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도 간단하게 올리긴 했지만, 해결사 역할을 맡은 PC들이 실종 사건을 조사하는 단순한 구조의 시나리오로 단편 겸 룰 테스트 플레이를 해봤다. PC는 지인 중에 무협 고인물 한 명과 최근 무협소설을 다 읽어서 뽕에 차 있는 무협 뉴비 한명 이렇게 두명으로 진행을 하게 되었음.
  적당히 강호에서 어디가서 별호 말하면 사람들이 누군지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중견고수 정도의 레벨로 캐릭터 메이킹을 하라고 말했음. 결과적으론 한명은 사천당가(四川唐家)의 방계 여식이, 다른 한명은 화산파(華山派)의 속가제자가 되어 진행했다.

  일단 룰 자체는 저번에 리뷰하기도 했지만 무협을 하는데 필요한 뼈대는 충분하다는 느낌임. 회복이 오래걸리고 깐깐한 룰이라 금창약 같은게 데이터 없긴 했는데 적당히 만들어서 집어넣고 굴려본 결과, 무협에 대한 심상만 팀원들과 잘 맞으면 너무 복잡하지고 않고 충분히 재미있는 룰이였다.
  물론 장점만 있는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할 만 했음. 그래도 좀 아쉬웠던 점을 꼽아보자면... 우선 다이스 풀이라는 것. 이건 사실 아쉬웠다보다는 호불호에 가깝긴 한데 그래도 보정치가 미쳐 날뛰는 룰은 아니고, 무협은 오히려 실패에서 오는 전개도 재미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할만은 했음. 다음은 룰 자체가 체력이 매~~~ 우 적음. 체력이 많아봐야 5고 캐릭터 메이킹 하면 3으로 시작하는데, 그렇게 때문에 한 대 맞추기 까지의 과정이 좀 걸린다. 적에게 공격이 명중해도 적의 방어도 같은걸 넘겨야 하고, 그걸 성공해도 적이 반격 능력으로 공격을 쳐내서 무효화 하거나 반격하거나 할 수 있음. 무협적 심상에는 맞지만 특히 반격이 턴에 몇번 제한이 없어서 게임이 늘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하기에, 팀원들과 한 반격기는 라운드 1회 하우스룰을 만들기로 했다.
  다음은 무협적 심상에는 잘 맞지만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였던 저항임. 무협을 보면 어느정도 급이 다르면 상대가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저항이라는 룰로 구현해뒀다. 간단하게 말하면 자기보다 렙 낮은 놈들한테 받는 피해를 무조건 일정수치 감소시키는 거임. 이러면 공격 대성공이나 피해굴림 대성공이 떠야 데미지를 줄 수 있긴 한데, 그렇다고 룰 굴려보면 생각보다 대성공이 안뜨는 편은 아니라 밸런스적으로 괜찮았다. 저항이 2~3으로 늘어나는 초고레벨은 어케 될지 모르겠지만...

  이래저래 음주 굴림으로 npc랑 누가누가 술 잘먹나 술내기도 해보고, 흑의인을 쫓아 추격하는 추격 룰도 써보고 테스트 세션인 만큼 골고루 해봤는데 괜찮았던거 같음. 물론 무공이름이나 용어나 그런 심상을 유지하는건 플레이어, 마스터 다 공들여 해야하는 룰이긴 한데 무협 하겠다 하는 애들 정도 되면 그 정도는 다 어떻게든 노력해줄거라 믿는다.
  슬슬 세션이 막바지로 갈 때, 내가 제한한거긴 한데 만약 이 룰로 장편으로 할 거면 식령 제로처럼 튜토리얼 세션에서 사용한 캐릭터는 희생되거나 무언가의 이유로 쫓기거나 떠나는 등 일종의 장편 들어가기 전, 프롤로그 캐릭터로 쓰고 퇴장시키자고 제안했는데 플레이어들도 오케이 해줘서 화산파 남캐는 자기보다 강한 제법 윗줄의 고수와 동귀어진하고, 당문의 여캐 혼자 신비세력의 위험을 눈치채고 방랑하면서 위험에 대비하는 느낌의 엔딩이 났다.

  결론만 말하면 GM으로서도 제법 만족스러웠고 무협 뽕을 플레이어가 묘사로 채워주는 부분도 있어서 좋았다. 플레이어들도 세션 끝나고 장편으로 계속 하자고 말해준 거 생각하면 그래도 만족스러운 세션이 되시지 않았을까 혼자 정신승리 중임 ㅇㅇ... 무협하고 싶다하는 잘 맞는 팀원만 구할 수 있으면 상당히 재밌는 룰이다. 다만 무협 특성상 플레이어는 1~2명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고, 지금 하려는 장편의 경우엔 격주로 1세션 4시간씩 각각 다른 플레이어가 돌아가면서 플레이하기로 했음. 시나리오 도중에 만날 일 있으면 그땐 합류해서 같이 진행하고... 떨어지면 다시 격주로 돌리고 하는 식으로. 이건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거 같긴 한데 그래도 무협이라는 장르 특성상 다들 납득해주더라.
  예전부터 무협플 무협플 플레이어 하고 싶다고 아는 무협맨한테 그랬었는데 결국 내가 GM하고 그 사람은 PL이 되었네... 이번 세션 후기의 결론은 항상 목마른 사람이 GM 하게 되니까 그런 사람이 하고싶다 하는 플 자기도 하고 싶으면 숨죽이고 옆에 붙어있으셈. 내가 하고싶다고 몸 뒤틀다가 못참아서 장편 열게 되더라...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