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는 않다. 이런 "내 경험상"이라는 전제로 이루어지는 주장들이 다 그렇듯이, 실상은 충분한 경험이 뒷받침되지 못해서 생기는 오류인 경우가 많다.


우선 인정할 수 있는 사실을 하나 말하자면, TR판에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이 많지는 않더라도, 사회성 부족한 사람으로 인해 고통받기 쉬운 취미임은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자리에 5명 전후로 모여서 4시간 가량의 대부분을 언어 활동으로 때우는 일이다. 거기에 추가로 어지간해서 다른 취미에 요구되지 않는 연기 몰입까지 요구한다.
이런 상황에서 재수없게 하나 낀, 안 씻고 온 육수 씹덕새끼나 개드립 남발하는 인방충 한 명이 흘려넘길 만한 기억이라 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아마 좋은 팀원 만나서 술 같이 빨 정도로 친해질 때마다 써먹을 수 있는 레퍼토리로 오래오래 남을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오롯이 TR판에서만 높은 빈도로 겪을 수 있는 경험이냐? 바로 그 주장이 과장이고 오류라는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좆같은 인간 군상에 대한 공감대의 예시는 수두룩하다. 유머사이트에도 심심찮게 올라오는 조별과제 개그와 썰, 미생이나 좋좋소처럼 회사 생활을 다루는 드라마, 심지어 호러나 좀비 영화에도 암 걸리는 캐릭터 하나를 안 넣는 경우가 드물다.
딱 한번 머리도 안 감고 나와 웅얼대다 얼굴 비춘 뒤에 아예 잠적하는 조원, 이 회사 망하면 어디가서 뭐하고 먹고 살지 의문인 꼰대 상사, 극한 상황을 상상도 못한 방법으로 더 악화시키는 이기주의자 따위가 결코 드문 사례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이 오랫동안 대화를 하고 교류를 하다 보면 당연히 좆같은 부분이 티가 난다. 대부분의 경우는 그 좆같음을 참아줄 만 하거나 참아줘야만 한다. 내 맘대로 짜를 수 없는 위치에서 그 사실을 끝없이 되뇌여봐야 스트레스만 더 받고 바뀌는 건 전무하니까.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그걸 바탕으로 다음 프로젝트나 직장에서는 더 친절하고, 손발이 잘 맞고, 그게 아니더라도 적어도 자기 맡은 건 잘 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를 바랄 뿐이다. 사람 만나는 게 결국 운이라 확언은 못해도 가능성은 분명히 올라간다.
평생토록 주변 환경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 사람은, 사실 본인이 바뀔 의지가 없거나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가 이 회사 망하면 먹고살 방법이 없는 꼰대 상사일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다시 TR로 넘어오더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 좆같이 하는 새끼들은 수두룩하다. 아무 예고 없이 박차고 나오면 그 외의 사람들에게 실례니까, 되도록 이번 단편 끝날 때까지만 참는 거다. 정말 중도에라도 터질 수밖에 없는 사유라면 다른 사람들도 이해할 것이다.
그 사실은 너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다른 PL도 알고, 마스터가 빌런이 아니라면 마스터도 잘 알 것이다. 장편을 대뜸 공개구인했다 그런 일이 생기길 바라는 사람은 없고, 대부분은 단편으로 간을 보며 정상적인 사람들 이름을 봐둔다. 네가 그 좆같은 와중에 성심과 열의를 다할수록, 그 리스트에서 위에 올라갈 확률은 당연히 늘어난다.
그렇게 생기는게 바로 팀이고 구인풀이다. 장기화되면서 다시 문제가 생기는 사람들도 분명 있지만, 하다 보면 다시 쳐내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들어온다. 평범한 수준의 인간적 결점은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하겠지만, 그 이상은 직업활동 이상으로 빠르게 쳐내어진다. 당연하다. 놀러 와서 좆같은 새끼가 엮이는 걸 용인해줄 이유는 없으니까.


1년 이상 꾸준히 단편이든 장편이든 공개구인에 참여했음에도, 좆같은 새끼들만 만나고 바뀌는 게 없다? 재수가 말도 안 되게 나쁘지 않다면, 이미 암묵적으로 여러 지인풀 사이에서 걔는 데려가지 말라는 의견이 돌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런 사람 하나가 구인글에 댓글을 달면, 당연히 거기에 동참하려는 건 동급이거나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뿐이다.
몇 판 해보지도 않았지만 아무튼 한번 해보니까 많은 것 같다? 대체 무슨 심리로 그러는 거냐? 설마 평소에 나무위키 좆문가들 욕하면서 여기서는 그러는 거 아니지?



사실 당사자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고 변화하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사람을 바꾸는 건 매우 피곤하고 전문적인 일이며, 상술했듯 대부분은 그러기보다 빨리 관계를 청산하고 피하는 게 현명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발단이 된 질문자처럼 아직 확신이 없는 미경험자나 첫플에 데인 사람들에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걸 알려주고 도전하기를 권유하고 싶어서다.
네가 약간 찐따거나 씹덕이라고 대뜸 욕박는 나쁜 놈들 밖에는 디씨처럼 수두룩하지 않다. 참아줄 수 없을 정도로 찐따거나 씹덕이니까 욕박거나 조용히 나가게 하는 거다. 해당사항 없으면 그냥 눈치 보고 고쳐나가면 되지. 겁먹지 말고 네캎 가서 구인게시판 알림 박고, 시놉시스 재밌어보이는 글 골라서 연락해라. 그 숱한 좆같음을 감수하고 할 만큼 재밌는 취미다. 오래도록 끊기지 않은 명맥과 날로 늘어나는 인구가 증명하고 있다.




한줄 요약: 좆같은 새끼 유난히 많다는 거 과장이니까 하고 싶으면 헤딩 많이 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