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요소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ㅇㅇ...
아무리 강대하고 막강한 적이라도 실제 전투는 속전속결로 끝나는 게 게임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맞다고 생각함.
그렇다고 보스가 잡몹마냥 화살 몇 방에 뚝딱 죽어버리는 그런 걸 말하는 게 아니라, 보스의 강함을 '실질적인 전투 라운드' 로 표현하면 늘어질 수 있다는 거임.
물론 보스는 신체적으로도 강할 수 있지만, 실제 게임에서 신체적 강함은 불합리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
보스의 hp와 데미지에는 어떤 파훼 방법도, 창의력으로 뚫고 지나갈 수 있는 개구멍도 없음.
짜임새있는 전투와 팀원들과의 협력을 통한 다대다 전투는 잡몹전에선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지만, 일대다 형태가 되는 보스전에선 영혼 없는 딜 넣기만이 존재할 뿐임.
'루즈하다' 라고 느껴지는 건 이 구간 때문임.
다시 말하지만, 보스의 난이도는 파훼할 수 있어야 함.
겉보기로만 높아 보이고, 개구멍이 숭숭 뚫린 담장이 보스의 난이도에 가장 적합함.
예를 들어서 '모종의 방법으로 반지를 벗기기 전까진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보스' 로 생각해 보자면, 이 경우 실질적인 전투는 반지를 벗긴 후에 시작되어야 함. 물론 그 전에도 전투 자체는 시작될 수 있지만, 그건 전투의 형식을 띄는, 시간 제한이 있는 퍼즐 풀이라는 거임.
여기서 우리의 최종 목표는 '반지를 벗기기' 가 되어야 함.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 중의 절정이 이 부분에 속함.
이 새롭게 설정된 목표에는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는데, 미리 보스의 반지를 바꿔치기해도 되고, 보스가 반지를 빼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음.
간단히 생각해 보면 히트메탈로 달군다든지 전기 방출기를 작동시켜 보스의 반지에 번개를 직격시킨다든지 그런 방법이 있고, 다른 방법도 많을 것임.
적어도 hp와 데미지로 표현되는 보스의 강대함보다 다양한 접근 방법이 있는 거임.
이 경우 '데미지를 주고받는 실질적인 전투' 단계는 결말, 즉 파티에 실제로 위협이 된다기보다는 일종의 다이나믹한 처형의 형태를 띄게 됨.
빠르고, 리스크가 적고, 루즈하지도 않으며, 카타르시스 역시 충분함.
정리하자면 보스는 강대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하지만, '개구멍이 있는 높은 담장' 이어야 함. 높은 hp와 데미지로만 보스를 표현하는 건 사실상 레일로드와 다를 바가 없음.
여기서 pl들이 생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열심히 때려잡는다 하나뿐이고, 이는 루즈하며 뻔하기까지 함.
pl들에겐 언제나 그렇듯이 충분한 선택권이 주어져야 하며, 단순한 스탯놀음으로는 그런 선택권을 제공할 수 없음.
공감추
어렴풋하게 생각하고있는데 대충 잘정리한듯 이런게 턀갤이지
던전월드에서 드래곤 체력이 왜 적냐에 대해서 글쓴이랑 비슷한 설명을 했었지. 확실히 단순 숫자 놀음만으로는 표현이 부족해서 게임이 단조로워지는게 있음. - dc App
서술룰에선 그럴 수 있다고 보는데 데이터룰에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
댄디 등의 데이터룰에서 나는 hp높고 깡뎀 높은 보스랑 싸우면서 보스가 공격 한방한방 할때마다 파티원들이 실시간으로 갈려나가고, 그걸 또 많이들 꿍쳐둔 위기탈출용 매직 아이템 팍팍 써가면서 대응하는 맛을 느꼈던것 같음
걍 데이터적으로 강한 보스는 걍 모아왔던 자원이나, 성장해서 많이 갖게 된 파워들을 마음껏 부딛힐 수 있는 샌드백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하던데
영혼 없는 딜 넣기라고 표현했는데, 딜딸치는데 영혼을 갈아넣을 수 있는 체계적인 데이터가 있는 룰이면 딜넣는게 또 재밌거든...
난 오히려 저 '반지를 벗겨야만 쓰러뜨릴 수 있는 보스' 같은건 초보 GM이 함부로 건드렸다간 큰일날수도 있다고 본다.
물론 샌드백형 보스를 좋아하는 pl들이라면 그냥 돌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임. 높은 담장을 맨손으로 오르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음.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보스에게 높은 hp와 데미지를 부여하고 pl들에게 그냥 싸우라고 내보내서는 안 된다는 거임.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보스는 이야기의 분기점을 모으는 역할을 함.
예를 들자면, 반란군을 모아서 쳐들어가든, 잠입해서 몰래 목을 따든, 폭탄을 설치해 성 째로 날려버리든 '영지를 괴롭히는 악한 영주' 라는 보스는 시나리오 내에서 대부분의 루트의 최후반에 있는 존재라는 거임. 즉 어떻게든 돌파해야 하는 관문인데 이 관문에 맞는 열쇠가 하나밖에 없다면 그건 결국 pl들에게 어떠한 플레이 ㅡ 여기서는 딜을 올리는 플레이ㅡ 를
강요하게 된다고 봄. 데이터룰 상 강한 보스의 전략적 재미는 분명히 존재하고, 전투시 다양한 패턴과 페이즈 전환은 다른 선택지에 뒤지지 않게 매력적이지만, 선택지 자체는 존재해야 한단 의미임. 위에서는 무적반지로 대충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강대한 보스를 약화시킬 수 있는, 또는 싸움 없이 넘어갈 수 있는' 장치가 선택지를 부여한단 점에서 이상적이라 봄.
ㅇㅇ 직접적인 전투 페이즈에 들어가기 전에, 플레이어들이 보스를 약화시킬 수 있는 여러가지 행동을 하고 들어가는 식의 설계는 나도 되게 재밌고 좋은 설계라고 생각함.
단지 저 초보 GM이 함부로 건드렸다간 큰일날수도 있다고 말한 경우는 "물론 그 전에도 전투 자체는 시작될 수 있지만, 그건 전투의 형식을 띄는, 시간 제한이 있는 퍼즐 풀이라는 거임. " 이 부분임. 저런 식으로 전투를 내는 사람들 중에 반지를 벗겨야 한다는걸 캐치할 수 있게 단서를 제대로 남겨두지도 않아놓고, 반지를 벗겨야 공략 가능하게 만들어두는 사람들한테 너무 많이 데여서...