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있는 글에서 나온 장면을 보고 끄적여 봄.
GM: 네 전사 접근전..7이네요 전사의 검이 트롤을 베지만 트롤은 개의치 않고 그대로 전사를 날려버립니다. 전사가 힘겹게 만든 상처도 빠른 속도로 아물고 있습니다. 뭔가 조치를 하지않으면 헛수고가 되겠네요.
마법사: 마스터 아까 말한 몬스터 도감을 통해 약점을 알아본다는거 굴려도 되나요?
GM: 네 지식 더듬기 굴리시죠..10이네요. 자 그럼 전사가 성과를 내는 사이 마법사 역시 알아낸 바가 있습니다. 독성 물질을 트롤에 상처에 주입하면 재생을 막을 수 있다네요. 물론 당신은 독을 잘 모르겠지만..
마법사: 도적! 독! 독을 상처에 먹여!
도적: 오케이 그대로 달려나가 상처에 독병을 던집니다!
GM: 좋습니다. 굴리시죠...6이네요. 도적의 동상 걸린 손가락이 제 기능을 못 해 독병은 트롤을 빗나갑니다. 다행히 눈밭이라 깨지진 않네요. 사냥꾼. 쓰러져 있느라 힘들겠지만, 엎어진 당신 앞으로 독병을 데구르르 굴러와요. 까닥하기도 힘든데 어쩌죠?
사냥꾼: 힘겹게 그나마 상태가 나은 애완늑대에게 부탁합니다. 도적에게 배송해죠 무리한 부탁해서 미안..
도적: 그 사이 아물지 못하도록 상처에 단검을 박아 넣고 발악해 봅니다.
마법사: 큰 힘은 못 되겠지만, 트롤의 한 쪽팔에 매달려 방해를 하겠습니다.
GM: 네 마법사 협조..성공 도적 판정..8이네요 마법사가 한쪽 팔에 매달려 버둥거리는 동안 도적은 필사적으로 상처를 해집어놓습니다.
그리고 애완늑대가 독병을 날려 도적에게 날라가지만 트롤의 다른 팔이 도적을 후려쳐 도적은 그대로 옆으로 날라가네요.
도적: 위치가 얼추 맞는다면, 단검을 던져 독병을 깨겠습니다! 바로 기화돼서 상처에 스며들어갈 거예요.
GM: 날아가면서 날아오는 병에 단검을 맞춘다라..둘 중 하나라도 고정되면 일이 쉬워질 거 같은데 뭔가 방법이 없을까요.
전사: 도적에게 달려들어 날라가는 몸을 받아내 고정할게요!
GM: 꽤나 무리하시는군요. 하지만 좋습니다.
파티가 트롤이랑 싸우는 장면인데, 하나의 난관을 돌파하는데 굴림의 수가 참 많지? 던월은 아무래도 2d6에 깡으로 + 수정치를 주다 보니 성공 가능성이 높음. 대가 없는 성공의 가능성도 높고. +2만 되어도 부분성공 이상의 가능성은 80% 이상, 대가 없는 성공 확률은 42% 정도. +3이면 대가 없이 성공할 확률이 58%라 상당히 높지. 거기에 대가의 수준도 바닐라 상태의 던월을 생각하면 hp를 엄청 깎아먹지도 않고, 마스터 액션도 강약이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아서 마스터가 유동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에, 대가의 심각성도 어칼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임. 그래서 던월은 위의 예시처럼 pc의 행동을 좀 하나하나 분절적으로 판정해서 역동적인 장면을 만들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럼 위의 장면을 어칼 식으로 컨버전하면 어떻게 될까?
전사: '트롤에게 달려들어서 크게 검을 휘두르겠습니다. '접전'으로요.'
gm: '트롤은 힘이 강하고, 재생력도 뛰어난 만큼 무척 튼튼한 괴물이죠. 상처를 내더라도 금방 아물 겁니다. 모험적, 효과 없음.'
마법사: '그럼 트롤의 재생을 막기 위한 방법을 몬스터도감을 보았던 기억에서 떠올려보겠습니다. '연구'로요.'
gm: '좋은 밑작업이 되겠네요. 안정적, 표준적으로 굴려주세요...성공. 마법사는 기억 속에서 독성 물질을 트롤에 상처에 주입하면 재생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떠올립니다. 물론 당신은 독을 잘 모르겠지만..'
마법사: '독! 독을 쓰면 저 녀석의 재생을 막을 수 있어!'
도적: '음, 그럼 제가 회상으로,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전사에게 무기에 발라 쓸 수 있는 독 한 병을 건네두었다고 하면 어떨까요?'
gm: '그 정도라면 스트레스 1만 지불하면 되겠네요. 병을 건네주는 정도니까, 판정은 따로 필요 없습니다.'
도적: '좋아요! 전사! 내가 건네준 독! 그걸 써!'
전사: '전사는 그 말을 듣고 미리 받아둔 독 병을 꺼내 검날 위에 뿌립니다. 그리고 바로 트롤에게 검을 휘두를게요! 이제 효과는 어떻게 되죠?'
gm: '그러면 밑작업을 두 번 받은 것으로 쳐서 이제 표준적 효과까지 올릴 수 있겠네요. 굴려주세요...부분성공. 당신의 검이 트롤의 몸을 쭉 가릅니다. 검날에 맺힌 독이 흘러들어가 트롤의 재생을 방해하네요. '트롤과의 전투' 4칸 시계 중 두 칸을 채웁니다. 그리고, 전사는 트롤의 두꺼운 근육을 검이 가르는 사이 트롤의 주먹에 맞아 뒤로 날아갑니다. 2단계 부상, '갈비뼈에 금' 받아주세요.'
...
아마 이렇게 바뀔 거임. 밑작업이나 회상이 있긴 했는데, 기본적으로 난관이 메인 굴림인 전사의 접전 판정 한 번으로 크게 진전되었다. 어칼은 처지에 따라 대가의 수준이 알기 쉽게 나타나 있고, 한 번의 대가의 수준이 던월보다 좀 더 무겁다. 주사위 판정 방식도 6면체 여러개 굴려서 그 중 높은 눈을 취하는 방식이라, 던월보다 성공률이 낮음. 주사위 두 개 굴렸을 때 부분성공 이상일 확률이 75%, 대가 없는 성공일 가능성이 30%정도고, 주사위 3개면 대가 없는 성공의 가능성이 42% 정도라 어찌되었건 대가를 받을 확률이 높단 말이야? 대가를 받을 확률이 높고 그 수준도 무겁긴 하지만, 대신에 어칼은 던월보다 좀 더 많은 행동을 하나의 판정으로 처리할 수 있음. 던월보다 장면을 좀 더 압축해서 제시한다고 생각하면 될 듯.
그래서 결론은, 던월은 대가가 비교적 가볍고 성공률이 높기 때문에 장면을 분절적으로 길게 처리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칼은 대가가 비교적 무겁고 성공률이 낮기 때문에 판정 한 번에 좀 더 많은 걸 처리하고 장면을 압축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하나의 판정으로 많은 걸 처리하는 방식은 어칼 제작자 존 하퍼의 다음 참여작인 아곤으로 이어져서 더 발전한 것 같음.
종종 보면 어칼이 대가가 무겁다고 다키스트 던전마냥 빡세게만 굴리는게 정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던월처럼 장면을 분절적으로 처리해버리면 그 이상으로 빡세지겠지만, 하나의 판정으로 많은 걸 진전시키는 방식으로 처리하면 충분히 스무스하게 진행할 수 있다. 굳이 대가를 약하게 주는 마스터링을 하지 않더라도 말이야.
FitD 룰은 빡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어서 이렇게 끄적여 봄.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