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역사의 길드가 직종별로 나뉜 것과 마찬가지로 보통 판타지의 길드도 클래스별로 나눠져 있지
도둑이라면 갱이나 마피아 같은 씨브즈 길드
클레릭이나 팔라딘이면 자기네들 교단
마법사면 학회나 대학이나 기타 메이지 길드
전사면 용병단이나 PMC나 어디 특정 군대 같은거
기타 등등 이런식으로ㅇㅇ
이런 식의 길드 내지 소속 집단들이 세계관적으로 정합성도 있고 타당하지
그외 여러 클래스가 모이는 곳이면 하퍼즈 같은 비밀결사단도 있고 범죄조직들이나 기타 거대 세력 등이 있을 수 있겠지
현실의 탐험가들처럼 모험에 대한 정보 제공이나 지원, 협동 같은 걸 하기 위해 모인 어떻게 보면 부르주아적인 모험자 길드도 세계관따라 존재하기도 해
근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모험자 길드, 모험가 길드의 클리셰
일본 판타지 소설이나 만화 등에 자주 나오는 구조
예를 들어 주점이랑 결합되어 여러 종족, 여러 클래스가 모여있고
서로 길드증을 보여주면서 나는 이런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길드원이다 소개해 파티를 짜고
특정 퀘스트를 수주해서 모험을 떠나는 그런 모험자 길드는 일본rpg씬에서 개발한 도구임
로도스도전기가 히트치면서 일본에서 rpg관심이 늘어나고 유입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시기에 생겨났음
보통 고정팀을 짜서 rpg를 한다고 치면 파티원들의 만남에 대해서 조율할거임
미리 사전에 팀원들끼리 캐릭터 만들면서 이야기를 맞추거나 정성있는 마스터의 경우는 소설이나 만화 속 주인공들 모이는 것처럼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드라마틱하게 만나는 과정을 짤 수도 있을 거임
아니면 그냥 주점에서 우연히 만나는 즉흥적인 모임으로 출발할 수도 있고
아무튼 여러 세션을 하는 고정팀의 경우는 첫플레이에만 만남 장면에 신경쓰고 시간을 투자하면 되겠지?
다음 플레이부터는 게임 자체만 하면 되니까ㅇㅇ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rpg하는 애들도 이랬음
근데 일본에서 로도스도전기가 대히트치면서 rpg에 대한 유입 인구가 엄청나게 폭증했음
드퀘나 파판 같은 비디오 게임과 달리 종이와 주사위로 하는 rpg에 대한 관심이 일본에서도 대거 늘어나버림
이 시기에 많이 늘어난게 단발성 세션임
홍보나 교육이나 구인 목적일 수도 있고 유입 인구 폭증에 따라 수요가 늘어서 나도 한번 체험해볼까 이런 목적일 수도 있음
이런저런 이유로 공개적인 일회성 rpg플레이들이 많이 열리게 됐음
예를 들어 즉흥팀이 주말 하루만 투자해 한 세션만 한다고 치자
모이고 중간에 점심 먹고 어쩌고 하면 6~8시간 정도는 플레이할 수 있을거임
근데 그 시간 중에 캐릭터 만들고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모여서 파티꾸리고 하는데 2시간 정도를 쓴다고 하면 실제 플레이는 줄어들어 불만족스럽겠지
서양애들은 이런 단발성 세션의 경우 보통 사전에 만들어진 파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로도스도전기라는 리플레이/소설/애니 등 이야기 형태로 rpg를 접한 많은 유입인구는 롤플레이에 치중되고 자기가 만든 캐릭터에 감정이입하기를 원했음
준비된 파티의 전사가 양손도끼 휘두르는 여자드워프인데 나는 남자엘프 이도류 전사가 하고 싶을 수가 있는거지
이런 사정하에 일본rpg씬에서 개발되어 사용되기 시작한 도구가 이른바 모험자 길드임
흔히 쓰던 주점 컨셉을 확장하여 수많은 종족, 클래스들이 모여도 이상하지 않을 인력시장을 만들었음
모험자 길드에는 길드증이 존재해서 거기에 자기가 할 수 있는 대략적인 스테이터스가 적혀있다는 설정을 짠 다음
즉흥팀 플레이어들은 모임 사전에 캐릭터 시트를 짜서 가져오게 되었음
그리고 캐릭터들이 서로 길드증을 보여주며 소개할 때 플레이어들도 캐릭터 시트를 보여주며 서로 소개하는거임
그럼으로써 소개, 파티 구성 과정을 생략해버리고 단발성 세션의 플레이타임을 늘렸음
일회용 게임이니까 세계관과 관련된 거창한 뒷이야기도 필요없고 유입플레이어들도 프리롤드 파티가 아니라 자기가 창작한 캐릭터를 쓸 수 있어 망상을 충족시킬 수 있고 실질적인 플레이타임도 늘릴 수 있고 여러 이득이 생긴거지
이런 공개적인 단발성 세션들은 초보 마스터들이 마스터링을 연습하기도 유용했음
던전이나 내러티브 규모도 작아도 되고 같은 이야기를 다른 여러 팀원들에게 시켜보면서
마스터링에 대한 숙련도나 경험을 쌓을 수 있었음
그래도 하나의 이야기만 가지고는 모든 플레이어를 만족시킬 수 없지
즉흥팀원 파티에 사제가 없는데 언데드가 출몰하는 묘지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이야기를 진행하기도 그렇고
파티에 도둑이 없는데 함정이 가득한 고성탐험을 하기도 그렇지?
아니면 어두운 던전을 헤매는 모험은 하기 싫다는 등 단순히 플레이어들의 취향에 안맞을 수도 있음
이처럼 사전 준비와 조율이 가능한 고정팀을 짜서 하는 경우와 달리 즉흥적인 팀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존재했음
그래서 경험이 쌓인 마스터들은 작은 규모의 이야기들을 몇개 준비해오게 되었고
이걸 플레이어들에게 선택하도록 만들었음
어떻게?
퀘스트 보드임
모험자 길드에 게시판을 만들고 거기에 의뢰들이 적힌 종이를 박아놓은 거임
[묘지에 출몰하는 언데드를 해결해주세요]
[고성에 모인 고블린 무리를 무찌르고 가문의 유산을 되찾아 주세요]
[마을 근처의 오크 산적단를 퇴치해주세요]
등등 이런 의뢰를 적어둔거지
그걸 보고 파티가 퀘스트를 수주하는 구조가 탄생했음
그래서 기존 단발 세션이 캐릭터들 만들어 서로 소개하고 파티로 뭉치고 모험을 떠나게 되는 준비 과정이 2시간 정도 걸렸다고 가정하면
이젠 캐릭터끼리 모험자 길드라는 인력시장에서 서로 길드증(시트) 보여줘서 파티를 짜고 그렇게 모여서 의뢰를 수주해 모험을 떠나는 과정을 10분 20분만에 끝내버릴 수가 있게 된거임
상대적으로 사전 준비 과정이 줄어들고 실제 게임 플레이 자체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며 원하는 모험 경험을 선택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게 하루를 끝낼 수가 있게 되었음
당시 일본의 모든 rpg씬이 저런건 물론 아니지만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몰라도 이 모험자 길드라는 툴은 편리한만큼 꽤나 유행을 타기 시작했음
그리고 결국 로도스도전기붐으로 인한 trpg유행에 맞춰서 이 모험자 길드라는 구조가 일본 잡지에서 만화화가 되었음
길드견문록이라는 만화임
여러 클래스 놈들이 모임+길드증+퀘스트 보드에서 의뢰 수주라는 구조가 일본에서 만화로 태어나 남아버림
로도스도전기 유행으로 인한 붐은 4~5년 정도 지나면 일본rpg계에서 줄어들어 하더놈들만 남았고
모험자 길드라는 단발성 세션에서 초반 스타트를 위한 도구도 유행이 지나 사라져버렸는데
길드견문록에서 만화화된 저 모험자 길드라는 이미지는 rpg계와는 별도로 인쇄된 창작물로 존재하게 되어 이후 조금씩 영향을 주기 시작함
그리고 이 모험자 길드가 다시 크게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 게 소설가가되자 등의 일본 웹소설 시장임
개연성 정합성도 부족하고 드라마틱하지도 않기 때문에
(만화나 소설에서 동료가 새로 늘어나는 과정은 몇화씩 사용해도 인기있는 장면이지)
Rpg씬에서도 안쓰고 일본 라노벨이나 판타지 애니 등에서도 안쓰고 묻혀졌던 저 일본식 모험자 길드라는 클리셰는
프로 작가가 아닌 아마츄어 작가가 써먹기 위한 도구로 다시 부활함
태생자체가 즉흥 세션의 편리를 위해서 태어난 도구인만큼 즉흥적으로 쓰는 양판소에서도 편리한 이야기 도구가 되었음
뿌리도 없는 지구인이라는 외지인이 이세계에 가서 모험자라는 신분도 챙길 수 있고 돈벌고 출세할 발판이 되는 용도로 써먹기 시작한거지
다른 배경을 가진 인물들이랑 파티를 짜서 모험한다는 초반 스타트에 도움이 되고 ㅇㅇ
그리고 이런 웹소설들 중 히트쳐서 출판화되고 애니화되는 작품이 생기면서 역으로 rpg씬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음
즉 저런 만화나 소설을 봤던 애들이 rpg계에 유입되면서 일본식 모험자 길드가 다시 부활하게 된거임
로도스 리플레이 1부에서 도적 길드만 나오다가 2부 1화부터 모험가 길드 이야기가 나오지.
지식이 늘었다콘
모험가 길드라는 설정 자체도 매력적인덧
처음 생각해낸 놈이 천재인건 확실한듯. 어쨌든 수십년을 우려먹는 클리셰가 됐으니 - dc App
모험자의 관 말 하면서 소드월드 얘기 왜 안나오냐
클리셰가 클리셰가된 이유가 있지
길드증 주고받기라고 하니까 일본 비즈니스 명함 주고받기 생각나네 ㅋㅋ
그러면 한국 양판소 용병길드는 어디서 튀어나온거야?
저거 파쿠리
이 좆같은 모험가 길드 설정때문에 모험가가 모험과 탐험은 하러 안다니고 일일 용역꾼 취급당하게 됨.
모험가라는 단어의 정의가 바뀌게 된거임.
응 중세 조합에서 자본주의 인력사무소로 진보한거야~
그러니까 이딴 설정 쓰는 새끼들은 고정팀 없는 개 찐따 씹덕새끼들이란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