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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키지 않을 만큼만 목을 축이고 주린 배를 붙잡고 살아가거나 (언데드인데 살아간다는 표현은 좀 웃긴가?)
그렇게 살다가도 운이 나빠 들켜서 화형 당하거나 심장에 말뚝이 박히게 된다

적자생존인거지
흡혈귀들은 죄다 작위나 영지가 있는게 아니라
작위나 영지가 있는 흡혈귀들이 남은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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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치의 흡혈귀들은 두 종류로 나뉨. 문명 세상 중부와 서부에서 정체를 감추고 살아가는 흡혈귀 영주들, 정체를 감추지 않고 사는 남부의 흡혈귀들.

흡혈귀 영주들은 문명 세상 곳곳에 자기 영지를 가지고 있음. (영지라고 해서 꼭 장원이라거나 하는건 아니고, 흡혈귀의 세력권을 그렇게 부름) 가장 알짜배기 영지는 슬슬 서로 모르는 주민들이 있을법한 소도시. 누가 실종되도 지역 커뮤니티 자체의 큰 사건이 되지는 않을 정도의 규모가 좋음.
이들은 어둠 속에 숨어서 자신의 영지 내에 있는 피주머니, 가축들을 관리하고 선별해서 도축함. 물론 표상이라는 존재가 있는 세계니 신경써야할게 많음. 대충 아무나 골라먹었는데 표상과의 관계가 꼬인다? 골치아파지는 것.

남부의 흡혈귀들은 정체를 감추지 않음. 남부를 장악한 자줏빛 교단이 강령술을 주력으로 하기도 하고, 남부의 대도시 중 하나인 비단손아귀가 과거의 흡혈귀 표상인 웃는 이무기의 영지기도 했거든.
휘파람 나루에 이은 문명 세상 제 2의 항구도시이자 흐르는 물 위에 지어진 수상도시인 비단손아귀는 강력한 요새이기도 하지만 흡혈귀들을 가두는 감옥임. 그래서 흡혈귀들은 뜨거운 피를 가진 이들이 비단손아귀로 오도록 만들었음. 문명 세상 최대의 환락 도시로 만들어서.
이곳의 흡혈귀들은 그렇게 돈을 벌고, 그렇게 번 돈으로 피를 사서 마심. 당장 돈이 궁한 이들이 돈으로 피를 팔고, 빚을 갚을 수 없는 녀석의 피를 말 그대로 쥐어짜내니까 공급이 그렇게 딸리진 않음. 대신 멋대로 누군가를 물거나 죽이는건 비단손아귀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일이므로 용서받을 수 없음.

두 종류 흡혈귀들의 차이는 그 외에도, 이 시대의 흡혈귀 표상인 피칠갑 기사에게 복종하느냐의 여부가 있음.
흡혈귀 영주들은 이 풋내기 이방인 표상에게 복종할 마음이 없음. 자기들은 먼젓번 몇 시대 전부터 군림해왔는데, 이 시대에서야 겨우 나타났고 또 굴러온 돌인 피칠갑 기사를? 표상의 지위와 권위는 존중하지만, 그 밑으로 들어가진 않음.
하지만 비단손아귀의 흡혈귀들은 피칠갑 기사의 패권을 인정했음. 비단손아귀는 흡혈귀 표상인 웃는 이무기의 영지였고, 이 시대의 새로운 흡혈귀 표상인 피칠갑 기사가 이를 물려받는게 당연하다고 봄. 물론 불만인 녀석들도 좀 있지만, 피칠갑 기사는 자신의 정당한 영지에 머무르기보다는 알려지지 않은 목적의 퀘스팅을 위해 떠돌고 있으므로 별 이야기가 나오진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