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난 '선과 악 중 선택하라'와 같이 두 가지 선택지를 주고
'마음은 좋아졌지만 불편한 선'과 '찝집하지만 편한 악'과 같이 실제적 핸디캡을 한 쪽에만 주는 마스터는 아님.
굳이 어느 쪽이냐면 선택은 플레이어가 하고 진행에 필요한 정보는 어떻게든 챙겨주는 유형에 속함.
안주면 오히려 내가 섭섭함. 개열심히 준비했는데 이걸 안 가져간다고?? 시발년아 저널 벌려 핸드아웃 들어간다.
왜 그런 글을 쓰게 됐냐면, 어제 DMG를 오랜만에 재정독하다가 딜레마에 대한 부분을 보게 되어서
어디까지 플레이어들이 감수할 수 있냐에 대해 생각해보다 나온 글임.
참고로 우리 팀은 내가 뭘 내든 악당은 다 쳐죽이고 진행함. 씹상남자들임.
아무튼 뒤이어서 이야기하자면, 딜레마의 이야기를 해볼까 함.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야기임.
적지않은 수의 턀갤러가 두 가지 선택을 주면 플레이어가 만들어낼 세 번째 선택지를 금지시키면 안된다는 이야기를 하고, 나도 그에 동의하는 편임.
플레이어의 선택은 금지되어선 안되고 완전히 말이 안되지 않는 이상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함. 결과적으로 세 문과 턀붕이처럼 진행하는 편이니까.
하지만 딜레마에 있어선 약간 예외 사항을 둬도 괜찮지 않나? 하고 고민을 하는 부분은 있음.
DMG의 챕터 3에 있는 Moral Quandaries 섹션을 보면 다양한 딜레마의 상황이 나옴.
양자택일의 선택지를 강요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하는 챕터인데 거기서 나온 예시들이 다섯 가지가 나오는데,
가장 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성기사의 딜레마랑 악당 부대 딜레마였음.
첫째는 명예를 중요시 하는 팔라딘에게 목표 성공에 대해 가장 쉬운 길이 사기와 속임수에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
이 경우엔 팔라딘이 사기와 속임수의 방향으로 진행한다면 모험을 마치고 나서 회개의 시간을 가지게 될거임.
물론 명예를 지키면서 가면 일은 약간 복잡해질 수 있겠지.
둘째는 악당과 무고한 생명 중의 양자택일. 악당이 주변에 있는 걸 알지만 악당의 또다른 군대가 마을로 진격하는 것도 알았을 때임.
악당을 잡으러 가면 마을 사람들은 희생당하고, 사람들을 구하면 악당은 장래에 또다른 악행을 계획할 수도 있음.
둘 다 PL이나 PC의 도덕성과 양심을 흔들리게 만드는 이벤트고, 개인적으로 이런 류의 딜레마에선 제 3의 선택지를 주어선 안된다고 생각함.
이러한 정신적 고난은 한 쪽의 결과를 내었을 때 캐릭터에게 변화를 가져오고 성장의 밑거름이 되는 거라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함.
첫째의 예를 보자. 명예를 지킨 팔라딘은 자신의 굳은 맹세를 지키며 힘든 업적을 일구어낸 자신의 신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더 올곧은 태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순간의 유혹에 흔들렸다면 자신의 흔들린 믿음을 의심하게 되거나 자신을 새로 단련하는 새로운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음.
하지만 딜레마를 넘어선 제 3의 선택지로 명예도 지키면서 쉬운일로 간다면, 그는 그냥 평소대로 일을 처리했을 뿐인 거야. 지나가는 일 중 하나인 거지.
두번째 예도 다르지 않을 거임. 희생자들의 시체더미 위로 악당에 대한 증오심을 더욱 불태우거나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고 다짐할 수 있는 반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하고 강대한 악을 처리해야 했다는 후회를 남겼을 수도 있음.
이건 모든 딜레마에 제 3의 선택지를 하지말자는 이야기는 아님. 캐릭터의 성장에 주요 분기점이 될 분기에서는 그렇게 해도 상관없지 않나?에 가까움
개인적으로 딜레마의 존재는 캐릭터 게임인 TRPG에서 중요한 분기점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래서 아직 우리 팀에서 그런 딜레마를 내진 않았지만 스토리의 중요 분기점에서 그 딜레마를 제시할 계획이기도 하고.
PL은 어려운 결정이겠지만 둘 중 한 가지를 선택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겠지.
오히려 제 3의 선택지로 플레이어가 더 좋은 성장을 일궈낼만한 선택지를 제시한다면 웃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기도 하고.(하지만 그럴만한 선택지일 가능성은 낮음)
제 3의 선택지는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적인 부분에선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강철의 연금술사의 엔딩을 생각해보자) 그건 어디까지나 클라이막스의 요건이니까.
글이 길어졌는데 결론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세 줄 요약하면 다음과 같음.
1. 캐릭터의 성장을 위해선 양자택일의 강요도 필요할 수 있음.
2. 클라이막스에선 제 3의 선택지 매우 유효. 오히려 권장. 아니, 무조건 플레이어가 생각해내야함. 그게 간지니까.
3. 딜레마적 양자택일을 하려면 플레이어와 협의 하에 해야 함.
반박시 내 말이 틀림.
개인적으로 난 플레이어를 괴롭히는 것들을 안좋아해서 딜레마 내기로 한 것도 플레이어랑 한 1시간 상담하고 내기로 결정했음 ㅜ 오히려 플레이어는 별 생각 없더라
반박
게헥
맞는말. 처맞는말 아님
당연히 이게 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