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플먼트는 다 봤으니 이제는 차차 크툴루 신화의 생물들을 적당히 소개해 볼 생각.

그렇다고 "도감"을 쓸 생각은 아니니 일단은 6판 기준으로 적당히 큰 틀만 설명하고 치움.


CoC의 규칙상 생물 분류

독립 종족(Independant Race) / 추종자 종족(Servitor Race)

일단 신격체가 아닌 신화생물은 저 둘로 크게 나누는데, 쉽게 말해서 "빵셔틀"을 하냐 안하냐로 갈림. 독립 종족의 경우는 대개 거주지역 인근에 가서 접촉(Contact) 주문으로 그냥 불러내기만 할 수 있고 나온 놈이 플레이어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 그런 거 없는데, 반대로 추종자 종족의 경우는 대개 소환 / 구속(Summon / Bind) 주문 같은 걸로 불러내서 탈것 같은 걸로 부려먹을 수 있음. 다만 예외적인 사례도 좀 있는 편. 


그레이트 올드 원(Great Old One) / 아우터 갓(Outer God) / 하위 아우터 갓(Lesser Outer God) / 엘더 갓(Elder God)

신격체도 나름대로 나누는데, 대체로 아우터 갓 > 하위 아우터 갓 > 그레이트 올드 원 순으로 더 오래되고 더 강력하고 엘더 갓은 사이에 끼어드는 수준...이라고는 하는데 사실상 인간의 입장에서는 거기서 거기고, 오히려 그레이트 올드 원이 아우터 갓보다 전투하기 더 노답인 사례도 있음. 솔직히 별로 볼 일도 없는 압호스(Abhoth)는 그냥 아우터 갓이면서 요그-소토스나 니알랏토텝같은 네임드들은 하위 아우터 갓으로 취급하는 센스는 이해가 좀 안 간다. 


사교도 및 인간 혼종(딥 원 혼종, 쵸 쵸 등)

그냥 인간의 스탯을 그대로 사용하는 양반들로, 나름 교육도 받다보니 EDU도 찍힌다. 다만 혼종의 경우는 엄밀히 말해서 추종자 종족에 가깝고, 좀 많이 크툴루 신화를 공부한 사교도 내지는 혼종 대부분은 이성이 0이라는 데서 보통 사람과 차이를 보임. 플레이어나 다른 NPC는 대개 이성 0이 되면 맛이 너무 가서 리타이어하지만, 사교도들은 이성 0을 찍어도 오히려 사업 같은 거 잘만 하고 놈. 이놈들 스케일 보면 오히려 사실 이상한 종교에 가입한 뒤 이성 0이 되는 게 유능한 경영자가 되는 지름길일지도? 실제 게임에서는 대체로 플레이어들이 사교도를 유혹한다느니 설득한다느니 시도할 때 "유감스럽게도 사교도 1은 이성이 0이라 말이 통하지 않았습니다"로 핑계대고 끊기 딱 좋은 옵션. 물론 설득하는 게 더 재밌을 거 같으면 놔둬도 되고. 또한 얘들의 특징은 인간의 스탯을 사용하기 때문에 간단한 전투를 위한 잡몹용으로 꺼내기 좋음. 그래서 시나리오 대부분이 남들 없을만한 곳에 가서 사교도들과 투닥거린다거나 뭐 그런 전개가 나오는 거.... 물론 난이도가 올리려면 무기를 들리고 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쉽게 커버도 된다. 주문을 쓰는 법사캐를 줘도 되고. 


동물과 괴물들(Beast & Monster)

야생 동물과 크툴루 신화와 별 관계 없는 초자연체들도 한데 묶어서 정리함. 대표적으로 유령, 흡혈귀, 좀비, 늑대인간, 번입 등등이 있다. 저 중에서 좀비의 경우는 플레이어도 부두교 계열 주문으로 만들어볼 수 있음. 여담으로 번입의 묘사는 원래 호주 설화에서도 천차만별인데 하여간 온전한 늑대같이는 안 생겼고, CoC에서는 "우리 동네 번입은 사실 물개를 닮았어요"라고 정의.


다곤과 히드라
CoC 의 생물 분류의 또다른 특징 중 하나는 묘하게 다곤과 히드라에 대한 대접이 조낸 박하다는 거임. 그래서 둘 다 "조낸 커다란 딥 원 유니크몹"으로 간주하고 신격체(Deity) 취급 자체를 하지 않음.... 그래서 작정하고 덤비는 상대에게는 온갖 굴욕을 당할 수 있는 스펙으로 나오다보니 특정 시나리오같은 데서는 끔살당하는 전개도 나온다.

 

개인적인 분류

여기부터는 개인적인 신화생물 및 잡몹 난이도에 대한 생각. 대략 시나리오 전개와 파티 상황에 맞게 뭘 내서 투닥거리게 할지를 정할 때 쓰던 기준임.

일단 CoC에서 목숨은 내다버리는 거라지만, 크툴루 신화의 생물들은 대부분 인간의 신체능력만 갖고서는 웬만하면 이길 수 없는 존재들이기 때문에 적당히 키퍼가 간을 봐 가면서 전투를 해야 매 전투마다 누군가 새 캐릭터를 만들어야하는 막장 상황이 나오지 않음. 대체로 무술을 키퍼들이 싫어했던 이유도 전투 밸런스를 간 보는 걸 귀찮게 하는 요소였기 때문이고... 


양민 난이도

말 그대로 양민... 그러니까 인간 수준에서 야구빠따나 호신용 권총 정도 들고 싸워도 잘하면 때려잡을 수 있는 수준의 신화생물. 기본적으로 CoC는 체력 회복이 구린 메커니즘을 채용하기 때문에 싸우고 나면 너도 나도 골골대는 구조기 때문에 자잘한 전투는 얘들 내보내는 선으로 정리하는 게 편함. 키퍼들이 7판에서 사라진 무술(Martial Arts)에 짜증내던 이유는 크리티컬과 조합되면 라이더킥으로 이 정도 생물들 대다수를 일격에 골로 보내는 전개가 가능해서 그냥 내기는 뭣한데 그렇다고 그냥 전초전급에 좀 센 걸 내자니 그것도 좀 그랬기 때문. 물론 머릿수를 늘려서 내거나 혹은 어느 정도 "생각"을 해서 잡아야 하는 불의 흡혈귀(Fire Vampire)같은 걸 내는 방법이 있긴하고, 아예 레알 키퍼가 자비심 없이 시작부터 난이도 높은 생물 꺼내서 무술같은 거 쓸 엄두도 못 내게 전개하면 그딴 거 없다...


중간 난이도

시나리오 중간보스... 내지는 좀 만만한 시나리오 보스 정도의 생물. 인간이 그냥 싸우면 개털리지만 총같은 무기로 다굴놓으면 제압 가능한 수준으로, 대체로 코끼리 이하 정도...? 다만 코끼리도 자기랑 덩치 비슷하거나 크지 않은 신화생물 대부분과 서로 맨몸으로 맞줘팸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스펙이라서 이 범주도 호락호락하지는 않음. 1890년대~1920년대는 대놓고 코끼리를 조지기 위해서 엘리펀트 건이 만들어지던 시대라는 걸 생각해 보면 됨. 혹은 스펙이 낮아도 괴상한 특규를 가진 놈들도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서 샨(Shan) 족의 경우 대략 비둘기만한 사이즈인 곤충 종족이라 인간한테 뭐 한 대 잘못 맞으면 억하고 죽는 스펙인데 대신 주력이 정신 공격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퀵스타트 리미터를 해제해서 소환술 쓰는 코빗도 여기에 끼기에 부족함은 없다고 봄. 물론 코빗이 강한 게 아니라 즉사판정 잡기를 갖는 소환몹이 강한 거지만.  


어려운 난이도 

대개 캠페인 / 좀 난이도 높은 시나리오 최종 결전쯤에 등장하는 보스. 대체로 높은 스탯빨로 웬만한 총탄은 버텨내며 한두 방에 플레이어를 골로 보낼 수 있는데다 괴상한 능력 한둘쯤 갖고 있는 놈들이거나 아니면 대놓고 법사캐라 이쯤만 되도 사실상 그냥 총만 갖고 싸워서는 질 것 같은 수준의 생물이기 때문에 대개 이놈들을 제압할 수 있는 수단이 진행 도중에 나오는 게 일반적임. 혹은 아예 이놈들을 죽이지 않고 처리할 방법을 주거나. 아래의 핵노답과 좀 겹치긴 하는데, 대체로 얘들은 파티 측이 준비가 잘 됐다면 "시나리오 내에서 주는" 특수한 수단 없이도 이길 여지가 있긴 함. 물론 대체로 주문이라든가 그런 게 있어야겠지만.  


핵노답

말 그대로 핵으로도 답이 없을 거 같은 놈들. 대체로 캠페인 / 시나리오 배드 엔딩 같은 데서 나오는 놈들인데, 대체로 한 대 맞으면 플레이어 측은 즉사하는데 이쪽은 반대로 아예 물리 공격을 무시하거나 뭐 그런 야바위를 쓰는 신격체 내지는 그 화신들이 대부분임. 위와 따로 나누는 기준은 역시 방어 계열 야바위 + 주문 공세 덕에 키퍼가 작정을 딱히 안해도 웬만해서는 싸움 자체가 안 된다는 점.  상식적으로 이놈들이 끝판왕으로 나온다면 키퍼가 진행 도중 어디선가 이놈들을 제압할 수 있는 "특별한" 수단을 제공했다는 의미일테고 그런 거 없으면 뭐 눈 딱 감고 죽으면 됨.... 아니면 키퍼가 예의상 전투까진 안 하고 저런 거 등장 시점에서 "그리고 세계는 멸망했습니다" 정도로 끝내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