즐기고자 하는 경향성, 즉 메타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좆같음을 피하기 위해선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소설을 읽을 때 소설의 짜임새가 부실하거나 이야기 전개 자체가 설득력이 부족할 경우에 독자들은 납득하지 못한다. 이런 경우, 해당 소설은 좆같은 소설이라 불린다.
하지만 이야기의 짜임새가 탄탄하고 원인과 결과가 잘 맞물려 나타난다면 다소 과감한 전개를 펼치더라도 좆같다는 평가는 받지 않는다.
예를들어 조지 R. R. 마틴의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의 경우, 등장인물이 자주 죽어나가는 것으로 악명높지만 이를 좆같다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해당 작품 내에서 캐릭터의 죽음에는 항상 캐릭터 간의 이해관계와 상황이 맞물린 인과가 있으며 그러한 인과를 작가가 독자들에게 설득력있게 드러내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해당 캐릭터가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trpg에 접목시킬 경우, 갑자기 벼락이 떨어져서 캐릭터가 죽는다면 그건 좆같은 전개지만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세상에서 가장 높은 금속탑 위에서 검을 하늘로 뻗은 전사에게 벼락이 떨어져 죽는 건 덜 좆같은 전개라고 할 수 있다.
왜 안 좆같은 전개가 아니라 덜 좆같은 전개인가?
그건 벼락이 떨어져 캐릭터를 죽이는 상황의 인과는 이해할 수 있더라도
플레이어와 마스터가 함께 즐긴다는 게임의 취지로 볼 때 인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근데 같이 하는 게임이니까 서로 납득할 수 있는 선에서만 행동해야 한다는 말을 더 설명할 필요는 없을듯
요약: 상대방의 이해와 인정,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지 못하면 좆같은 거임
마지막 예시는 짧은 캠페인 마무리로서는 간지나는 장면 뽑을 수 있을거같은데 이제 스스로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 세상에서 가장 높은 금속탑 위에서 검을 하늘로 뻗을 상황을 설득력있게 만들 스토리를 짜면 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