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군머에 갔다온 이후, 나는 모든 일에 무사안일만 추구하는 적당주의자가 되었다

예전에는 같은 댄디 세션을 하더라도 "저 이 빌드는 꼭 하고 싶은데요", "이 컨셉은 못참죠 ㅋㅋ"

하면서 고집도 많이 부리고 종종 감정이 격해져서 말다툼 직전까지 가기도 했는데

지금와선 뭐... 캐릭터 빌드도 적당히 구상하고... 컨셉도 적당히 잡고... 그렇게 스타일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정확히는 그렇게 변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밑글의 사례처럼 나 빌드딸 쳐서 적을 이렇게 세게 때릴거요 하는 사람들을 예전부터 자주 만났던 것 같다

특히 과거에는 이런 배틀마스터의 신봉자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아무튼 지금도 그런 스타일의 사람을 종종 목격하다보면 같이 "적당히" 즐겁게 플레이 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보다

저 기회공격이 낳은 괴물이 언제 이 세션을 파괴할까? 하는 염려가 먼저 들고는 한다

결국 나도 적당주의자를 자처하지만 극단적인 빌더를 마주하면 내 안의 융통성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그동안의 경험으로 학습된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닌지 잘 알지 못한다

고작 누군가 빌드딸을 치는거 가지고 불안에 떠는 내 자신에 대한 무력감을 한탄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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