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군대만큼 시간이 안가는 곳도 없지
ㅅㅂ 남정네들 끼리 부대껴서 뭐하겠냐 폰도 하루 이틀이지
그러나 침착맨 던전월드를 보며 언젠가는 TRPG를 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던 나에게는 좀 다른 이야기였다.
같이 플레이 할 PC들과 계속 동거를 하며 생활 패턴까지 같은 장소가 있다면?
이게 TRPG를 위한 천국이 아닐까?
그 생각을 가지고 난 군대에서 자연스럽게 보드게임을 하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빌드업을 시작했다.
먼저 행보관님께 허락을 맡고 동기 10명의 동의를 받아 모두 돈을 모아서 보드게임 '뱅'과 '스플렌더'를 구매했고
뭐 하루종일 그것만 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활성화가 되었고 선임들까지 끼어서 화기애애하게 보드게임을
하는 분위가가 조성됬지... 그렇게 한달이 흐르고 난 바로 던전월드 가이드북을 이번주 금요일에 주문하였으며
심지어 그걸 기다리지 못할 정도로 피가 끓어오른 나는 공부하는 셈 치고 플레이에 필수적인 자료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던전월드는 자료가 대중에 공개되어 있어 PDF를 그냥 프린트를 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하필이면 싸지방 프린터기의 잉크 토너가 다 떨어져 있었고 하필이면 주말이라 토너 교체가 힘들다고 해서
일요일에 겨우겨우 구한 PC(동기) 한명과 일요일에 세션을 돌린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토요일에
스마트폰에 자료를 띄어놓고 8시간 동안 타이핑을 해서 자료를 만들었다. 자세한 정보는 생략한다.
아무튼 그렇게 여차저차 자료가 준비되었고 마침 토요일에 연등이 있어서 그날 첫 세션을 돌리게 되었는데....
GM(나): 오케 일단 시작하니까 캐릭 생성부터 하자.
PC: 그럼 음유시인함.
GM: ? 솔플인데 음유시인을 한다고?
PC: 음유시인은 칼질 못함?
GM: (시발 모르겠다.) 이름은?
쿠오라: 쿠오라, 20세, 음유시인
뭐 그렇게 음유시인이라 매력에 가장 높은 능력치 배정하고 결투용 레이피어 들고 바로 go 함
GM: 당신도 이제 성인이 되었고 집을 나설때가 되었습니다. 당신은 음유시인으로 고대 신들의 옛 이야기를 복원하여 그에 대한 노래를 만드는 여정을 떠나기로 결심 하였습니다.
쿠오라: 나 일단 잡화점에서 알바할게?
GM: 알바를 한다고? (1차 멘붕)
쿠오라: 아니 말하는대로 다 할 수 있다면서 이것도 못해?
GM: ... 그럼 매력 일정수치 이상으로 나오면 알바 성공으로 아니면 알바 경험이 없는 20살 풋내기가 하루 만에 사장한테 쫒겨나는 걸로 하자.
(주사위 11 뜸)
GM:.... 당신은 당신의 타고난 사교성과 음악적 재능을 곁들여 호객 행의를 하였고 이에 수많은 손님이 몰려들어 잡화점은 개점한 이래로 가장 많은 손님을 받았습니다.
4주치 임금 40닢에 보너스로 4닢을 더 받았습니다.
쿠오라: 이정도면 훌륭하네 이제 어디로 감?
GM: 당신은 처음으로 당신이 피땀 흘려번 정직한 돈으로 첫 모험장비를 구매하기로 하였으며 상점에 가 레이피어와 각종 보급품을 구매하는데 40닢을 썼습니다.(개새끼야)
쿠오라: ㅋㅋㅋㅋㅋㅋ 지말 안들으면 걍 다 날려버리네, 그래서 어디로 가?
GM: 당신은 주변의 지리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마을의 주점으로 향했습니다.
쿠오라: 어.... 저 여기 근처의 사원이 어딘가요?
주점 주인: 아니 오자마자 뭐 그런것 부터 물어봐? 일단 뭐 마실거야?
쿠오라: 예?.. 아 그냥 맥주 주세요 맥주
주점 주인: 그래 한닢이야.
GM: 아니 ㅄ아 한닢이라고 했는데 왜 두닢을 지워.
쿠오라: 한닢은 팁임 ㅋㅋㅋㅋㅋㅋ
GM: ?ㅋㅋㅋㅋㅋ
쿠오라: 그래서 여기 근처에 혹시 뭐 종교에 관련된 시설이나 건물이 있나요?
주점 주인: 난 그런건 잘 모르고 저쪽 테이블에 앉아서 술이나 퍼먹고 있는 사이비 사제한테 물어보라고
(그래서 쿠오라는 그 사제가 있는 테이블로 향함.)
쿠오라: 어이고 사제님 고생이 많으십니다.
사제: 고생은 무슨 반갑습니다. 혹시 무슨일로?
쿠오라: 일단 제가 안주랑 술 한잔 더 사드리겠습니다.
사제:? 일단 감사합니다. 여기요!
(사제의 안주와 술을 사주기 위해 2닢을 더 소모)
쿠오라: 혹시 여기 근처의 종교시설이 뭐가 있나요? 뭐 신에 관련된거
사제: 어... 여기 바하린 근처에 있는거는 조라카 교단의 템플 스테이 시설이 있지.
쿠오라: 혹시 다른데는 더 없나요?
사제: 몰?루? 내가 아는건 이게 전부야.
쿠오라: 혹시 조라카 교단은 어떤 신앙인가요?
사제:(2차 멘붕) 어... 그 북쪽에 오크들이 자주 약탈을 넘어오잖아? 그런데 조라카님의 표식만 내밀면 오크들이 다 달아난다고 해서 여기 북부 왕국 사람들에게
아주 영향력이 많은 신앙이지.
쿠오라: 혹시 사제님은 어떤 신앙을 믿으십니까?
사제: 나? 나는.... 나비누스님을 믿는데 나비누스님은 남부 왕국의 피라미드를 도굴꾼으로 부터 지켜주는 조상신으로 (횡설수설)
쿠오라: 아예 감사합니다...
사제: 아! 참고로 템플 스테이에서 묵으려면 하룻밤에 한닢이 필요하다네!
쿠오라:???
(쿠오라는 다시 주점 주인에게 돌아감)
쿠오라: 혹시 제가 아까 여기 동전을 하나 떨어트린 것 같은데....
주점 주인: 엥? 무슨 동전? 뭘 떨어트렸다는거야?
쿠오라: 아니 아까 제가 술값옆에 동전을 하나 더 떨어트린것 같은데...
주점 주인: 뭐야 아까 팁 말하는거야? 뭔 거지새끼를 다 보겠네 썩! 나가!
(그렇게 쿠오라는 주점에서 쫒겨남)
GM: 참고로 더 이상 부모님이 널 재워줄 형편이 안되서 이제 알바 안됨.
쿠오라: 템플 스테이까지 얼마나 걸려?
GM: 3일
쿠오라: 출발하자!
GM: 병신아 너 입장료 없잖아
쿠오라; 출발!
GM: (시발) 당신은 조라카 제단의 템플 스테이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산적 3명을 만나고 말았다!
쿠오라: 일단 모험장비에서 삽을 꺼내고.... 땅을 판다.
GM: ? 아니 전투야 애네 때려서 돈 얻어 이길 수 있어
쿠오라: 그리고 땅을 다 파고 밧줄을 꺼내서 마방진을 만든다.
GM: (시발) 산적들은 모두 어이없다는 듯이 당신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쿠오라: 그리고 그 가운데 앉아서 계속 주문을 외워
GM: ... 이건 재치로 위험한 상태를 넘기는 것 같으니까 지능 굴림 돌릴게
(성공!)
GM: ... 산적들은 말로는 성공할 수 없는 이 광경에 오히려 공포심을 느꼈으며 어짜피 가진 것도 별로 없는 당신을 버려두고 떠났습니다.
쿠오라: 목적지로 계속 걸어간다.
(그렇게 쿠오라는 템플 스테이에 도착했다.)
경비: 어서와! 입장료는 하루에 1닢이야.
쿠오라: 아니요 전 여기에 취업을 하러 온거에요.
경비: 뭐 취업을 하러 왔다고? 여긴 일자리가 없어! 여긴 종교시설 이라고
쿠오라: 그럼 당신은 뭐죠?
경비:...? 아니 뭐 일을 맡기는 건 내 소관이 아니고... 대사제님한테 여쭤봐야겠는데...
GM: 이건 설득이니까 매력 주사위 굴립니다.
(성공!)
대사제: 흠? 경비 무슨일인가요? 손님을 내게 데려오다니?
경비: 그게 이 친구가 여기서 일을 하고 싶다고 해서
대사제: 이런 미안하지만 여기는 기부금만으로 운영되서 많은 사람을 쓰지 못해요. (개새끼야)
그리고 오늘 처음 본 당신이 어떤 능력이 있는 줄 알고 내가 당신을 고용하죠? (씹새야?)
쿠오라: 제가 이 경비랑 스파링을 해서 제 전투력을 증명하면 절 경비로 써주시죠.
GM: 아니 병신아 너 음유시인이라고
쿠오라: 아 걍 자유도 ㅈ망이네
(그렇게 경비랑 스파링을 붙였고 50% 확률로 이기게 설정했는데 이김.)
대사제: 그러면 내일부터 출근하고 월급은 원래는 30닢이지만 수습기간으로 해서 15닢으로 하자
(대충 매력굴림 또 해서 월급 인상 17닢 한 내용)
GM: 시발 어질어질하네 일딴 세션 끝냄.
... 이게 내 첫 세션이었다.
글로 쓰니까 ㅈㄴ 오래 걸리네 주말에만 세션돌리는데 그것만 다 써도 평일 다 쓸듯
지금 3명이서 엉망진창 2세션 돌린거 생각하면 이게 매우 양호한 편이라는데 ㅈㄴ 웃김 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세션은 어떨때 끝내는거임 세션의 개념을 잘 모르겠음
쿠오라 갓플레이어 ㅇㅈ
그럼 당신은 뭐죠 미쳤다리 미쳤다. 님 썰 담에 또 풀어줘.
오 ㅋㅋㅋㅋ ㄱㅅㄱㅅ 어짜피 책 올때까지 할 것도 없고 저녁먹고 한편 더 쓰겠음
세션은 보통 한 세션 당 에피소드 하나로 보면 되는데 저 플레이처럼 뚜렷한 기승전결이 있는 게 아니라 샌드박스식으로 노는 거면 그냥 편의대로 한번의 플레이를 하나의 세션으로 보면 될 듯 아니면 적당히 너가 봤을 때 에피소드 하나 끝날 때마다 세션 종료로 보거나
아 걍 내 맘대로 하는거구만 ㄱㅅㄱㅅ
쿠오라 갓이네 ㅋㅋㅋㅋ 아 이게 음유시인이지 ㅋㅋㅋ
니가 잘 못했구만!
ㅋㅋㅋㅋ 지 말 안 들으면 걍 다 날려버리네
쿠오라 ㄹㅇ 갓플레이어네 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아슬하다 이 마스터링에 성공 안뜨면 분위기가 어떻게 됐을지 감이 안오네
그렇게 다음 세션부터 거짓말처럼 실패가 뜨는 그런
쿠오라 하는거 흥미진진해서 다읽었다 ㅋㅋ 재미있게 노는구만. 복받은거여
플레이 내용 말해주면 다 ㅈㄴ 웃어서 영업 ㅈㄴ 잘됨 ㅋㅋㅋ
재밌어 보인다.. 군대서 할수 있으려나 보드게임으로 빌드업 할 생각은 했는데..
미쳤다 ㅋㅋㅋㅋ 존나재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