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이번에 지인들을 통해서 TRPG라는 문화를 처음 접한 턀린이임. 이 갤에 들어오게 된 것도 이번이 처음.

옛날에 건담이라던가 강연금같은 짜임새있는 일본 작품들을 좋아했어서 재밌게 봤던 이력이 있고 드래곤 퀘스트같은 JRPG나 엘더스크롤같은 CRPG에도 빠져살았던 전적이 있었어서 인간의 최고 그래픽 카드 성능을 뽐낼 수 있는 이 TRPG란 거는 정말 내 인생에 있어서 더 없을 즐길거리라는걸 느끼고 재밌게 즐기고있음. 작품 타이틀에서 틀내나는 십떡이란건 대충 짐작했을 거라 생각함.

지금 나한테 D&D같은 건 관심은 깊지만 너무 어렵고 필수 룰북같은 게 나도 그렇고 지인들 사이에서도 준비된 사람들이 없어서 지금은 가장 자유도 높고 즐기기 편한 룰이라는 던전월드를 장기 세션으로 즐겨보고 있음. 다행히 GM이 잘 이끌어주고있어서 정말 재밌게 하는 중.

근데 가끔 같이 플레이해주는 지인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나 스스로 불안한 점이 있어서 몇가지 여기서 간략히라도 조언을 좀 듣고가고싶음. 념글은 쭉 읽어봤지만 딱하고 내 문제에 대한 대답으로 와닿는 게 없어서...

잡설은 줄이고 고민을 말하자면 내 PC의 백스토리와 서사가 GM의 진행이나 다른 PL들의 진행에 걸리적거리지 않나 싶은 게 고민임.
결국 티알의 골자는 시나리오라고 일단은 인지하고있어서 내 PC 개인의 백스토리 자체를 깊게 쓰지는 않는 편인데, 일단 내 캐릭터가 그동안 살아온 삶의 궤적이란 게 있고 거기서 캐릭터의 과거사와 맞물려 문제가 되는 부분이 생겼을 때 어느정도 선에서 풀어가야 좋은 RP가 될 수 있는 지 모르겠음.

예를 들면 내 캐릭터가 중년의 남성 전사인데 이 캐릭터가 과거에 A 지역 왕국 내의 파벌 갈등에 엉겁결에 휘말려 모함을 받고 가족들이 억울한 처형을 받고 쫒겨났다고 한다면 이 캐릭터는 A 지역의 관료나 그 지역이나 그 왕국에 관련된 소식만 전해들어도 치를 떨어할텐데, 이런 과거사가 시나리오 도중에 맞물려서 캐릭터의 귀에 그 곳에 관련된 소식이 들리게 됐다면 어느정도 선에서 묘사해야할 지 모르겠음.

적어도 내 지론상 아무리 짧게 써낸 백스토리라 할 지라도 엄연히 이 캐릭터의 행동의 근간이 되는 설정인데... 그런 부분을 스무스하게 아무 일도 아닌 것마냥 넘기는 건 시나리오 전개를 위해 배려하여 설정을 접어둔다 하는건 내가 용납이 안될 것 같음.

그렇다고 이 캐릭터의 고뇌나 과거와 얽힌 백스토리를 시리어스하게 풀어가자니 시나리오를 보고 온 다른 PL들에겐 관심없는 오로지 내 캐릭터의 서사에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이야기로 편향되어 흘러가게 될 수도 있고, 자칫하면 세션의 목적인 시나리오를 주객전도해버리게 되어서 모처럼 세션을 준비한 GM이 골치아파지게 되는 건 아닌가 걱정도 있음...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 념글에서 보기론 이런 흐름은 자캐딸 내지 캐릭터 과몰입에 가까운 흐름이라 비매너적인 롤플로 터부시되는 것 같았고.

나만 재밌고 끝나기보다는 좀 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방향으로 즐기고싶어서 PC의 백스토리와 같이 내 캐릭터의 설정에 연관된 RP로 돋보일 수 있는 정도를 어느정도까지만 하는 게 바람직할 지를 묻고싶어, 다른 PL들의 PC들도 돋보여야하니까. 아침인데 생각이 너무 많아져서 길게 적게됐다, 누구든 읽어줬다면 답해주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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