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를 주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일은 뭐든 그렇겠지만, 내가 지불한 금액의 값어치만큼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았는가?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하면 문제가 생김.

특히 "일정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더더욱.

이건 진짜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임. 내가 내는 돈은 같은데, 돌아오는 재미가 매번 다르다면 가치에 의문을 품게 되는 건 당연하니까.

여기서 첫번째 문제가 발생함.

마스터가 항상 일정한 퀄리티의 세션을 제공해줄 수 없다는 것.


마스터도 사람이라 매번 같은 컨디션으로 진행할수도 없고, 무엇보다 여럿이서 모인만큼 항상 같은 분위기로 진행되기도 힘듬.

애초에 매번 같은 내용만 반복할 게 아니라면 그때그때 진행이 달라질테고, 한 세션에 기승전결을 다 담아내는 전개로 진행하더라도 세션의 재미는 들쭉날쭉 할수밖에 없음.

저번주에 한 개쩌는 세션도, 이번주에 한 개좆망한 세션도 같은 값이라면 누구나 의문을 가지게 되겠지.

양적인 면에서도, 진행 속도에 따라서 세션 시간이 늘어지거나 단축될수도 있으니 저번엔 4시간 했는데 오늘은 3시간 30분하고 같은 값을 내야한다는 거에 불만을 가질수도 있음.

그렇다고 시간당 페이를 받게 되면, 플레이어는 rp고 뭐고 빨리 깨려고 스피드런을 할거임. 반대로 마스터는 어떻게든 길게 가져가려고 할테고.

두번째 문제는 팀원 중 한 명만 트롤짓해도 나머지 모두가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것.

당장 트롤러 한 명 때문에 세션이 망했음. 그럼 돈 안받을거임?

여기선 받아도 안받아도 문제가 생김.

받는다면, 재미도 없는 세션에 돈까지 내야했던 사람들은 떠나갈테고

안받는다면, 이제 플레이어들은 "망한 세션엔 돈을 안내도 된다"는 걸 알게 됨.

만약 그 다음부터 평소처럼 준비해온 세션에 이상하게 플레이어들이 별 반응도 없고 재미없어하면 어쩔거임? 그래도 돈 안받을거임? 일부러 그러는 것 같은데도?


애초에 TRPG라는 게 어느정도 취향이 맞는 사람들만 걸러서 모은다고 해도 언제나 문제가 생기는 게임이고, 이건 턀갤의 수많은 라그나썰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임.

여기서 이어지는 마지막 가장 중요한 문제.

재미가 없어져서이든, 현실에서의 문제가 발생했던 간에 "중간에 누가 탈주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

사실 이것 때문에 유료로 장편은 애초에 불가하지 않을까 생각함.

당장 줄어든 인원으로 세션 진행하는 것도 이전과는 느낌이 다를거고, 새로운 팀원을 구해와도 이건 마찬가지임.

게다가 사람이 줄면 마스터링으로 받는 돈도 적어질텐데, 그래도 세션 준비하는 양은 비슷함. 그래서 이번엔 마스터도 의문이 들게 됨.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치만큼 제대로 된 대가를 받고 있는가?"

그리고 이건 매번 일정한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불가능한 TRPG라는 놀이의 특성상 마스터의 태업을 불러오기 쉬워짐.

결론 : 뭐든 대가가 오가게 되는 순간 재미로 즐기는 놀이는 없어지고 비지니스만 남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