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TRPG CoC로 입문하자마자 감동받아서 바로 나도 룰북 하나 사야겠다 싶었음.


초보자 입문용으로 던전월드를 추천받았고 일단 플레이어로 참가도 하고 싶었는데 할 사람을 찾기 위해서 내가 마스터가 되고자 결심함


근데 던전월드 룰북 읽는데 와...


특히 스킬이나 이런 건 정말 어려워보이더라고


그러던 와중에 나를 자극하는 룰북이 하나 있었으니 그게 바로 '피아스코' 였음.




피아스코는 간단하게 말하면 모두가 참여하는 아침드라마 만들기 연극임


총 준비 - 1막 - 비틀기 - 2막 - 후기의 5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준비 단계에서 주사위를 통해 플레이세트에 이미 나와있는 관계, 욕망, 물건, 장소 등을 골라 캐릭터의 설정을 잡고


해당캐릭터에 맞게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면 됨


이야기 도중 다른 플레이어가 나중에 이야기의 서사를 결정할 흑, 백 주사위를 던져주고


1막이 끝나면 비틀기에서 반전 요소를 넣은 다음에


2막에서 화려하게 개판치고


후기에서 1막~2막까지 모아둔 흑,백 주사위를 굴려 최종 엔딩을 짧은 몇 문장으로 마무리짓는 그런 게임임





피아스코의 가장 큰 매력은 마스터가 없고, 모두가 참여해서 진행하는 릴레이 소설 대회 느낌이란 점이 가장 좋았음


특히 피아스코 특유의 어차피 개판으로 이끌어나가는 아침드라마 전개가 매우 마음에 들었기에 바로 사람들을 모아서 해봤음


플레이세트는 아무래도 서양쪽 플레이세트는 더 어려울 거 같아서


모인 사람들의 공통 취미에 부합했던 무협 플레이세트 [난장무림]으로 진행했음






첫 피아스코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난관은 제법 많았음


온라인으로 만나서 플레이하는 거라 롤 20을 활용했는데 ㅍㅣ아스코의 특성상 주사위를 굴려서 한 곳에 모아두고 서로 상의를 통해서 관계, 욕망, 장소, 물건을 고르기가 까다로웠음


그래서 로컬룰을 제법 많이 정했음


어차피 개판날 피아스코라 생각했고 그 개판난 개연성을 억지로 끼워맞추는것 또한 피아스코의 재미라 생각한데다가


나도 막 처음 해보는 피아스코라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해서 그냥 로컬룰로 진행함


원래는 랜덤하게 나온 주사위의 눈에서 사람들이 설정을 고르는거지만


우리는 그냥 올랜덤으로 플레이했음


아래부터는 플레이임



- 준비 단계-



이름: 


나 - 독고비연

플레이어1 - 당철수

플레이어2 - 서문취설

플레이어3 - 진천

플레이어4 - 은정수





전반적으로 마교의 거사계획을 막기 위해 각자가 목표를 가지고 싸우다가 시밤쾅 엔딩의 서사로 흘러나갔음


아무래도 무협 TRPG다 보니깐 서로 생각하는 시간도 좀 더 길어졌고


또 클리셰만 잘 섞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이게 은근히 어렵더라


근데 은정수가 진짜 미친 놈이었던게


무협지를 도대체 얼마나 읽은건지 클리셰도 잘 섞고, 혼자서 한자까지 붙여가면서 초식이랑 명칭등 고유명사 만들어와서 이야기의 디테일을 정말 많이 정해줘서 덕분에


ㄹㅇ 200% 즐겼음





전반적인 스토리는


강호를 떠나 은원을 정리하고 홀로 살고 싶었던 


독고비연(당철수는 이용해먹는 관계, 은정수와는 육체로 맺어진 관계, 진천한테는 육체가 노려지고 있고, 서문취설과는 같은 도주자, 그리고 숨겨둔 애도 있는 복잡한 과거의 여자임)


과 그녀에 얽히는 이야기 위주로 서사가 많이 풀렸음.


당철수는 마교의 보물을 가지고 튄 서문취설과 독고비연을 쫓았고, 그 과정에서 서문취설의 간계에 당해 역으로 마교한테 추노를 당했었고 경공이 모자라서 서문취설을 붙잡지는 못 했음.


그래서 천하제일의 경공을 가지고 있던 진천에게 경공을 가르쳐달라고 찾아갔는데 정파의 인물인 진천은 무공은 강하지만 머리는 멍청한 당철수가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자 '독고비연'의 이름을 댄 걸 보고 이 새끼가 거짓말치는 줄 알고 도망쳤음.


왜냐하면 진천은 독고비연을 따먹고자 하는 흑심만 품고 있던 놈이었기에 당철수의 거짓말을 단번에 간파했거든.


한편 서문취설이 훔친 마교의 보물은 '천마의 비급'이었음.


그는 이걸 익혀서 천하제일인이 되고자 야욕을 품고 있었고 추격대만 뿌리치면 되는 상태였음.


은정수는 화산ㅍㅏ의 천수검객이라 불리며 정파의 협객으로 이름이 높은 데다가 독고비연이 어릴 때 버린 아이를 화산으로 거두워들여 키우는 등 겉으로는 착한 사람이었음.


하지만 그의 속내는 번천교라는 악독한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되어 어마어마한 무공수위를 이룩하는 게 목표였음.


그 과정에서 특별한 체질을 가진 독고비연이 필요해 그녀에게 접근했고,


강호를 떠나기만을 바라던 독고비연 또한 은정수를 이용해먹고자 그를 꼬드겨 서문취설, 당철수와 함께 동귀어진하게 만드는 계략을 꾸몄음.


근데 이 계략이 하필 당철수가 마교의 추격대를 같이 끌고온 것 때문에 일그러졌고,


그 과정에서 당철수의 목을 베면서 은정수가 자신의 진실을 알리며 독고비연에게 살고 싶으면 출산 노예가 되라 강요함.


그녀의 특별한 체질은 그녀의 아들에게도 이어졌기 때문에 은정수가 원하는 영약 제조법을 위해 더 많은 특수 체질의 아이가 필요했기 때문임.


근데 하필 그 얘기를 하는 순간, 은정수의 사형제인 진천이 그 사실을 듣고는 충격에 빠지고 은정수와 대립했고,


동시에 자신과 공개 비무가 약속되어있던 진천이 멋대로 다른 이와 싸우는 것을 보고 서문취설이 그 전투에 끼어듬.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 와중, 마교의 비밀 계획 중 하나였던 폭발 계획 때문에 그들이 싸우던 곳에도 진천뢰가 있는 것을 보고


독고비연은 출산노예가 될 바에 차라리 죽는 게 낫다 생각하며 선천진기를 모두 소모해 그 진천뢰를 터뜨림.


이후 각자의 엔딩



독고비연 - 화상으로 흉측한 얼굴이 되고 약을 꾸준히 먹어야하는 몸이 되었으나 아무튼 강호의 은원에서 벗어남.


은정수 -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화산에서도 쫓겨놨지만, 번천교를 다시 세울 생각만 기다리며 와신상담의 시기를 보냄.


진천 - 독고비연의 육체를 탐했던 것에 의한 업보라 생각하며 담담히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임.


당철수 - 은정수에게 목이 잘린 줄 알았으나 어찌저찌 살아남긴 함. 다만 가진 바 무공도 다 잃었고 건강도 잃었기에 그냥 쥐죽은듯이 살기로 함


서문취설 - 한쪽팔 날아간 상태로 의원에서 눈을 떴는데 그 곳에서 일하던 여인과 눈이 맞으며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평생 바라온 게 아닌가 생각하며 엔딩.




이런 식으로 끝이났음


첫 피아스코라 조금 버벅이긴 했는데 되게 재밌게 즐겼음


이야기가 개판으로 흘러가는 와중에도 그걸 억지로 이어 맞춰나가고


서로 대화치는데 대사들도 존나 웃긴 게 많아서 즐거웠음


피아스코 많이 하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