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rpg&no=14873에서 저번에 설명했던 것에 추가
오컬트
크툴루 신화와는 달리 현실에도 나오는 그런 "비신화적" 오컬트 지식을 다루는 스킬. 특별한 유물이나 고서 같은 물건을 내지 않는다면 평상시에는 별 쓸모는 없긴 한데 "이 캐릭터는 마법적인 지식이 있다는 설정니까 주문을 배우고 시작할래요" 하는 플레이어한테 "냅 오컬트 찍으세여 ^^"라고 답하면서 컷하기 좋다. 또한 키퍼가 적당히 타협을 한다면 저걸 바탕으로 크툴루 신화와는 별 관계 없는 주문 내지는 그에 대한 떡밥을 제공해 줄 수도 있긴 함. 개인적으로는 "크툴루 신화 스킬 = 0"에서 시작이라는 룰을 깨지 않으려면 이쪽을 파고들어서 주문을 배우거나 떡밥을 푸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예를 들어서 이집트의 "사자의 서(pert em hru)"는 CoC 룰북에 의하면 크툴루 신화 스킬이 오르지는 않지만 대신 "고대 이집트와 관계된" 주문을 배울 수도 있는 오컬트 서적임.
소모되는 자원
주문 막 쓰면 이성 폭락해서 똥오줌 질질 흘린다? 그건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함. 어차피 주문을 배우는 거 자체는 이성이 깎이지 않고, 게다가 극악한 주문 같은 거 아니면 신화생물 같은 거 잘못 보고 이성 굴림 실패해서 날리는 이성하고 거기서 거기임. 다만 차이는 얼마나 빨리 이성이 까이냐 정도인데 이것도 그냥 이성 안 까이는 주문 같은 거 쓰면 남들하고 거기서 거기임.... 물론 한 번에 "이성을 절반 깐다" 같은 미친 주문도 있지만. 오히려 POW가 까이는 게 이성보다 더 아깝다는 게 내 생각임. 이성은 그나마 키퍼가 채워주던가 정신과 가서 오래 뒹굴면 최대치만큼 회복이라도 해 보는데 POW는 레알... 혹은 Magic Point도 가끔씩은 이성보다 귀찮은 문제가 됨. 이건 알아서 회복되는 대신 최대치가 낮은데다 0이 되면 캐릭터가 자동으로 기절하므로 사실상 주문을 다수 연속해서 쓰는 걸 방해하는 가장 큰 요소는 이거라고 봄.
주문의 밸런스
그러면 왜 키퍼가 쉽게 주문을 안 주냐.... CoC의 주문들은 일부는 플레이어 입장에서 쓸 데.... 혹은 쓸 수가 딱히 없는데, 대신 메커니즘상 대부분 성공률이 보정되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잘 쓰면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무조건 슈퍼하이리턴이 되는 것들도 적지 않기 때문임. 예를 들어서 파티원 전원이 술레이만의 가루(Dust of Suleiman) 배운 다음에 적당히 만들어서 챙겨뒀다 지구 외에서 마법으로 온 생물한테 뿌리면 맞은 놈은 대개 그 자리에서 가루 1회당 산탄총 1회 맞은 수준의 피해를 입고 걸레짝이 됨. 그래서 저거 쓰는 코스트가 얼마냐... 가루 제작비 말고는 없다? 재료가 좀 구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혹은 차원문 만들기(Create Gate) 같은 경우도 이동하는데는 회복 가능한 Magic Point + 이성 조금밖에 안 드니까 누가 저거 배우고 POW 희생 좀 해서 차원문 열면 바로 파티원 전원이 지구 어디로든 이성 조금씩만 써서 이동 가능함. 예를 들어서 해외 여행이나 장거리 이동을 하는 캠페인에서 저딴 거 든 파티원이 나오면 키퍼만 더럽게 골치가 아프니까 당연히 쓸만한 주문은 쉽게 주기 싫어질 수 밖에 없음.
주문의 제공
그래서 CoC에서는 주문을 잘 안 주는 걸로 모자라 아예 처음부터 주문을 배우고 시작하는 것을 막고, 플레이 도중에 주문을 배우는 과정을 주문 하나당 최소 몇 주 걸리는 개판으로 만들어 놓음. 그래서 중장기 캠페인 하면 쭉 시나리오를 이어놓고 틈틈히 초반에 얻은 주문서를 공부해서 후반부에 쓴다거나, 아니면 시나리오 하나 적당히 끝내고 숨 좀 돌린다고 며칠 회복 기간 줘 놓고 그 사이에 배우게 해 놓는다 그런 식으로 쓰게 만들어 줌. 물론 처음부터 키퍼가 이 주문은 배워서 써도 괜찮겠다 싶은 물건으로 골라서 제공해야 개판이 안 남. 혹은 일단 가르쳐 준 주문에 맞춰서 술레이만의 가루를 가르쳐 준 뒤에는 대놓고 쇼고스라든가 막 지구에 살아서 가루에 면역인 신화생물 위주의 상황을 전개한다거나.... 혹은 아예 "우리편 마법사 NPC"를 제공하는 것도 추천됨. 예를 들어서 오지에 간다면 사악한 사교도들을 싫어하는 그 지역 주술사가 동행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거지.
P.S : CoC 세계관에서 촉수에 맛들리는 여캐를 하고 싶다면 촉수몹을 불러내는 Contact Formless Spawn을 배우는 게 가장 가능성 있을 것 같다.
막줄 핵심...
막줄에서 박수
역시 막줄을 적었더니 덧글이 좀 달리는구만
막줄 개추
막줄 개추요
막줄때문에 추천줌 나 저거 찍어야지 ㅎㅎ
다른 룰 주문 시스템과 비교하면 어때?
솔직히 별로임. 일단 룰북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주문부터 대부분 사용 방향이 비교적 한정되어 있고, 성공률은 높은 대신 자원을 대체로 빡세게 소모한다는 면에서 플레이어가 쓰기 좋은 주문 자체가 별로 없는 반면 쓸만한 몇 개는 잘 쓰면 시나리오 전개를 말아먹는 불안정한 물건임. 그래서처음부터 주문은 "키퍼의 전유물"이라고 언급하고, 아예 플레이어즈 컴패니언이나 플레이어 핸드북에도 주문 자체가 안 나옴. 또한 크툴루 신화물이라는 기본 배경을 생각하면 애시당초 플레이어들은 현실 수준의 상황에 놓이는 게 맞으니까 최대한 주문 사용을 키퍼가 통제하는 상태가 되는 게 맞다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