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이라 심심해서 한 번 답변 달아봄.
1.던전을 어떻게 만드는게 좋은가요?
세션을 하기전 이번 세션에 나올 던전을 대략 구상하는데
그냥 던전의 분위기나 던전을 진행하면서 나올 기믹이나 보스등만 구상합니다.
근데 세션도중 플레이어가 주변환경을 이용하는 액션을
취할때 마다 대처하기가 어려워서 좀 개선을 해야하나 생각중입니다.
던전지도 같은걸 그리는게 좋을까요?
ㄱ. 던전 분위기나 진행하면서 나올 기믹, 보스 등만 구상합니다.
좋은 방법임 ㅇㅇ
ㄴ. 플레이어가 주변환경을 이용하는 액션을 취할때마다 대처하기가 어려워서 좀 개선을 해야하나 생각중입니다.
두가지 방법이 있음.
첫번째는 던전의 묘사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임. 던전 분위기를 구상해두었다고 했잖아? 정답은 거기에 있음.
-들어가면 습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종유석이 위 아래로 삐쭉빼쭉 튀어나와있습니다.
-좁고 길이 굉장히 험합니다. 바닥끝을 알 수 없는 구멍들이 있습니다.
-처음보는 이끼와 식물들이 자라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같은식으로 묘사해두고, (실제로 말로 안해도 좋음. 그냥 내 노트에 적어두는 것으로 충분)
플레이어가 벽을 딛고 도약합니다! 라고 말하면
"저런, 습기로 가득차 있는지라, 벽이 미끄럽습니다. 균형을 먼저 잡아야할 것 같습니다. 민첩으로 위험돌파를 해보시죠!"
"바닥에 뾰족한 종유석들이 있어, 도약 후 착지를 잘못하면 찔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할 건가요?"
"길이 좁아서 벽을 딛고 도약을 할 정도의 공간이 없습니다."
같이 말을 하는거지. 여기서 중요한 건 플레이어가
"동굴에 대한 정보를 미리 조사를 했었는데, 그럼 습기가 차서 미끄러울 것을 알고 관련 대비를 미리 했을 수 있지 않을까요?"
"뾰족한 종유석위로 떨어질 것 같으면 제가 방패를 들어 발판 역할을 해줘서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길이 좁다고요? 마스터가 아까 통로에서는 그렇게 묘사했지만, 방금전엔 넓은 공간에 도착했다고 한 것 같은데요?"
라고 그럴듯한, 개연성에 맞는 답변이 나오면 괜찮네요, ㅇㅋ, 그렇네요. 라면서 인정할 건 인정해주는 것임.
두번째는 일단 판정을 하고 보는 것임.
10+가 나오면 벽을 딛고 멋지게 도약을 하는 것이고,
7~9면 벽이 미끌 거려서 자세가 불안정해져서 뭔가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고.
6-가 나오면 벽을 딛고 도약하기는 커녕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는거지.
판정 결과에 따라서 마스터가 동굴에 대해 묘사할 권리를 더 얻었다고 보면 됨.
물론 개연성에 맞아야함. 6-가 나왔다고 갑자기 동굴벽을 잘못 딛고 헛디뎌서 마침 근처에 있던 용암에 빠졌다거나, 잠자고 있던 드래곤의 머리위로 떨어졌다고 하면 납득을 못 할거임. (이마저도 앞에 복선을 보여줬다면 그렇게 묘사할 수도 있음 ㅇㅇ)
하지만 이끼 때문에, 습기차서 미끄러워서, 같이 동굴이라면 흔히 있을 법한 묘사가 나오면 플레이어들도 갑자기 추가된 여러가지 상황에 납득할 수 있을거임.
ㄷ. 던전지도 같은걸 그리는게 좋을까요?
던전 액션
던전 액션은 즉석에서 던전을 만들거나 변화시키는 데 사용하는 특수한 종류의 액션입니다. 마스터가 미리 온전히 준비하지 않은 위험 지역을 주인공들이 탐험할 때 사용하십시오.
이 액션을 할 때에는 탐사되고 있는 지역의 지도를 그리십시오. 웬만하면 액션의 결과로 지도에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거나 방을 새로 만들게 될 것입니다:
던전월드 마스터 항목에 적혀있는 던전 액션임.
기본적으로 던전월드는 비어두고 플레이를 통해 채워나가고, 알아가는 것을 권장하고 있음.
따라서 여기까지만 보면 미리 지도를 그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지만...
난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함 ㅇㅇ. 상상력이라는 것도, 아무런 정보가 없을 때보다, 뭔가 정보가 있을 때 더 다양하게 발휘되는 법임. 그리고 어디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을 표시하기에도 좋고, 그걸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어갈 수도 있음.
던전월드 룰북에 나온 이야기와 섞어보자면, 지도는 미리 어느정도 그려놓고, 던전에 있을 만한 요소들도 적어두되, 그걸 확정 짓지 않는 방법이 있음.
괴물 보스 던전
설명 : 괴물 보스가 인근 마을을 침략하거나, 지나다니는 상단을 강도질하여 얻은 보물과 포로들을 보관하고 쉬는 공간. 괴물 보스는 자신의 던전을 강화시켜 그 누가 침략해도 퇴치할 수 있는 요새로 만들고자 한다.
태그 : 순찰, 함정, 비밀방, 포로, 보스, 보물방
같은 식으로 정리해둔 다음에 던전에 들어간 PC들이 상황파악, 지식더듬기, 위험돌파를 함에 따라 순찰병과 만나고, 숨겨져있던 보물방을 발견하고, 잡혀있는 포로들을 찾고, 함정이 발동하고... 그렇게 되는 것이지.
보면 길은 있는데 더 이상 뭐가 없는 곳도 있고, 길은 없는데 방처럼 보이는 것도 있지? 저런것들은 일종의 열린 가능성임. 저기에 위에 태그로 적어놓은 것들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음. 즉, 던전을 하나 그려놓고 그걸 그대로 쓰는 방법도 있지만, 저런식으로 어느정도 열린 가능성으로 해두는 게 난 더 좋다고 생각함.
2.던전월드 태그에 대해
한달이 되어가지만 태그를 잘못사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써야할지 갈피를 못잡겠는데 알려주실수있나요?
태그란 무엇인가. 태그를 쓰면, 10+, 7~9, 6-가 나왔을때 장면을 더 다채롭게 쓸 수 있고, 이야기에 개연성을 추가할 수 있어.
위에 적어둔 태그를 보자고.
태그 : 순찰, 함정, 비밀방, 포로, 보스, 보물방
던전의 태그로 위를 적어놨단 말이야.
순찰을 한 번 살펴볼까?
일단 괴물이 순찰을 돌고 있겠지? 순찰병만 있을 수도 있지만, 여기에 후각이 좋거나, 시각이 좋은 짐승 한마리를 대동할 수도 있어. 그리고 순찰의 목적은 침략자를 발견했을 때 격퇴하거나, 빨리 알리는데 있으니까, 큰소리를 낼 수 있는 뿔나팔이나 그런게 있을 거야.
이걸 그냥 '순찰' 이라는 태그로 요약하는거야.
실제로 사용해볼까?
던전에 들어간 누군가가 불을 켜는 주문을 쓰겠다고 했어. 마법사가 주사위를 굴렸고, 6-가 나왔어. 와 마스터 액션 타임!
그때 마스터가 저 '순찰' 태그를 쓰는거야.
마스터 : 당신이 주문을 써서 은은한 빛이 지팡이에 깃들어 동굴 앞을 밝히는데, 그 빛을 마침 순찰을 돌던 괴물이 보게 됩니다.
잠겨있는 문을 발견했어, 도적이 그냥 지나칠 순 없다고 문을 따겠다고 선언해서, 문을 따는 판정을 해 7~9가 나왔어. 와 마스터 액션 타임!
마스터 : 조금만 더 하면 문을 딸 수 있을 것 같은데, 저 멀리서 킁킁거리는 소리와 함께 개가 짓는 소리가 납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순찰병과 마주쳤어. 한참 싸우다가 전사가 접근전을 하던중 6-가 나왔어.
마스터 : 당신의 검이 괴물에게 내려치려고 하던 중, 괴물은 죽음을 직감했는지, 공격을 막기 보다 빠르게 뭔가를 바닥에 떨어트립니다. 당신의 검은 괴물의 머리를 쪼개지만,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는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그 소리는 던전의 좁은 통로를 따라 멀리 퍼져갑니다.
태그는 이렇게 사전에 준비해두지 않은 여러가지 요소를 꺼내서 쓸 수 있는 융통성과 개연성을 주는거야.
태그만 있으면 좀 쓰기 어려울 수 있으니 1번에서 답변한 묘사도 같이 잘 활용하도록 해. 묘사해둔 것과 태그를 연동하면 개성을 더욱 부여할 수 있고, 개연성도 생기니까.
리치가 있는 던전의 순찰은 언데드나 유령이 나올 수 있을 거고, 리치의 마법도 활용할 수 있겠지.
드워프가 있는 던전의 순찰은 드워프제 기계나, 도구들을 활용할 수 있고, 던전 자체에 순찰에 도움을 주는 것들이 있을 거야.
수중 던전의 순찰은 여차하면 물을 던전 안으로 끌여들여서 침입자들을 격퇴할 수도 있겠네.
3.RP에 대해
아직 플레이어도 세션에 익숙하지 않은지 RP를
잘못하는거 같습니다. 제가 npc로 RP를 유도하기는
하나 더좋은 방법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왜 RP를 하지 않는 지에 대해 우선 알아 봐야 할 것 같은데.
RP를 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워서 못 하는 거면, 점차 스토리와 플레이에 몰입 될 수록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고,
RP로 어떤 대사를 쳐야하는 지 모르겠는 거면 꼭 멋드러진 대사를 칠 필요없이,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을 하면 된다고 해서 용기를 주고...
뭐... 어떤 상황인지 모르겠으니 그냥 대충 내 생각을 적어볼게.
일단 TRPG가 아니라 우리를 기반으로 생각해봐. 처음 보는 사람하고 한 방에 둔 다음 스몰토크, 잡담하라고 하면 쉬울까? 상대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대화를 하고 싶은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화는 어려운 법이야.
적어도 같이 영화를 본다음에 그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거나, 어떤 협력게임을 한다음에 그 게임에서 어떻게 해야 더 잘 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하면 더 쉽지.
그리고 명확한 답변이 있는 말로 대화를 시작하면 또 쉬워.
"How are you?"
라고 물어보면
"I'm fine, thank you. and you?" 라고 답변할 수 있잖아.
대화를 이어나가야 할 상황을 만든뒤에 NPC를 내보내면서 RP를 시도해. 그리고 답하기 쉬운 것으로 RP를 시작해. 이후에 플레이어가 RP를 하지 않아도 부담을 주지말고 그냥 그 장면을 적당히 마무리한 다음에 다른 장면에서 계속 시도해.
ㄱ. RP를 시작할 때, PC들이 지금 당장 해야할 행동이나, 전에 했던 행동과 관련 지어서 주제를 만들어라.
ㄴ. 플레이어들이 길게 고민할 것 없는 쉬운 상황으로 대화를 이어나가라.
ㄷ.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서 그리고 RP를 하면서 말을 걸 때, 플레이어 이름이나, 직업을 말하지 말고, 그 PC의 이름을 불러.
당신의 옛 동료인 데이먼이 나타나서 말을 겁니다 "어이. 라이언 잘 있었나? 그러고보니, 우리 용병단에 뭐 물어볼 게 있다고 찾아왔다면서?"
상아의 탑의 사서인 엔키라스가 책을 읽다말고 그곳에 찾아온 당신을 쳐다봅니다 "릴리씨라고 했나요. 그래서 어떤 책을 찾아보신다고요?"
여관 주인이 모험에서 돌아온 여러분들 기쁘게 맞이합니다. "무사히 돌아온 걸 환영하네, 페트라! 그래서 이번 모험에선 돈이라도 많이 벌었나?"
위와 같은 질문을 받으면 적어도 한 두마디씩은 RP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먼저 말을 걸었더니 RP로 답변하는거에 익숙해졌으면...
그다음 단계는 먼저 플레이어들이 RP로 NPC에게 말을 걸 수 있도록 하는 거지.
이것도 사실상 위랑 같은데 말을 해야지 상황이 움직일 것을 짐짓 암시하는거야.
라이언, 당신은 옛날에 활동하던 용병단에 방문하여 데이먼을 만났습니다. 그는 오랜만에 만난 당신을 반가워하면서도 왜 찾아왔는지 궁금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뭐라고 말을 걸건가요?
카운터에 앉아있던 상아의 탑의 사서 엔키라스는 책을 읽다말고 찾아온 릴리를 내려다봅니다 안경을 고쳐쓴 엔키라스는 자신의 독서시간을 방해한 릴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아하는데, 어떻게 물꼬를 틀 생각인가요?
페트라, 여관 주인은 아직 당신이 들어온 것을 눈치 못 챈것 같아요. 다른 손님들을 접대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은데, 큰 소리로 불러봐야할 것 같은데요?
뭐 그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도 말을 안하면 어쩔 수 없고 ㅋ
질문글 올린 뉴비입니다. 이런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3번의 경우 npc와의 대화에서 소극적으로 반응한것에 대해 질문한것입니다 npc의 질문에 응,아니,그렇지 등의 단답형 답변만이 나와서 npc의 대사를 질문형으로 바꾸는 식으로 해보는건 어떨가 했는데 역시 시간이 답이군요 감사합니다
그렇다면 두번째로 적은 것을 조금 응용해갸엤네요. 첫번째들은 다 답변을 "응." "맞아." 그렇게 답변이 가능한 반면, 두번째는 뭔가 답변을 하기 위해서 말을 만들어야하는 상황이죠? 이게 실제 스몰토크나 잡담에서도 중요한 건데, 질문이 단답으로 나올 만한 것을 하면 대화를 잘 못 하는 경우나, 대화를 할 생각이 없는 경우엔 그냥 단답으로 하기 마련입니다. 꾸준히 조금이라도 길게 답변이 나올 만한 질문을 던져야하고, 그걸 계속 npc로서 캐릭터한테 말을 걸어주면 좋을 겁니다. "어이. 라이언 잘 있었나? 그러고보니, 우리 용병단에 뭐 물어볼 게 있다고 찾아왔다면서? 어떤 것이 궁금하지?"라고 좀더 자세히 묻는거죠.
그리고 소극적인 것도 정말 케바케인게... 1. 잡담을 하는 요령이 없어서 2. 뭐라고 답해야할지 몰라서 3. 그냥 빠르게 원하는 것을 얻고 대화를 끝내고 싶어서 4. 단답을 하고 있었는지 의식도 못 하고 있었음 등등의 이유가 있을 수 있거든요. 1~2번은 조금 재미를 붙이면 점점 RP를 길게 할 수 있는데, 3번이었다면... 아무리 시간을 써도 답이 안 나올 겁니다 ㅋㅋㅋㅋ 이런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통한 상호작용과, 갈등, 서사, 성장 보다는 전체적인 스토리 즐기기, 내가 한 선택이 어떤 식으로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등을 더 원하기 때문일 수도 있거든요. RP는 결국 할 사람은 하고 안할사람은 안하게 되어 있는 만큼 자신의 마스터링 실력에 걱정하지 마시고 그냥 RP를 안하는 게 취향인가보다..
라고 생각하시는게 좋습니다. 나중에 후담 시간에 "나는 좀 더 RP를 길게 하고 싶은데 쉽지 않네 뭐가 부족했을까?" 라고 좀 솔직하게 대담을 나누는 것도 좋을 지 모르겠네요.
홈페이지에서 정성스럽게 긁어온 노력추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