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들어가며
  9월 초, 좀비물 세션을 할 것은 아녔지만 좀비물을 티알로 구현하려는 사람들은 어떻게 시도했을까가 궁금하여 일본에서 평이 꽤 갈리고 호불호를 많이 타던 좀비룰,「다이스 오브 더 데드」를 구입 해보았습니다.
  미묘한 평이 뒷받침 하듯 가격은 두 권 원가는 6400엔이였지만 서플까지 2권 다 해서 배송비 포함 1800엔(...) 정도에 구한 물건입니다. 출판사는 카도카와, 룰을 제작한 곳은 그룹 SNE입니다. 본격적인 감상에 들어가기 앞서 일본산 룰이니 만큼 워킹데드 보다는 하이스쿨 오브 더 데드라던가... 좀 잘 쳐주면 '시귀(屍鬼)', 혹은 좀비물은 아니지만 비교적 최근 작품(2014)인, 주인공이 팬티나 보여주던 생존물인 '천공침범' 같은 거에 더 가깝다는 점을 미리 밝혀둡니다.





01. 이 룰은 어떤 룰?
  플레이어는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상에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으나 어떠한 연유로 좀비가 되지 않고 일반인을 능가하는 완력 등을 쓸 수 있게 된 하프 좀비입니다. 굳이 따지면 좀비 바이러스를 보균 중이지만 어느정도 면역이 있어 그 상태를 억누를 수 있는 상태에 가까운 인간입니다. 그런 PL는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세기말적인 상황에서 좀비가 되지 않고 생존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죠.
  특이한 점은 절반이 좀비가 되었다는 설정이라 그런지 음식물을 먹지 않아도, 수면을 취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편의주의적 설정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점이 룰 구매하고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라 이후론 적당적당히 어떤 룰인지 살펴만 보게 만든 점인데, 생존의 요소에서 음식물을 과감하게 제외하는 것으로 세션 자체를 전투와 난관 극복, 그리고 악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고 보입니다. 다만 개인적으론 생존이 주력이 되는 룰이라면 식량이나 생존에 필요한 자원들을 어느 정도는 요구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에 제 취향은 아녔습니다.
  기본적인 세션의 진행 자체는 커뮤니티의 안전을 위해 생존자를 찾고,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약품을 구하는 그런 느낌에 가깝습니다.





02. 캐릭터
  기본적으론 직업에 따른 어빌리티가 있으며, 캐릭터의 스탯은 크게 머리/팔/다리로 이루어집니다. 두뇌를 사용하는 머리, 손재주나 완력이 필요한 팔, 도주에도 전투에도 쓰이는 다리 같은 느낌입니다. 이 부위는 HP로도 적용되는데, 각 부위별로 3의 HP를 갖고 머리 1부위, 팔 2부위, 다리 2부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HP는 전체 체력이 아닌 그 부위의 체력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머리 3점을 다 잃으면 뚝배기가 깨져서 죽는다거나, 다리에 일정 이상 데미지를 받으면 다리 스탯이 줄어든다거나... 그런겁니다.
  직업에 따른 어빌리티인 탤런트도 있고, 캐릭터의 각종 스탯에 따라 슬롯이 주어지며, 그 슬롯의 수에 맞게 아이템도 장비하거나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래도 좀비 생존룰을 표방해서인지 아이템에 사용횟수가 있는 점은 그래도 생존룰답더군요.
  특이할 만 한 점은 한 PL이 여러 캐릭터의 스톡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좀비화에 관련된 룰과 함께 후술합니다.





03. 좀비화
  좀비물이라면 역시 좀비로 변이해가는 과정과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의심과 이기심, 배신, 광기 등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 룰에서도 적에게 공격 당하면 감염이 점점 늘어나고, 각 캐릭터는 3×3의 빙고판으로 된 감염표를 갖습니다.
  적의 공격으로 이러한 감염도가 올라가 빙고가 생기면 패닉에 빠지기도 하고, 완전히 발작하면 아군을 공격하기도 하고, 룰적으로 아이템을 잃게 되거나, 혼자 써버리거나 하는 등 점점 커뮤니티에 피해를 주게 됩니다. 그렇게 된 캐릭터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심의 눈길에 커뮤니티에서 달아나 소식이 끊기거나 아군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는 등 처단되는 것이죠. 그렇게 한 캐릭터를 잃은 플레이어는 자신의 남은 캐릭터 스톡으로 새로운 PC로 캠페인을 이어갑니다. 이른바 PC는 소모품인 것이죠.





04. 세션의 진행과 적 - 좀비
  세션은 보통 몇가지의 작은 목적과, 주 목적을 이루려는 일련의 보드게임 감각입니다. 실제로 본 룰의 보드게임이 이후 나오기도 했고 오히려 TRPG 룰 보다 그쪽이 평가가 더 좋더군요.
  이것 역시 3×3의 9개의 구역을 파티가 진행 방향을 골라나가며 돌파하게 됩니다. 각 구역마다 이벤트나 전투가 일어나거나 하면서 목적을 달성해 나가는 것이죠. 그래서 막상 굴려보면 어느정도 보드게임의 감각에 더 가까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적인 좀비들은 어떨까요? 플레이어가 손쉽게 쓰러뜨릴 수 있는 일반 좀비부터, 달리는 좀비라던가 총기를 사용하는 좀비 등 강화개체들도 있습니다. 다만 정말로 무서운 적은 실험체라 하여, 극도로 강화된 인조괴인이 가깝습니다.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네메시스를 생각하면 적당하겠죠.
  여기서 이 룰의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가 나온다고 생각하는데 일반 좀비 정도는 플레이어가 싸워라고 있는 적이라면, 실험체는 잡아라고 낸 적이 아닌 경우가 더 많습니다. 주로 그들을 상대하는 방법은, 그들을 자극하지 않고 우회하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종종 실험체가 중요한 장소를 지키고 있어 몇 세션에 걸쳐 놈을 토벌하는 장기적인 목표가 될 수도 있는 녀석들입니다.





05. 마치며
  일본룰이기도 해서 이럴 거 같다는 예감은 있었는데 정말로 그런 룰이였습니다. 변이가 진행되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약품을 조달하는 일반인 보다 강한 PC로 행하는 생존물... 워킹데드나 월드워Z, 바이오하자드 같은 느낌보다 좀 더 서브컬쳐스럽다는 느낌이 강하네요.
  읽어보거나 참고하기엔 가격도 중고로 엄청 싸고 해서 나쁜 룰은 아니였습니다. 다만 세션의 플레이 자체는 하이스쿨 오브 더 데드 느낌이라 제 취향은 아니네요. 아마 이후 워킹데드 같은 좀비물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다음엔 영미권 룰 중에 적당한 걸 찾아 읽어볼까 싶습니다.


결론 : 하려면 충분히 할 정도는 되지만, 나라면 그냥 보드게임으로 데드 오브 윈터 하는 게 정통파 좀비물 원하면 더 재밌을 거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