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TRPG를 어디서 들었는지 한번 해보자고 게임 마스터 할줄 아냐길래 대충 안다고 하긴 했습니다.
옛날에 E Book으로 영판 DD4판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좀 복잡하고 결국 본질은 역할놀이잖아요?
그럼 그냥 아는 RPG나 게임 생각하면서 독자룰로 가는건 어떤가요?
폴아웃4를 최근에 재밌게 해봐서 이걸 토대로 해보면
뭐.... SPECIAL을 토대로 해서 '멍청한데 힘은 센 캐릭터가 하고 싶다고요? 지능 낮추고 힘을 헤라클레스 사촌급으로 설정하죠' 이런식으로 캐릭터 만들고
진행은 '당신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핵을 피해 달려온 볼트에서 배우자가 사망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당신은 마지막 보금자리였던 sanctuary에서 나왔습니다.
다음엔 무엇을 할까요? 1. 집을 뒤져본다. 2. 길을 따라 내려간다. 3. 그외' 이런식으로 가고
행동에 따라 '앗! 슈퍼뮤턴트가 나왔네요. 협상을 해볼까요? -> 주사위를 굴려서 협상 결렬 -> 총을 쐇네요 -> 주사위 굴려서 데미지 계산'
이런식으로 하면 캠페인 하나 뚝딱일거 같은데
비추인가요? 공식룰을 따르는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법일까요?
룰이없으면 그냥 역극이아닐까요...?
그렇게 하다보면 상황이 닥칠 때마다 뭔가를 계속해서 만들게 됨. 그리고 만들다가 지쳐서 그냥 만들어져 있는 걸 쓰게 됨
주사위는 몇 면체를 쓸 건데? 수정치는 어떻게 취급하고? 그 외 캐릭터가 가진 특별한 특기는 어떻게 반영할 건데? 적으로 나오는 녀석의 수치는? 캐릭터와 적의 대결은 어떻게 이루어지지?
이걸 상세하게 누가 미리 만들어놓은게 기존의 룰이다. 다 때려치고 스스로 만들려면 할 수 있지만 굳이 그런 가시밭길을?
룰북이 너무 두꺼워서.... 차라리 첫판을 이렇게 하면서 감이나 잡을까 싶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진행자가 이야기를 만드는것에 굉장히 익숙하고 플레이어들이 상상하는 이미지를 획일화 시킬 수 있으면 그렇게 해도 됨 ㅇㅇ. 근데 보통은 그렇지 않아서 문제지. 예를들어 폴아웃이라고 해도 누군가는 퍽을 이렇게저렇게 조합하면서 데이터적인 플레이를 하는걸 바랄수도 있고, 세계관의 유니크한 아이템을 얻어서 그걸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이벤트를 바랄수도, 폴아웃의 '감성'을 즐기면서 전투 없이 롤플레잉만으로 사건해결하는걸 바랄수도 있는데 이걸 걍 마스터의 재량만으로 해결하는건...보통 잘 안됨. 되더라도 금방 방향성 문제로 팀이 터지기 마련임.
이런 면에서 가장 기본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는걸 심상맞추기라고도 하는데, 이런 심상맞추기 면에서 가장 편한 방법은 걍 자기가 바라는 방향성에서 가장 적합한 룰을 쓰는거임. 전투 위주의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전투 위주 룰로 폴아웃을 하면 됨. 서사 위주의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서사 위주 룰로 폴아웃을 하면 됨. 편한 방법을 두고서 굳이 자작룰을 만들거나 할 필요가 있나 싶어지지.
이런식으로 마스터가 확실히 주도권 잡고서 이미지 획일화 가능한 플레이가 아예 없는건 아닌데, AA에서 앵커물이라는걸 안다면 이게 이런 쪽에 가깝다고보고 있음. 마스터가 온전히 서술권을 붙잡을수 있으면서 룰을 쭈물덕댈 수 있는, 플레이어들은 그냥 주인공의 대사 몇줄 정도나 방향성 정도만 제시할 수 있는거. 이런걸 하고 싶은거라면 룰 없이 마스터 마음대로 해도 되긴 할듯.
많은 참고가 되는 조언이네요. 답변 감사합니다
친구들과 전 아무런 경험도 없고 폴아웃도 다들 알긴 알아도 해본건 저 혼자니 배경 설명이 쉽고 룰로 갖고 놀 일도 없다 싶어서 세계관을 제일 잘 아니까 제가 메인으로 서술자 역할을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었는데 단점들이 하나 둘 떠오르네요 흠
네 머릿속의 그림과 플레이어 머릿속의 그림의 격차를 좁히는 타협의 기준점을 룰이 처리해주는 거임
미리 제시한 룰로 서로의 인식 격차를 줄인다? 그리고 그걸 미리 제시하려면 미리 만드는것 보다 만들어지는걸 쓴다? 확 와닿네요. 전 미리 제시하거나 만들거나 보는게 너무 복잡하니 입문을 마스터룰대로 가는걸 생각해서리
ㄴ 본질적으로는 사람과 사람이 하는 놀이라서 룰보다는 호흡이 더 중요함. 서로 합이 안맞고 생각의 격차가 크면 아무리 룰이 좋아도 플레이가 떠버림. 반대로 정말 합이 잘 맞는 사이면 룰 따위 없는 대화만으로도 재미있게 굴러가고. 정립된 규칙은 그런 격차가 있어도 수월하게 만들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지. G 자체가 재미있어서 그쪽의 재미를 살리는 케이스도 있고, RP위주로 가는 서사룰도 매력적이고- 정답은 없음.
룰을 쓰는 이유 그게 편해서임.
어줍잖게 나대지말고 얌전히 룰이나 써라~ 다 이유가 있으니까
굳이 만들기보단 본인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이미 여러번에 거쳐 만들어진 룰이 이미 있으니까..? - dc App
누구는 단검으로 밧줄정도만 자를수 있다고 생각하고 누구는 단검으로 사람목을 베어낼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런 기준을 잡아주는게 규칙임.
단순히 약이나 포션을 먹는다고 선언하는거만 해도 그게 행동을 얼마나 잡아먹는지 회복량은 얼마인지 다른 부상도 치료되는지 여부라던지 적이 그걸 가만 놔두는지에 대한 각자의 심상이 다 달라서 룰이 필요한거
해보면 이유 알게 됨
침착맨 주호민급으로 입솜씨가 된다면야 안될것도 없지
ㅋㅋ TRPG가 만만하냐? 넌 웬만하면 하지마라
지가 침펄급 인재인줄 아네ㅋㅋㅋㅋㅋㄱㅋ
위에 어그로꾼들은 넘기고, 룰을 쓰지 않고 새로운 룰을 써보겠다라는건 지난 50년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했던 시행착오를 한번 더 겪어보겠다는뜻임. 직접 겪어보면 체감이 더 잘될테니 독자룰 한두번 해보는것도 아주 나쁘지만은 않은데(친구가 재미없다고 이제안한다 선언만 안한다면), 룰 따라서 하다보면 언젠가 '와 이거 때문에 이 룰에서 이런장치를 만들어둔거구나?'같은게 점점더 보이게 될거임.
서울 2033이 너가 원하는 trpg의 전형일듯 하려면 못할것도 없는데 마스터 숙련도 여하가 굉장히 큰 요소로 작용할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