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초반에 나오던 신조 같은 건데 대충 이럼
'소중한 것을 만들어 준 뒤에, 그것을 빼앗거나 부수세요.'
우리 세션에서는 한 하프오크 캐릭터가 원래 노예였다가 탈출했다는 설정을 붙여 놨길래
첫 세션에서 광장에 모여 있던 파티 앞에 수상한 꼬맹이 하나를 등장시켜서 그 캐릭터를 알아보고 "우리 마을에 꼭 들러주세요!" 라면서 반쯤 억지로 끌고 갔음.
끌려 갔더니 작은 신생 하프오크 마을 하나가 있고, 캐릭터가 노예 시절 탈출할 때 만든 혼란 덕분에 노예 하프오크 다수가 탈출해서 마을을 이루었으며 당신을 영웅으로 생각하고 보답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함.
영웅이 찾아오는 날을 위해서 잔치 기획안은 다 짜놓고 있었다고 하면서 바로 잔치 준비를 시작함.
준비하는 도중에 잡일도 좀 돕고, 캐릭터를 짝사랑했던 츤데레 연금술사도 만나고 마을도 구경하고 나니 잔치 준비가 끝나 있었음.
마을 중앙에 크게 불을 피워놓고 투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음식이 차려진 상을 동그랗게 둘러 놓고는 상석에 파티를 앉혀 놓고 술과 음식과 노래를 즐기는 일상 씬을 잠깐 하고 있는데
캐릭터가 탈출할 때 얼마나 멋있었는지 자기 무용담처럼 얘기하고 있던 장로 할아버지의 가슴에서 창날이 튀어나옴.
노예를 부리던 오크들이 추적해 온 것임.
마을이 포위당해 있었음. 여기서 쏟아지는 투창 속에서 마을 사람들 지켜내는 씬 한 번, 대피가 끝난 뒤 역습하는 전투 한 번 하고, 어떻게 어떻게 마을을 겨우 구해냄. 할아버지도 치유하고.
그런데 그 다음에...
스톤시프 해봤으면 알겠지만 대지가 갈라지고 포박해 놓은 오크 잔당들, 쉬고 있던 마을 사람들, 파티를 데려왔던 꼬맹이, 츤데레 짝사랑 친구까지 그냥 마을이 통째로 끝이 안 보이는 땅 속으로 떨어짐. 스톤 시프는 살아있는 던전이 문명을 잡아먹는 이야기거든. 그래서 얘네들을 찾으러 가면서 시나리오가 시작됐었음.
나는 그래서 플레이어에게 동기를 주는 법 하면 스톤 시프 책에 있는 저 문장이 떠오름 ㅋㅋ. 그냥 그렇다고.
와 씨발 할말을 잃었습니다
자꾸 스톤수프로 읽히네
진짜 존나 사악하다 나중에 한번 꼭 해봐야지
다들 개빡쳐하면서 좋아하더라
사악하지만 동시에 진짜 좋은 동기부여법이네. 꼭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