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도 지금까지 본 텍섹들 중, 문학적인 부분에서 \'만족\'할 부분이 있었냐면... 없다.


근데 이건 내가 지금까지 해 온, 모든 RPG에서의 선언에서도 동일하다.

나는 \'문장은 쓰는 게 아니다, 싸고 난 다음 거듭 퇴고하는 거다.\' 라는 사상의 소유자고,
그렇기 때문에 RPG 중의 묘사에서 소위 문학성이라는 게 내 기준에 못 미쳐도 그건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텍섹을 좀 다른 시각에서 본다.
예컨대, 미친오알에서 내가 텍섹을 하는 데 거리낌이 \'거의\' 없었던 건...
오히려 이 상황에서 텍섹이 나오는 게 어이가 없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렇기에, 여기서 내가 텍섹을 시도하면 웃기긴 할 거라는 사실이었다.

반대로, 동인포터에서 내가 순수한 공포와 광기를 느꼈던 것은... \'감각이 역전된다\'는 소재 자체였지.
통각과 쾌락이 역전된다는 것. 자신의 정신이 왜곡되어 간다는 것. 그런 사실이 난 너무 무서웠다.


뭐, 대충 말하자면, 나는 RPG 자체는 그 구성의 치밀성으로 따지자면,
소설로 치자면 술 한잔 걸치고 쓴 초고요, 만화로 따지자면 그림판 졸라맨 같은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림판 만화에서도, 그 폐부를 찌르는 정서를 남긴 작품들이 힛갤 역사에 익히 많았잖아?
난 텍섹이란 것도, 그런 아마추어리즘 내에서의 무언가를 즐기는 것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고 호응해 주는 쪽이다.


내 친구 중에 순문학 뽕이 좀 차 있는 친구가 있는데...
솔직히 이 녀석 문장 보면 \'문장 하나하나는 좋은데 글은 재미가 없어\' 하고 느낄 때가 있다.

거꾸로, 내가 읽은 인소 중에서는, \'진짜 글쓰기의 기분도 안 되어 있는데, 어째서 이렇게 폐부를 찌르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나는 기본적으로... 텍섹이 후자를 지향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