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싫어서 질문 하나하나에 나름 답변 달아봄.
길어서 읽기 싫은 사람은
'개연성을 우선시해라.'
정도만 보면 될 듯. 던월은 개연성만 지켜도 평타 이상의 재미는 찾을 수 있음 ㅇㅇ
1. 전투 진행 방식
이전에 PC로 참여했던 COC세션에서 이번에 PC로 참여할 예정인 지인이 있었는데 걔가 그때 유일하게 회피/격투쪽 찍어뒀던지라 키퍼가 전투만 하면 노골적으로 자기만 공격했다고 엄청 싫어했었음
전투때 특정한 대상만 공격하지 않게끔 그리고 특정한 대상만 공격한다고 느끼지 않게끔 하는 좋은 방법같은게 있을까?
근데 이거 좀 궁금한게, 유일하게 회피/격투 쪽 찍은애만 공격 한 이유가 뭐임? 다른 애들은 공격 당하면 그냥 맞고있어야해서, 그나마 버틸 수 있는 애만 공격했다는 거임? 그래서 전투캐를 준비한 애가 '아 내가 아무리 전투캐를 만들었어도 나만 자꾸 공격하는 건 좀 에바 아님?'이라 항의했다는 거임?
던월에서는 애초에 이런 전제 자체가 좀 이상하다 생각해서 질문한 의도가 뭐든지 간에 '특정 대상만 공격한다고 느끼지 않게' 내가 썼던 방법을 정리하겠음.
그러니까 '전투에 약한 사람이 집중 타겟이 되는 것에 불만을 가진' 상황을 상정하고 적어보겠음.
'특정 대상만 공격한다고 느끼지 않게'하고 싶다면, 세가지 방법이 있음.
첫번째는 실제로는 특정 대상만 공격하는데 플레이어는 느끼지 못 하게 하는 거고,
두번째는 실제로는 특정 대상만 공격하는데 실제로 공격까지 이어지지 않게 하는 거고
세번째는 마스터가 신경 써서 다양한 PC를 공격하는 거임
첫번째는 개연성을 부여하면 됨. 생각해봐, 앞열에 전사가 있고 후열에 마법사가 있어. 전사는 몸이 엄청 튼튼해서 접근전을 걸면 몬스터가 반갈죽 당하는데, 마법사는 가까이 붙어서 접근전을 하게 만들면 생체기 하나 내기 힘듬. 그러면 '생각'있는 몬스터라면 전사를 어떻게든 피해서 마법사만 공격하려고 하는 게 당연함.
이런걸 직접 '저 뒤의 마법사를 먼저 공격해라!'라고 대사를 외치거나 '몬스터는 전사 뒤에 있는 마법사를 노립니다.'같이 대사나 묘사를 섞으면 됨.
개연성이 부여되면 특정 대상만 공격하는 이유가 너무 당연한거라 덜 느끼게 됨. 마법사를 안 지킨 전사가 잘못한거니까.
두번째는
일단 던전월드 전투에 대해서 말하자면, '몬스터가 마법사를 공격합니다.'라고 말한 뒤에 마스터가 명중굴림을 하는 룰이 아님.
난 던월 할 때 '몬스터가 마법사를 공격하려고 움직입니다. 어떻게 할 건가요?'라고 묻는 편임.
그러면 전사가 앞으로 나서서 막아준다거나, 도적이 빠르게 달려들어 마법사를 밀어서 공격을 피할 수 있게 한다거나, 사냥꾼이 화살을 쏴서 맞추겠다거나 등등의 여러가지 의견들이 나올 거임.
즉, 마스터로서는 특정 대상을 공격하려고 시도는 하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해당 공격 자체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파훼할 기회를 줘서 실제로는 이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됨.
세번째는
그냥 말 그대로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하면서 조정하는 거임. 몬스터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고민하고, 배치를 한 다음에 '가장 가까우니까.' '지난 번에 자기를 공격했으니까.' '전략적으로 마법사를 먼저 없애는 게 중요하니까' '전사의 약점이 되는 무기를 가지고 있어서'등에 따라서 복합적으로 싸움을 거는 거임.
즉 메타적으로 '쟤 위주로 때리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강한애나 때리자.'라고 생각하는게 아니라 몬스터의 입장에서 싸움을 걸라는 거임.
2. 자유도와 강제성의 조율법
전에 어떤 게시글 봤을때 자기가 구상한 세계관에 너무 맞추지 말아라, 라는 뉘앙스의 글이었단 말임? 근데 또 어떤 글에선 가끔은 행동을 강제해야 한다고도 하고.. 일단 PC들에게 어느정도의 자유도를 주고싶긴 한데 그렇다고 이야기가 너무 삼천포로 빠지게될까봐 좀 무섭기도 함 이럴땐 자유/강제를 어떻게 조율해야 할까?
난 두가지를 준비하고 마스터를 함.
첫째 플레이어들이 없다는 가정하에 이 세계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둘째 여기서 무슨일이 벌어지게 만드는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국면, 위험요소를 사용한다는 건데, 이건 나중에 룰북 다시 찾아봐서 읽어보도록해.
첫번째 요소는 머릿속으로 한 번 상상하거나, 글로 써두면 좋아. 플레이어들이 전혀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못 끌고 갈때 마스터로서 레일로드 돌리는 느낌으로 할 수 있게 대비는 해두라는 것임.
두번째 요소는 플레이어들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상황에서 자유로움을 제시하기 위한 것임. 예를 들어서 도시 하수구에 사는 거북이 몬스터들을 퇴치하는 의뢰를 받은 상황이라고 가정해볼께.
-하수구는 크고 복잡해서 돌아다니려면 지도가 필요함
-근데 지도에 없는 공간에 거북이 몬스터들의 거주지가 있음
-이 거북이 몬스터들의 거주지는 사실 도시의 흑마법사가 포탈을 열어서 생긴 거임
-따라서 거북이 몬스터들을 퇴치하려면 흑마법사를 털어서 숨겨진 공간을 알아낸 다음 포탈을 부숴야함
대충 위와 같은 상황에선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핵심요소들은
'하수구 지도를 얻는다', '하수구에 숨겨진 공간을 찾는다', '흑막인 흑마법사의 정체를 알아챈다'
이 세가지 정도 됨
이걸 바탕으로 대충 적어보자면
-하수도 지도는 하수도를 관리하는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가 가지고 있음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하수도 B-3구역까지 가면 숨겨진 공간이 있다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음
-단서를 가지고 마리오를 시기하는 와리오에게 가서 따지면 쿠파의 의뢰를 받아 숨겨진 공간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음
-쿠파가 바로 그 흑마법사라는 하수도 C-4구역에 있는 망치를 든 거북이 괴물을 잡은 다음에 알 수 있음
이런식으로 설정두는 것 까지는 좋음. 이게 일종에 보험이 될 거임.
그런데, 플레이어들이 '도서관에서 하수도 지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볼께요.'라고 말했을 때 판정 이것저것 다 시킨 다음에
10+ 나온 결과에 '저런 도서관에는 하수도 지도가 없었습니다.' 라고 말하지 말라는 거임.
즉, '자기가 구상한 세계관에 맞추지 마라'라는 것은 위와 같이 '내가 정해둔 방법 외에는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아.'라고 말하는 클릭 앤 패스 방탈출 게임 마스터가 되지 말라는 거임.
대신 위에 적어둔 것을 바탕으로 플레이어들에게
하수도 지도 대출 목록을 보면 최근에 마리오가 대출해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거나,
누군가 없애버린 흔적이 있는데 와리오의 명함이 근처에 떨어져있었다거나
마침 그 자리에 쿠파가 나타나서 지도를 불태운뒤에 도망친다거나.
식으로 선택한 결과가 앞서 상정해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드는 것은 괜찮음.
어느정도 이야기의 틀은 잡아두고 흐름은 강제할 수 있음
그런데 특정 방식으로만 하지 않으면 진행이 되지 않는 방탈출 게임형식으로 강제하면 안됨. 방식에는 자유를 줘야함.
3. 자캐딸?방지법
이번것도 이전 COC 얘긴데, 지인이 얘기했던 내용으론 그 안에서의 PC들은 시나리오 속에서 뭐 하는게 없고 KPC가 시나리오 마지막에 나와선 다 해결하고 떠난다는 걸로 빡쳐했었음; NPC라는 것에 작가 자신을 투영하면 안된단건 알고 있는데 그렇다고 NPC 전체를 다 하나씩 나사 빠지게 만드는건 좀 그렇고.. 어떻게하면 원만하게 진행을 하면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성취감이란걸 느끼게 할 수 있을까?
KPC급이 아니면 나사빠진 NPC 둘 밖에 없음? 그 중간의 NPC를 만들면 되는 거 아닌가?
이야기에 적합한 강한 조연급 NPC들을 만들어서 쓰면 되는데, 이건 정말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 같아서, 딱히 뭐라 답변 못 하겠지만...
그래도 떠오르는 것을 적자면 막타만 치지 않으면 되는거 아닌가 싶은데.
중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NPC가 플레이어들을 뺑뺑이 돌린다음 혼자서 추리쇼를 한다거나,
중요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NPC가 강한 괴물에게 유효한 막타를 날린다거나.
그러지 않는 거지.
유능한 NPC도 막상 중요한 정보가 없으면 뺑뺑이 돌 수 있는거고,
강한 NPC도 플레이어들이 가지고 있는 아티펙트가 없어서 엘리트 괴물까지는 쓰러트리지만 보스는 못 쓰러트리는 거지.
이것도 결국 개연성의 문제라고 생각함.
너무 강해서 얘가 혼자서 다 해결할 것 같으면 반대로 '어떤 요소를 빼면 그정도로 강하진 않으면서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라는 거지.
그런식으로 중간급의 NPC를 만들어서 쓰면 되는거 아닌가 싶은데, 잘 모르겠네.
4. 벨런싱
룰북에는 괴물을 구상할때 벨런스를 생각하기 보단 그 괴물의 컨셉과 역할에 맞게 구상을 해보라고 하는데 만들고 싶은 괴물이 어느 특정 던전의 보스급 개체일 경우 역할은 결국 PC들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역할인거잖아? 그럼 이런 경우엔 벨런스 조절이 꼭 필요할거 같은데.. 적대적 대상에 대한 팁같은게 있을까..?
일단 전제가 잘 못 되었다고 생각함.
보스급 개체의 역할은 결국 PC들에게 죽음을 맞이하는 게 아님.
PC들이 보람을 느낄 만한 고난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난 생각함.
즉 PC들에게 죽음을 맞지 않고 반대로 PC들을 죽을 정도로까지 몰아붙여도 된다고 생각함.
그런데 이런쪽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면 좀 삼천포로 빠지게 될 것 같으니,
적대적 대상에 대한 팁은,
'HP와 장갑을 너무 높게 설정하지 말 것.'
개인적으로 HP와 장갑이 높은 적을 상대하면서 재밌었던 기억이 정말 손 꼽음. 그런 적을 밸런스를 떠나서 재밌게 싸울 수 있게 내보내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함.
일단 간단한 팁을 하나 주자면,
-HP 자체는 1~2방 전사가 제대로 때리면 죽음
-그런데 애초에 때릴 수 가 없는 적임
-그래서 여러가지 위험돌파로(대충 4~5번 정도) 때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함
-위험돌파 7~9이 나오면 6면체나 8면체로 피해를 주거나, 적당한 위험상황을 주고, 6-가 나오면 10면체나 12면체로 피해를 주거나 매혹, 마비, 잠깐 정신을 잃음 등의 강한 위험상황을 줘
-그렇게 위험돌파 횟수를 어느정도 채우면 딜러가 치명타를 넣을 수 있게 해줘
-안죽었으면 다시 위험돌파부터 반복
이런 메커니즘으로 일단 만들어봐. 그러다가 상황 봐서 플레이어들이 예상하지 못 한 장면에서 전멸할 것 같으면 원래 위험돌파 4~5번 해야할 것을 1~2번으로 줄여준다거나 (이것도 그냥 줄여주면 안됨. 플레이어들이 지식더듬기, 상황파악 등을 해서 영구적 약점을 찾아내게 만드는게 더 좋음), 원래 더 강하게 때려야할 것을 여러가지 이유나 개연성을 들어서 약하게 때린다거나, 혹은 아직 죽을 HP는 아니지만 전사의 무기 태그에 거대, 괴력이 있으니 기절했다거나, 그런식으로
개연성 있는 상황에 따른 밸런스 패치
를 해주면 됨.
남용하면 플레이어들이 눈치채고 난이도가 확 낮아졌다고 느낄 수 있으니 개연성을 놓치지 않는 선에서만 약화시키는 걸로. 아무리 생각해도 적합한 개연성이 없으면 그냥 훅 가는거지 뭐.
5. 벨런싱2
원래 있던 직업들 말고도 커스텀으로 직업 몇가지를
더 추가해보긴 했는데 이 직업들도 기존 직업과 비교했을때 구린지 좋은지가 영 비교가 어렵단말임?..
괜히 커스텀 직업 고른 사람보다 기존 직업 골랐던 사람이 성능이 구리면 불만이 생길것도 같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을것 같고.. 직업 벨런싱도 어떻게 잡아야할지 모르겠음;
그냥 하면서 직접 의견 조율하면서 잡아. 기본 직업 고른 사람도 상황에 따라 커스텀 직업으로 멀티 클래스 갈 수 있게 허락하면 되지 뭐.
중간에 이벤트에 따라서 전사로 레벨업 하던 사람도 "이제 넌 용기사다" "이제 넌 공허의 마법사다."라고 하면서 좋은 액션 줘.
단 좋은 액션이라 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사위 굴림에 +3 주는 건 좀 별로임. 주사위 값 자체를 조정하는 커스텀 보다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 뽕을 채워줄만한 직업과 액션을 줘.
직업간 밸런스는 한번 말나오기 시작하면 무조건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어 ㅋㅋㅋ 그게 귀찮으면 그냥 다 밴때리고 기본 직업만으로 하는거고.
6. 로그 작성법
뭔가 플레이만 해놓고 끝내기는 아쉬울거 같아서 로그란걸
작성해보고 싶은데 막상 작성하게 되면 어떤식으로 해야될지 모르겠음, 그냥 플레이 예시 적혀있는것 처럼 작성 하면 되나?
아니면 캡처하고 짜집기..? .txt로만 작성하지말고 일러스트나 포토샵으로 .png같은 이미지 파일로 만드는게 가독성이 더
나을까..?
어떻게 하면 되냐면,
본인이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면 됨.
일러스트, 포토샵 작성해서 png같은 이미지 파일을 만들거나 그런것도 좋은데,
길게 못 이어나가면 아무런 의미가 없음.
가장 간단하게는
'로그 첨부 후, 줄거리 요약, 플레이에서 좋았던 것, 아쉬운 것,'
이정도 적어두면 충분함.
후기를 한 번 적어보되 질문한 데로 '아쉬울 거 같아서 로그란 걸 작성해보고 싶다'정도의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 저정도 적는 것으로 충분함.
하다가 왠지 더 시간이 남고, 더 잘하고 싶고 그러면 그때부터 캡처하고, 정리하고 그러면 됨.
그런데 후기에 정성을 들여두면 나중에 다시 볼 때 보는 맛이 있긴 함 ㅇㅇ
일하기 싫어서 그냥 적어봄.
장문글 추천. 말하는 말에 거의 동의. 5번 항목에선 함부로 커스텀 직업 넣지 말고 그냥 하지 말라고 하고 싶긴 한데.
진짜감사합니다 - dc App
질문했던 세럼입니다.. 뭔가 되게 뭔지 모르겠는걸 잘 알려주신거 같아 감사합니다..! 참고해서 성공적으로 굴려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