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동안 계속 돌린건 아니지만 팀에서 가끔씩 네크로니카 할 사람 모아서 플레이 해보고 느끼는 점임.

쭉 살펴봤는데 네크로니카에 대해 뜬소문들만 있고 자세한 이야기는 많지 않길래 한 번 적어본다.

물론 개인차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너무 맹신하진 말고.



1. 룰의 난이도.

의외로 꽤나 쉬운 난이도를 가지고 있다. 사실상 d10으로 전부 하고, 그것도 주사위 하나, 많아야 두 개만 있으면 어떻게든 굴러간다.

데미지 공식, 무언가를 하는 행동 판정, 전투의 명중판정...

전부 1d10으로만 굴리고 그것으로만 굴러간다.


GM으로서도 어렵지 않은게 룰 자체가 캐릭터간의 서사를 중요시 하다보니 GM이 배경과 환경만 떡하니 던져주기만 해도 알아서 사람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

어찌보면 이런점은 은스나랑 비슷하다고도 생각되네.


2. 레일로드인 척 하는 오픈월드.

과거와 PC의 설정을 GM이 정한다고해서 레일로드 일색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로 오픈월드 느낌이 많이 난다.

물론 막 엄청난 오픈월드다 하는건 아니긴 하지만 생각 이상으로 제약이 없는 편이다.


예를 들면.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면서 초기컨셉을 지켜나갈수도 있고, 아님 받아들이고 GM이 뜻하던데로 스토리를 진행시킬수도 있고, 부정하면서 미쳐버릴수도 있음. 그리고 그게 각각 PC마다 다르다보니까 또 괴상한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될때도 많고.


3. 전투가 재밌음.

개인적으로 네크로니카 플레이가 열리면 맨날 들어가는 이유.

덥크마냥 주사위를 많이 굴릴 필요도 없고, 계산식이 어렵지도 않아.

HP 10인 적에게 공격력 2짜리 공격을 하면 1D10굴려서 6 이상만 나오면 맞음. 거기에 이런저런 수정치를 더할 수 있지만 단순한 더하기빼기여서 어려울것 전혀 없고.

거기에 더해서 파츠파손 시스템때문에 전투가 길어질수록 점점 내 캐릭터가 쓰래기가 되가는게 느껴짐. 팔이 날라가고, 다리가 날라가고, 움직일 수도 없지만 한 손으로 저격총을 땡기고 있다던가.

그런 처절한 RP도 가능하지만 정말로 전투가 길어질수록 캐릭터가 지쳐간다는게 느껴지는게 확 느껴지는 룰이라 이런거 좋아하면 나처럼 좋아할 수 있을거임.


4. 의외로 텍섹룰이 아님.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텍섹룰이란 것은 섹스를 위한 룰이라고 생각해. 뭐든지 섹스로 귀결되어 있어. 능력치도 섹스를 위한 능력치이고, 판정도 섹스를 위한 판정이고, 스토리도 섹스를 위한 스토리가 기본임.

하지만 네크로니카는 일반적인 판타지룰에 섹스를 끼얹은 정도?

쨍이나 아포월에서 나오는 성적인 묘사 정도라고 생각함. 만약 네크로니카가 텍섹룰이면 저 둘도 텍섹룰이라는 이론이겠지.


5. 밸붕 엄청 심함.

엄청 심한 것 정도가 아니라 그냥 밸런스가 없다는 생각으로 임하는게 좋을 정도로 밸런스 자체가 없어.

지금까지 만난 GM들도 '밸런스 신경쓰지말고 로망만 생각해라.' 라고 할 정도로 작정하고 파워빌딩 하면 GM괴롭히는게 쌉가능함. 어느정도 끌었다 싶으면 정말로 어떤거든 다 씹어먹는 괴물 PC가 되어버릴수도 있어.

그에반해 엄청 개쓰래기인 스킬들도 있고. 정말 로망을 위해 죽고 사는게 아니면 찍을 필요가 없는 것들도 많아.


6.의외로 19금 안 달고 겜 할수도 있음.

4번에서의 말과 비슷하게 꼭 섹스를 해야 될 필요는 없는 룰이라 섹스는 커녕 키스도 안 나온 플이 몇 번 존재함. 3번인가...?

정말 무슨 미소녀 동물원 애니나 소설 같은거 보는 느낌이였다고 해야될까. 그만큼 건전하게 플레이 했던 기억이 있네.


7. 극단적인 서사룰.

요즘에와서 서사룰이니 데이터룰이니 따지는게 애매하지만 네크로니카는 정말 서사 중심의 룰이야.

광기(산치같은 것)을 해소하는데에도 RP가 필요하고, 캐릭터들간의 서사가 없으면 진행이 어려워. 단순한 행동에 대한 판정도 '자세히 보기 위해 먼 곳을 더욱 자세히 볼 수 있는 제 3의 눈 파츠를 사용합니다.' 같은 느낌으로 보너스를 얻어야되. 저 '제 3의 눈' 파츠는 정말 '머리에 박혀있는 제 3의 눈' 이라는 설명 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플레이어가 설정을 지어내야 된다는 이야기지.


단순 던전크롤링 같은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싫어하겠지만 캐릭터에 애정을 가지고 굴린다던가, 캐릭터 하나에 진득하게 매달려 설정같은거 매달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취향에 맞을 것 같은 룰이야.


8. 의외로 좋은 범용성.

이 네크로니카로 해본게 지금까지 사이버펑크, 디젤펑크, 스팀펑크, SF, 메카물, 전차전, 다크판타지 등을 해왔는데 하나같이 괜찮게 굴러갔어. 사실상 시스템 외에는 크게 제공해주는게 없다보니까 대충 설정만 가져다 붙이면 되는 수준이야. 크툴루 개조랑 비슷할까 싶어.

물론 그것 전용의 룰보다는 퀄리티가 떨어진다는건 사실이지만 룰 하나로 이런거 해볼 수 있다는게 어디야.




지금까지 플레이하면서 느낀건 이 정도일려나. 궁금한 점 있으면 물어보고. 시간나면 답해줄게.

그리고 대충 3줄요약 하자면.



네크로니카는 자캐딸 치거나 설정딸 치는게 재밌음

던전공략 같은 무언가 달성치가 있고 그것을 달성하는 류의 플레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비추.

네크로니카 텍섹룰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