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폰으로 쓰다가 통화하고 오니 글 쓰던 거 날아가서 급 쓰기 싫어지네
그래도 마무리 제대로 못 지은 게 아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멘탈 부여잡고 다시 써봄 별건 아니고 아마 시간 여유가 있었으면
플 끝나고 롤20에서 했을 얘기에 가깝다.

구인 글 본문을 너무 겁주는 내용으로 써둬서 누가 올까 싶었는데 무려 3명이나 와서 다행이고 특히 그 중 뉴비도 있어서 만족했다. 뉴비들 꽤 생긴거 같아서 연 플이니 만큼 뉴비한테 플 제공할 수 있어서 좋았다.

벨켄 얘기

뉴비가 잡은 pc니 팍팍 밀어줘서 주인공처럼 해주고 싶었다. 뉴비 어화둥둥은 뭐 다들 인정하지 않겠는가. 다만 유감스럽게도 그러지 못했다. 성기사길래 온천이라도 등장시켜서 성스러운 임무로 성기사 뽕 잔뜩 느끼게 해줄까 했는데, 온천욕이나 하기에는 상황이 급박하게 흐르기 시작해서 어쩔 수 없다. 그 외에도 다른 두 pc가 플의 악당과 배경을 제공하며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게 되면서 벨켄을 밀어주기는 좀 어려워졌다. 벨켄의 비중을 위해 이계의 신을 등장시키고 후에 활용하기 좋게 친히 몸속의 이계 신의 기운까지 박아 넣었건만 날림 처리되는 후반에 와서는 이계의 신을 다루기보단 그저 악당의 철저한 도구로 이 계신의 기운이 담긴 것을 소모하고 벨켄의 신성력 역시 별다른 임팩트 없이 돌아오며 벨켄은 최후의 연출이 다른 pc에 비해 약해질 수 밖에 없었다. 아쉬울 따름이다. 그럼에도 벨켄은 연습 질문에서부터 예상치 못한 지식더듬기 선언으로 기대를 주더니, 뉴비에게 기대하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잘 받쳐줬다는 얘기다. 각각의 비중이 강한 두 pc 사이에서 제 3자에 가까운 입장으로 rp를 받쳐주면서 그렇다고 지나치게 수동적이지 않게 행동에 잘 나섰다. 특히 보통 뉴비들은 했던 행동을 그저 반복하기 쉬운데 벨켄은 단순한 반복이 아닌 다양한 행동을 시도했던 점이 높게 평가된다. 1인분을 충실히 한 훌륭한 뉴비였다.

스테판 얘기

사실상 주인공이다. 본래 스테판을 주인공으로 만들 의향은 없었지만, 스테판은 적극적으로 다른 pc보다 먼저 행동에 나선 경우가 많았고 그로 인해 서술권을 많이 받아 자연스레 주인공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천조각을 왕실의 것으로 규정하고 기사를 영지에서 자주 봐서 알아볼 수 있다는 선언이 나온 시점에서 스테판은 거의 주인공으로 자리를 굳혔다. 스테판이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며 스테판을 노린듯 화살을 막는 마법이 걸린 늑대들의 습격과 고작 숲지기를 알아보는 기사까지 엮이며 세이드를 악당으로 스테판을 주인공으로 자리잡게 했다. 그로 인해 그저 재미로 기입해둔 엠버의 신뢰도를 임팩트 있게 활용할 방안을 찾게 되었고 그 결과는 모두의 운명을 결정한 마지막 판정으로 이어졌다. 엠버의 종족이 바뀐 것도 물론 그로 인한 결과다. 다만 이왕 주인공 된 거 마지막까지 아껴먹으려고 냅둔 세이드와 갈등을 빚은 이유, 알고 보니 피닉스인 엠버, 엠버와 스테판의 교감을 모두 잘 다뤘으면 좋았을 텐데 끝이 아쉽다. 그래도 주사위 잘 굴려서 모두 살린 건 스테판이니 주인공 역할을 한 셈이다.

텔리안 얘기
사실상 플레이의 배경은 텔리안이 제시한 흥미로운 것들로 채워졌다. 개인적으로 탸탸르가 발음도 마음에 들고 설정도 흥미로운 요소여서 플레이에서 다루고 싶었다. 다만 드워프 역시 흥미를 끌었다. 탸탸르와 드워프의 관계. 드워프는 흙으로 창조되었다. 이 두 가지가 머리에 맴돌다 탸탸르와 드워프가 유사하나 드워프가 탸탸르의 하위 호환처럼 보이네 싶은 순간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유독 텔리안은 멘탈에 대한 부분을 다뤘고 여러모로 어느 타이밍에 드러낼지 계속 고민을 했다. 다만 그렇게 여러모로 텔리안 속도 긁고 자극적인 장면도 세련되지는 못했으나 선사했으니 텔리안에게 초점을 맞춰 그 반응을 제대로 조망해 줬야 했는데 후반을 급히 진행하느라 챙기지 못했다. 그 결과 텔리안은 다른 상호작용이 어려우니 극후반 비중이 바닥을 치게 만드는 슬픈 결과를 낳았다. 애프터 케어를 제대로 못해줘서 몹시 미안하다. 본래 진짜 탸탸르들이 등장해 탸탸르 종족 뽕을 제대로 선사하고 싶었지만 날림 처리 과정에서 진흙이요 드워프요 다 날아가 버려 데우스엑스마키나 같은 진짜 기계 덩어리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후의 전투를 선사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텔리안의 전투력은 아직 보여줄 부분이 더 있었을 텐데. 좀 더 멀쩡한 탸탸르가 많이 나오는 방향으로 갔어도 보여줄 바가 많았겠지만, 텔리안은 탸탸르다움에 충실했다.

마스터링을 한두 번 하는 것은 아니나, 시간 조절은 늘 어렵다. 사실 이게 제일 어려운 거 같다. pl들 시간 여유 많다고 방심하다 내 시간에 쫓겼다. 중간중간 질문을 너무 불친절하게 하는 것 같다고도 느꼈고 다른 제안을 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거부를 해버린 점이 좀 아쉽긴 하다. 후반에 가서는 빠르게 진행하기 급급해서 질문이고 뭐고 반영이고 뭐고 일단 막 밀어버렸다. 사실 즉플로 마스터링을 하다 보면 자꾸 도박의 순간이 온다. 어느정도 머리 속에서 이야기가 그려지면 그걸 그대로 밀고 나가도 된다. 분명 무난하게 끝날 것이고 내 머리 속 이야기가 끝내줄 때도 간혹 있다. 그런데 자꾸 스톱이 아닌 조금 더를 외치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이다. 이야기가 다 짜였는데, 그것도 충분히 괜찮은 이야기가 짜였는데 여기서 한번 더 pc에게 서술권을 넘기고 싶은 것이다. 대답 여하에 따라서는 이미 상정한 이야기가 깨짐을 물론이고 새로 이야기를 짜내기 몹시 어려울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그 혼란과 혼돈을 겪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번 플에서는 천조각의 서술권을 넘긴 것이 가장 큰 도박이었다고 생각한다. 탸탸르 광부를 등장시키면 가장 무난한데 대뜸 탸탸르와 접전이 없는 인물에게 네가 아는 존재라고 해버렸으니 경우에 따라서는 감당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이번에는 나름 성공적인 도박이었기에 만족한다. 그리고 이 맛에 내가 즉플을 하는 것 같다. 뭐 안정적으로 좋은 마스터의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 쓰고 느낀 건데, 어차피 같이 플한 사람들 보라고 적은 것이긴 하지만 플 내용 모르는 사람이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