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걔 안죽여서 수십년후에 걔가 집단학살했음 ㅇㅇ"


-> 개인적으로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본다. 저 질문이 요구하는 것 자체가 자기 행동의 결과를 예측해야 한다는 말과도 같은데 그런 능력이든 기술이든 뭐가 있지 않은 이상 당연히 미래를 예측하는 건 불가능하고, 무엇보다 누굴 사형한다는 건 판결 중에서도 최종판결임.

이게 무슨 말이냐면 앞으로 그 범죄자가 개심할 경우와 잘못된 판결을 어느 정도나마 복구할 기회, 심지어는 범죄자에게 마땅히 가해져야 할 고통까지 싹 날려버리는 극단적인 판결인데, 무지성 사형으로 발생할 문제를 생각나는것만 나열해보자면


1. 가해자의 개심

이건 앞의 질문과도 비슷한 점이 있음. 만약 범죄자를 잡고, 그가 수십 년의 형벌을 받은 끝에 죄를 씻고 새 삶을 찾아 암 치료제를 발명했다면?

사형이란 판결은 이런 가능성을 모조리 날려버리고 사람의 가능성을 범죄자로 영원히 고정시킨다.


2. 잘못된 판결의 복구 가능성

만약 너가 어떻게든 정보를 긁어모아서 용의자를 잡고, 너무나 극악한 범죄라 죽여버렸는데, 죽은 용의자가 범인이 아니었다면?

너가 잡은 그 용의자가 범인이라고 '완벽하게' 확신할 수 있음?

사실 이런 질문은 선악 구도가 명확하게 잡힌 가벼운 TRPG에서는 다루지 않겠지만, 현실적인 TRPG를 하거나 철학적인 부분을 담고 싶다면 이런 주제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음. 이런 경우에서, 만약 사형이 아니라 다른 형벌, 예를 들어 무기징역 등을 내렸다면 아주 조금이나마 복구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거임.

물론 너가 사법제제로 무고한 한 사람을 족친 거니까 보상을 해야겠지만, 아직까지는 현실적인 부분임. (너가 부자라면 합의금을 낼 수도 있고,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람의 다친 부분을 치료해 줄 수도 있음)

하지만 너가 그 사람을 죽였다면? 넌 무덤에 묻힌 시체에게 보상해 줄 수 있음?

히어로기 이전에 넌 그저 한 사람일 뿐이고, 목숨보다 귀중한 가치는 없음.

넌 너가 죽여왔던 악당과 똑같은 짓을 했을 뿐임.


3. 범죄자에게 마땅히 가해져야 할 고통

만일 너가 고른 용의자가 '운이 좋게도' 진짜 범죄자였고, 너가 그 범죄자를 죽였다고 해 보자.

그럼 넌 그 범죄자를 '왜' 죽인 거임? 피해자와 똑같은, 혹은 더한 고통을 주기 위해서? 범죄자의 추가적인 범죄를 막기 위해?

둘 중에서 후자는 1번에서 설명했으니 넘어가도록 하고, 피해자와 똑같은, 혹은 더한 고통을 주기 위해 살해했다면

그 고통의 기준을 어떻게 정할 거임? 즉, 범죄자를 어떻게 죽일 거임?

토막살인한 범죄자는 똑같이 토막내고, 사람으로 포를 뜬 범죄자는 똑같이 포를 뜰 거임?

그럼 고통 없는 살인은 어쩔거임? 전신마취한 피해자를 죽인 범죄자는? 너도 고통 없이 보내줄거임?

또 2번에서 말했듯이, 너가 잘못 판단했다면? 전신마취로 죽인 줄 알고 너도 고통 없이 보냈는데, 알고 보니 토막살해범이었다면?

연쇄 살인범은? 너가 한 사람의 목숨에게 두 명 이상분의 고통을 줄 수 있음?

이런 관점에서 보면, 역설적이게도 '반드시' 피해자에게 가해진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주는 방법은 범인을 살려 두는 것밖에 없음.

죽기 직전까지 패고 살려준다음 또 죽기 직전까지 패거나 독방에 가두거나 방법은 나중에 따지더라도,

너가 정의를 실현하려 한다면, 단순히 너가 사람을 패는 게 좋아서 범인을 잡는 게 아니라면 범인을 살려 '둬야' 함.


솔직히 이런 분야 전공자도 아니고, 평소에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어서 더 이상 적지는 못하겠음.

그냥 이 새끼 의견은 이렇구나 하고 보고, 아닌데?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하면 자기 생각도 적어주면 좋겠다.

싸우지 말고, 다같이 재밌고 즐거운 TRPG를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