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예전에,지인이 데려온 DM이 한 명 있었는데 그 DM이 정말 연출에 일가견이 있었음.
세션마다 클라이맥스를 잘 뽑아낸다고 해야하나
간단하면서도 인상깊었던 연출 하나만 뽑아 보자면
세션 중간에 pl 넷이서 한 영지를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 그 영지의 영주가 영민들을 착취하는 탐욕스러운 인간이었음. 영지 내의 윤택했던 최고급 철광 산업을 싹 말아먹어서 심지어 영지 기사단들조차 장비의 질이 많이 떨어지는 편이었음. 기사단장은 불만이 많았지만 이미 한번 좌천돼서 이 영지에 온 거라 뭐라 말도 못하고 끙끙 앓고만 있었는데, 우리가 온 거임.
그 후엔 영지에서 빡세게 뛰어가면서 영주가 적국과의 밀매로 배를 불린다는걸 알아내고 족쳐버림.
특히 우리가 왕의 칙명을 받은 암행어사 같은 집단이라 아예 빈 영주 자리에 기사단장을 앉혀버렸음.
당시엔 걍 아무생각없이 자리도 비었고 ㅇㅇ 기사단장 인품도 괜찮아보이고 해서 pl들끼리 상의해서 한거였는데
기사단장이 이 은혜는 잊지 않겠다고, 꼭 자기 이름 '로버트'를 기억하라고 했음.
당시에는 나중에 장비나 돈이나 좀 주겠거니 했는데 이후로 영지 잘 굴린다는 소식만 간간히 들려오고 연락이 없어서 거의 잊어버린 상태였음.
그런데 세션이 거의 다 끝날 무렵에, 최종보스인 악마 군주의 성을 몰래 점거하고, 악마가 이 세상으로 넘어오는 통로, 지옥 포탈의 에너지원인 마수정을 정화하고 있었음... 원정나가있던 악마 군주가 예상과는 다르게 일찍 지 군세를 이끌고 돌아왔는데 이건 4명이서 안된다 싶은거임;;
성에서 농성하려고 해도 상대가 너무 대군인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악마 군주의 성은 절벽을 뒤에 두고 세워져서 몰래 탈출이 안 될 것 같았음...
그래서 pl들끼리 진지하게 상의하고, 2명이 성벽에서 죽을 각오로 시간을 벌고 나머지 2명이 마수정을 파괴하기로 했음...
어차피 네 명 다 죽을 테니까 마수정이라도 정화해서 악마 군주의 침공 계획을 저지하자는 결론이었음
결국 2명이 성벽에서 아득바득 싸우는데, 날아서 들어오는 악마랑 성벽을 기어오르는 악마에게 포위당하고 죽기 직전인 상황이었음... 우리는 그걸 보면서 마수정이라도 파괴하자고 이를 악물었음
막 악마 군세의 포효,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이 싸우던 2명을 덮치는 그 순간이었음.
갑자기 DM이 전투묘사를 멈추고 책상을 쿵 소리가 나게 치는거임
그리고 그 계속되는 쿵 소리를 배경으로 새로운 묘사를 시작하는데, 악마 군세의 뒤편, 언덕 너머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오고, 그 소리는 이내 점점 더 커져갔음.
책상과 우리 캐릭터들의 마커가 흔들리는 것처럼, 우리가 필사적으로 지키던 성벽이 지축부터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음.
언제 날이 밝았는지, 아침해가 언덕 너머에서 떠오르기 시작했음.
그리고 떠오르는 아침해와 함께 언덕 너머에서 깃발이 하나 둘씩 올라오기 시작했음.
영지의 특산품인, 최고급 철광으로 만들어진 중후한 갑옷을 입은 한 사내가 보였고, 그 너머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철의 군세가 그 위협적인 발걸음을 울리며 언덕 위에 섰음.
선봉의, 중후한 갑옷의 사내ㅡ 로버트는 이내 태양빛에 빛나는 칼을 뽑아 들고 휘둘렀고, 그와 동시에 철의 군세가 진격했음.
우리는 악마 군세를 앞뒤에서 포위해 궤멸시켰으며, 치열한 전투 속에서 악마 군주를 마침내 처치하고 마수정 역시 완전히 파괴했음.
그 세션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여러 상황들이 있었는데, 이 순간만큼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았음.
다시 생각해 봐도, 클라이맥스 하나는 잘 살리는 DM이었음.
멋있다 쿵쾅이 DM이라고 부르도록 하자
다들 피할거같은 별칭인데ㅋㅋㅋㅋ - dc App
책상을 쾅 부분부터 발기했다
시바 나도 이런 dm 줘
로한 기사단임?
씨발 연출 미쳐버렸네ㅋㅋㅋㅋㅋ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