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20에서 COC 시나리오, [인형과 줄과 당신의 가위] 로 플레이했음.
마스터만 플레이 경험 있었고 나머지는 플레이어 5명 전부 다 처음 해보는 거였음.
참여자는
웰츠
웨스트
상효
케이트
하텐
총 5명의 플레이어 + 마스터까지 있었음.
마스터가 작품 시작전에 어떤 스토리인지는 따로 얘기를 안 해줬는데 이건 후기니깐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플레이어 5명은 서로 친구(각자설정)인데 같이 놀이공원 갔다가 이상한 걸 보고 조금씩 위화감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 초현실적인 세상에 빠져들어 점차 광기에 노출되고 하나둘씩 이상해지는 전형적인 크툴루식 스토리임
초반에는 뭐 다들 캐릭터 설정, 스킬 설정 등등 하고 간단하게 준비단계를 거쳤음.
새로운 공간 갈 때마다 각자 스킬 가진 거 사용하면 주사위로 대실패, 실패, 성공, 대성공 등으로 나뉘어서 정보를 얻거나 또는 이성이 깎이거나 등등 적당히 패널티를 안고 진행했는데 이 주사위를 돌리는 랜덤성이 TRPG에서 큰 매력 같았음
온라인으로 플레이했음에도 다 같이 몰입하면서 플레이하니깐 확실히 TRPG재밌더라
대표적인게 웨스트가 매혹 스킬을 다른 플레이어인 케이트한테 걸었는데 주사위가 100점 만점에 92,99가 떠버려서 케이트는 순식간에 최면어플 ON 당한 상태로 웨스트 일편단심하는게 존나 웃음벨이었음
이런 설정들 다들 충실히 이행해줬음 ㅋㅋ
초반 부분은 그냥 놀이공원 돌아다니는 건 줄 알았는데 이상한 인형 본 기점으로 조금씩 스멀스멀 올라오는 공포 분위기 조성이랑 선택지가 되게 재밌었음
크툴루식 스토리답게 스킬 사용으로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도 이성이 깎여나가는 건 좀 당황스러웠음 ㅋㅋ
이성이 약간 HP 바 느낌이었는데 나중에는 웨스트가 유일하게 광기에 빠지면서 본격적으로 서로 의견이 갈리기 시작할 때부터 좀 꿀잼이었음.
마스터가 노력하게 자기 할 역할을 잘 해서 재밌었다는 생각이 드는게 각자 따로 귓말로 한정된 정보를 준 데다가 후반부엔 [상황이 점점 급박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선택을 강요했고 그 과정에서 '개인엔딩 가능'이란 말 하나로 플레이어들끼리 서로 의심하고 대립하게 되는 각을 잘 만들어줬다고 생각함.
후반부에 상효랑 핵심 아이템, [가위]을 가지고 있는 웰츠가 다리 건너고 빛으로 나갈건지, 아니면 무너져내리는 세상에 남아있을지를 두고 대립하는 과정이 재밌었음
결과적으로 거의 모든 종류의 엔딩을 한 번에 보는 재밌는 선택도 나왔고, 다 끝난 뒤에 마스터를 통해서 각자가 들었던 귓속말을 알게되자 서로의 선택이 이해가 되기도 했고, 또 그만큼 서로 플레이어에 몰입해서 각자의 의견을 열심히 피력했구나 싶었음.
예를 들어 웰츠가 가위라는 핵심 아이템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마스터한테 [가위를 가진 웰츠만 실을 자를 수 있다] 라는 정보를 스킬을 통해 들었기 때문에 어느 순간 의견 내기를 다 포기하고 어차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는 타인이 가지고 있으니깐 그냥 무조건 웰츠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말했거든.
아무튼 실을 자르는게 목표니깐.
근데 웰츠는 오히려 내가 이런저런 의견을 내다가 갑자기 고분고분 자기 말에 다 따르겠다고 하니깐 내가 그 사이에 크툴루한테 정신오염 당한 줄 알고 혼자 멘붕와서 역으로 나를 제압하거나 버릴 생각도 했었더라.
그래서 도중에 근접격투도 사용하려고 하고 그랬음.
이런 오해가 생기는 거까지 서로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히 몰입해 있었기에 나온 결과라고 생각함.
다 하고 보니깐 5시간 좀 안 되게 했는데 시간 가는 지 모르고 했고, 이걸 계기로 trpg에 흥미를 느껴서 바로 룰북 하나 샀음.
재밌다, TRPG.
약간 단순히 소설을 보는 것보다 소설 안의 등장인물 중 하나가 되어 다양한 이야기를 자기 손으로 풀어나가는 재미와, 자기가 원치 않음에도 타인에 의해 이야기가 저절로 진행되는 것,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며 막아서는 것 등등.
모든 과정이 하나같이 매력적이었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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